한미약품 황상연호 첫 깜작실적 예고, 숫자 뒤엔 中자회사 빨간불

산업 / 위아람 기자 / 2026-07-15 16:49:34
2분기 영업이익 1000억원대 전망에도 릴리 계약금 효과
위안화 강세에도 북경한미 매출 제자리…중국 사업·유통구조 리스크 재부상
▲한미약품[연합뉴스]

 

한미약품(대표 황상연)의 2분기 실적이 크게 좋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이르다. 실적 개선의 핵심은 일라이 릴리와의 기술이전 계약금 1129억원이다. 매분기 반복되는 제품 판매 실적이 아니라 일회성 수익에 가깝다. 반면 중국 핵심 자회사 북경한미약품은 위안화 강세에도 매출이 제자리걸음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상연 대표 취임 후 첫 성적표를 앞둔 한미약품의 진짜 과제는 ‘깜짝 실적’이 아니라 중국 자회사의 빨간불이다.

1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올해 2분기 매출은 4380억원, 영업이익은 1042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1.3%, 영업이익은 72.3% 증가한 수준이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은 11.5%, 영업이익은 94.1%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약품의 2분기 실적은 오는 28일 공개될 예정이다.

황 대표는 지난 3월31일 한미약품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한미약품 창사 이후 첫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컸다. 1분기 실적은 전임 대표 체제의 성과로 보는 것이 맞고, 2분기 실적은 황 대표 체제에서 처음 공개되는 분기 실적에 가깝다. 다만 이번 성적표를 황 대표의 영업 성과로만 평가하기는 어렵다. 숫자를 끌어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 기술이전 선급금이기 때문이다.

한미약품은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 일라이 릴리와 단장증후군 치료제 후보물질 소네페글루타이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총 계약 규모는 12억6000만달러다. 이 가운데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은 7500만달러, 약 1129억원이다. 나머지는 임상 개발, 허가, 상업화 단계에서 조건을 충족해야 받을 수 있는 마일스톤이다. 계약 총액을 확정 매출처럼 볼 수 없는 이유다.

기술이전 계약은 분명한 성과다. 한미약품의 연구개발 역량과 플랫폼 기술 경쟁력을 글로벌 제약사가 다시 인정한 결과다. 문제는 실적의 질이다. 2분기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어선다 해도, 그 안에 1129억원 규모의 선급금 효과가 들어가 있다면 본업의 체력은 따로 봐야 한다. 기술료는 한 분기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매 분기 반복되는 제품 매출은 아니다.

그 본업 체력을 가늠할 핵심 지표가 북경한미약품이다. 북경한미는 한미약품 중국 사업의 핵심 자회사다. 지난해 연매출 4000억원을 넘겼고, 배당을 통해 한미약품 현금흐름에도 기여해왔다. 한미약품은 올해 1분기에도 북경한미가 매출 1064억원, 영업이익 23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3%, 영업이익은 107.7% 증가했다.

그러나 2분기 전망은 달라졌다. 증권가가 보는 북경한미의 올해 2분기 매출 전망치는 860억원 안팎이다. 전년 동기 867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겉으로는 정체지만 환율을 감안하면 부담은 커진다. 올해 2분기 원·위안 평균 환율은 전년 동기 193.65원에서 220.63원으로 13.9% 상승했다. 원화 환산 매출이 제자리라면 위안화 기준 매출은 줄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단순 환산하면 전년 동기 약 4억4800만위안 수준이던 매출이 올해 2분기 약 3억9000만위안 수준으로 낮아지는 구조다.

중국 정부의 집중구매제도도 북경한미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집중구매제도는 여러 공립병원이 사용할 의약품을 정부가 한꺼번에 입찰하고, 낮은 가격을 제시한 회사에 물량을 배정하는 방식이다. 물량은 확보할 수 있지만 약가 인하 압력이 크다. 북경한미 주요 포트폴리오 중 상당수가 이 제도 영향권에 들어가면 매출 방어와 수익성 유지가 동시에 어려워진다.

문제는 북경한미 리스크가 단순한 중국 시장 부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북경한미는 한미약품 연결 실적의 핵심 자회사이면서 오너 일가 측 중국 유통망과 얽혀 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홍콩 코리그룹과 북경한미약품 간 부당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에 착수했다. 당시 회사 측은 한미약품 경영에 위해가 될 수 있는 사안으로 보고 필요 시 추가 조치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쟁점은 북경한미가 생산한 의약품의 중국 유통 과정이다. 코리그룹 계열 유통 법인이 북경한미 의약품 판매를 담당해왔고, 이 거래가 오너 일가 측 회사에 안정적 수익을 제공한 구조였는지가 핵심이다. 보도와 업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북경한미와 해당 유통 법인 간 거래 규모는 20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제기됐다. 매출채권을 포함하면 북경한미 총매출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이 구조가 문제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북경한미가 잘되면 한미약품 연결 실적과 배당에는 긍정적이다. 그러나 유통 과정에서 이익이 특수관계 성격의 회사로 이전되는 구조라면 주주 입장에서는 거래 조건의 적정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북경한미 매출이 흔들리면 한미약품 실적뿐 아니라 해당 유통망에 의존해온 오너 일가 측 사업 기반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 북경한미는 실적 문제와 지배구조 문제가 동시에 걸린 고리다.

황상연 대표 체제의 진짜 시험대도 여기에 있다. 황 대표는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한미약품이 그를 세운 배경에는 연구개발 성과뿐 아니라 오너 분쟁 이후 흔들린 경영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가 깔려 있다. 2분기 실적이 릴리 계약금으로 좋게 나오더라도, 북경한미와 중국 유통구조 문제가 정리되지 않으면 전문경영인 체제의 신뢰 회복은 반쪽에 그칠 수 있다.

한미약품은 기술료로 한 분기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다. 그러나 기술료는 중국 사업의 구조적 리스크를 지우지 못한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봐야 할 것은 영업이익 1000억원 돌파 여부만이 아니다. 릴리 계약금 반영분을 제외한 본업 수익성, 북경한미의 위안화 기준 성장률, 집중구매제도 영향, 중국 유통거래 점검 결과가 핵심이다.

황상연호 첫 성적표는 겉으로는 화려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숫자가 클수록 그 뒤의 그림자도 선명해진다. 한미약품의 2분기 실적은 기술이전 성과를 보여주는 동시에, 북경한미 의존도와 중국 유통구조 리스크를 다시 드러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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