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KB국민카드 사옥 전경 [연합뉴스] |
KB국민카드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0% 넘게 늘었지만, 실적 개선의 중심에는 플랫폼·데이터 등 신사업보다 기존 카드 사업과 비용 절감 효과가 있었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로 결제 사업의 수익성이 제한된 가운데 카드론과 현금서비스, 리볼빙 등 고금리 금융상품의 수익 유인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6일 KB금융그룹의 2026년 상반기 경영실적 자료에 따르면 KB국민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218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003억원으로 24.7% 늘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7.86%였다.
다만 외형 성장은 크지 않았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2조763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카드 부문 수익은 2조2105억원으로 0.2% 늘었다. 이용금액은 88조8000억원대에서 93조5000억원대로 5.3% 증가했지만, 카드 수익은 사실상 제자리였던 셈이다.
결제액 증가가 곧바로 수익 확대로 이어지지 않은 데에는 가맹점 수수료 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영세·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우대수수료율은 종전보다 0.05~0.10%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상반기에는 전체 신용카드 가맹점의 95.7%인 308만7000곳에 0.4~1.45%의 우대수수료율이 적용됐다.
신사업이 기존 카드 사업을 대체할 만큼 성장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KB국민카드의 기타 영업수익은 상반기 396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 줄었다. 다만 이 항목에는 여러 수익이 함께 포함돼 있어 플랫폼·데이터·여행·보험 등 사업별 실적을 따로 구분하기 어렵다. 회사는 반기 IR 자료에서 해당 사업별 매출과 이익을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할부금융과 리스 수익은 1573억원으로 15.2%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영업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7% 수준이다. 성장세는 확인됐지만, 카드 결제 수익을 대체할 새 수익원으로 보기에는 아직 규모가 크지 않다.
상반기 순이익 개선에는 수익 확대보다 비용 감소가 더 직접적으로 작용했다. 이자비용은 3957억원에서 3819억원으로 3.5% 줄었다. 일반관리비는 2914억원에서 2856억원으로 2.0% 감소했다. 신용손실충당금 전입액도 4188억원에서 3936억원으로 6.0% 줄었다. 총영업이익은 3.0%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24.7%, 20.7% 늘었다.
따라서 올해 실적만 놓고 KB국민카드가 카드론 자산을 공격적으로 늘려 순이익을 키웠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KB금융도 상반기 실적 설명에서 카드 금융자산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연체율은 지난해 상반기 말 1.40%에서 올해 6월 말 1.07%로 낮아졌다. 고정이하여신비율도 1.20%에서 0.93%로 하락했다.
문제는 금융자산 규모가 줄어도 카드대출성 상품의 수익성이 결제 사업보다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KB국민카드 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수수료 등 수입비율은 카드론 13.75%, 현금서비스 18.37%, 리볼빙은 결제성 17.38%, 대출성 19.11%였다.
6월 말 신규 취급 기준 평균금리는 카드론 13.79%, 현금서비스 18.32%로 집계됐다. 신용점수가 700점 이하인 고객의 평균금리는 카드론 16.94%, 현금서비스 19.20%였다. 같은 공시에 제시된 조달금리 4.33%와 비교하면 카드론 평균금리와의 단순 격차는 9.46%포인트, 현금서비스는 13.99%포인트다. 대손비용과 운영비 등을 반영하지 않은 단순 비교지만, 가맹점 수수료 사업과 비교해 카드대출성 상품의 수익 유인이 큰 구조는 확인된다.
일부 마케팅 방식도 점검 대상이다. KB국민카드는 신규 고객 대상 일부 연회비 캐시백 행사에서 리볼빙 등록 또는 카드론·현금서비스 이용 동의를 혜택 조건 중 하나로 제시했다. 실제 대출 실행을 요구하는 조건은 아니지만, 카드 모집 과정에서 고금리 금융상품 이용 동의를 함께 확보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소비자보호 측면의 논란 소지가 있다.
다만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별 잔액과 이자수익, 순이익 기여도는 반기 실적자료에서 별도로 공개되지 않았다. 플랫폼·데이터 사업 매출도 따로 제시되지 않았다. KB국민카드의 순이익 증가가 어느 정도까지 고금리 금융상품에서 나왔고, 신사업이 기존 카드 수익을 얼마나 대체했는지는 공개자료만으로 확인하기 어렵다.
결국 KB국민카드의 상반기 실적은 카드론 의존도가 급격히 커졌다기보다 결제액 증가, 비용 절감, 기존 금융상품 수익이 함께 순이익을 방어한 결과에 가깝다. 신사업이 기존 수익구조를 바꿨다고 보기도 어렵다.
향후 관건은 수익구조 공개 수준이다. 플랫폼·데이터 사업에서 발생한 매출과 이익, 카드론·현금서비스·리볼빙별 잔액과 이자수익 비중이 공개돼야 KB국민카드의 체질 변화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관련 수익을 하나의 ‘카드 수익’으로 묶어 공개하는 현재 방식으로는 순이익이 소비·결제 데이터에서 나온 것인지,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가 부담한 이자에서 나온 것인지 정확히 가르기 어렵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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