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회, "초전도체 아니다" 잠정 결론…2~4주 검증결과 발표
'LK-99=초전도체' 입증 성공하면 한국 과학계 새역사 기대
| ▲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는 논문이 알려지면서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진=김현탁박사유튜브캡처> |
대한민국 연구진이 개발한 초전도체 'LK-99'에 대한 논란이 전세계를 달구고 있다.
영하 200도의 극저온이나 초고압 환경에서만 구현 가능한 초전도체를 상온·상압에서 해결했다는 충격적인 논문이 발표된 이후 국내외에서 진위 공방이 뜨겁다.
초전도체( superconductor)란 전기저항이 0이어서 전류를 흘려보내면 에너지 손실 없이 극한 효율로 전달할 수 있는 '꿈의 물질'로 불린다.
핵융합, 양자컴퓨터, 자기부상열차 등 세계의 미래를 바꿀 다양한 첨단 기술에 응용돼 세상을 뒤바꿀한한 폭발력을 갖고 있다.
초전도체의 단점은 극한의 환경에서만 구현된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난 수 십년간 전세계 과학자들은 초전도체 연구에 끝없이 도전해왔지만, 아직은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 지난달 22일 한국 연구진이 상온, 상압에서 초전도성을 내는 LK-99란 물질 개발에 대한 논문을 아카이브에 게재하자 세계 과학계가 들끓기 시작했다. 아카이브는 동료 평가 등 학계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논문을 누구나 간편히 올릴 수 있는 곳이다.
◇ "노벨상감" VS "논문만으로 초전도체 보기 어려워"
연구개발회사 퀀텀에너지연구소 이석배 대표와 오근호 한양대 명예교수가 이끄는 국내 연구진은 섭씨 약 30도의 상온과 상압에서 전기 저항이 없는 LK-99에 대한 논문과 실제 초전도물질이 작동되는 실물 영상까지 공개하며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연구진은 특히 LK-99에 대한 제조 방식, 소위 레시피까지 공개했다.
전세계 과학계는 일단 놀라움을 금치못하면서도 즉각 검증 작업에 돌입했다. 그도 그럴 것이 퀀텀에너지의 공개 논문이 사실임이 증명된다면 지금까지 공개된 세계 초전도체 연구의 매우 획기적인 진전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노벨상을 받을 일이다" "드디어 초전도체 시대가 활짝 열렸다" 등 다소 섣부른 낙관론을 펼쳤다.
그러나, 논문을 내놓은 지 10여일이 지나면서 LK-99 논란은 묘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연구성과에 대한 입증 개념보다 사실인지 가짜인지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는 양상이다.
연구진이 "LK-99가 초전도체 아니고는 설명이 안된다"며 자신감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샘플을 제공하고 있지만 진위공방은 갈수록 뜨거워지는 추세다.
지난 3일 국내 한 연구소가 "상온 초전도체라고 주장하는 LK-99는 사전 논문 데이터와 영상으로는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놓은데 이어 한국초전도저온학회 검증위는 공개된 데이터로는 LK-99가 초전도체일 가능성이 낮다고 밝혔다.
학회는 초전도 현상에 대해 특정 물질이 전기 저항이 없어지고, 내부 자기장을 밀어내는 '마이스너 효과'를 보여야하는데, LK-99와 관련한 영상과 논문에서는 이 마이스너 효과를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퀀텀에너지연구소가 공개한 영상에서 나오는 LK-99를 매달아 두고 자석을 가져다 대면 반발하는 모습은 구리와 같은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도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학화는 다만 “최종 결론이 아니다”라며 실험적으로 진위를 밝히려면 합성 물질이 LK-99와 실제로 유사한지, 데이터를 얻은 실험 장비 및 설계는 신뢰할 만한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후 2~4주후에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이다.
| ▲ 꿈의 물질'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한국 연구진이 개발했다는 내용의 논문을 둘러싸고 해외 과학계에도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시진=연합뉴스> |
◇ 해외서도 회의론 우세...증시 초전도체 테마주 급락 마감
해외에서도 비슷한 입장을 내놓고 있다. 4일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응집물질이론센터의 산카르 다스 사르마 박사는 "초전도체에 대해 어떤 결론을 내리기 너무 이르다"면서도 "논문에서 제시한 데이터는 극도로 추정적이며 확실하진 않다"고 평가했다.
사르마 박사는 센터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논평에서 "한국과학자들이 LK-99가 초전도체로 전환된다고 밝힌 온도에서 전기저항이 떨어지긴 했지만 '제로'가 되진 않았다"며 "LK-99의 전기저항은 순동(純銅)과 다른 좋은 전도성 금속들에 비해 약 100배 높았다"고 밝혔다.
LK-99의 공중부양 동영상에 대해서도 "흑연을 포함, 초전도체가 아닌 물질들도 같은 방식으로 부분적인 부양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개 영상을 자세히 보면 LK-99는 완전히 뜬 것이 아니라 한쪽이 자석에 거의 닿은 모습이다. 이 모습에 대해 초전도체라 단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LK-99를 둘러싼 논란이 후끈 달아오르자 연구팀은 조만간 공식 설명회 자리를 가질 예정이다. 연구팀은 현지 세계 각지의 연구소에서 LK-99에 대한 검증을 위한 샘플 요청이 쇄도, 샘플 공급에 분주한 모습이다.
LK-99의 진위공방이 뜨거워지면서 증시에서 폭등세를 보였던 초전도체 관련주도 급락세를 나타냈다. LK-99로 등장한 '초전도 테마주'가 3일 천하로 막을 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지난 1~3일 사흘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던 덕성은 4일 급등락을 반복한 끝에 전일대비 5.26% 하락 마감했고, 2~3일 상한가였던 서원 역시 14.84% 급락한 채 장을 마쳤다.
지난 1~3일 상한가였던 서남은 한국거래소가 투자경고 종목으로 지정해 4일 하루 동안 거래가 정지됐다. 모비스(-28.30%), 국일신동(-25.00%), 고려제강(-16.64%), 신성델타테크(-24.65%) 등 다른 관련주들도 일제히 폭락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설령 LK-99가 초전도체임이 증명된다해도 상용화까지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는 만큼 초전도체 관련주 투자에 대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LK-99가 초전도체 진위공방을 극복하며 대한민국 과학계의 새로운 역사를 쓸 지, 아니면 미완의 개발로 입증되며 해프닝으로 끝날까. 이르면 2주안에 결판이 날 세계 과학계의 LK-99에 대한 초전도체 검증 결과에 전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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