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비주택 2125호 몰렸다…이제 숫자는 '신청' 아닌 '약정'

부동산·건설 / 김정연 기자 / 2026-10-07 16:35:39
마감 연장 뒤 660호서 2125호로 3.2배
10월 서류심사·11월 매입심의…연말 약정 착수
정부 공급목표 달성 여부는 실제 전환 물량이 관건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비주택 용도변경 매입 사업의 접수기간을 연장하고 신청 절차를 간소화했다. LH는 지난 6일 매입약정 방식에 총 2125호가 신청했다고 밝혔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비주택 리모델링 매입약정 신청이 목표치를 넘어섰다. 접수기간 연장과 절차 간소화로 신청 물량을 끌어올린 만큼 이제 사업의 성과는 이 가운데 몇 호를 실제 매입약정과 공공임대 공급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

7일 LH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6년 비주택 리모델링 사업' 매입약정 방식에는 총 2125호가 신청했다. LH가 이번 공고에서 제시한 목표 2000호보다 125호, 6.3% 많은 규모다.

비주택 리모델링은 도심의 공실 상가와 오피스, 숙박시설, 지식산업센터 등을 주택이나 준주택으로 전환해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신청 물량은 한 달 사이 크게 늘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엄태영 의원실이 지난달 LH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당초 마감일인 9월 9일까지 매입약정 신청은 서울 2건과 경기 1건 등 3건, 660호에 그쳤다.

LH는 이후 마감일을 9월 30일까지 3주 연장하고 신청 절차를 손질했다. 건물 정보를 담은 접수의향서를 먼저 제출하면 LH가 적격 여부를 확인한 뒤 본 신청서류를 준비하도록 바꿨다.

그 결과 신청 물량은 2125호로 늘었다. 기존 660호보다 1465호 증가해 3.2배 수준으로 확대됐다.

다만 2125호를 올해 공급 실적으로 볼 수는 없다.

LH는 이달 입지와 용도변경 가능성, 건물 상태 등을 확인하는 서류심사를 진행하고 11월 매입심의를 거쳐 연말부터 사업자와 매입약정을 체결할 계획이다. 심사 과정에서 사업성이 떨어지거나 주거시설 전환이 어려운 물건은 제외될 수 있다.

비주택을 주택으로 바꾸는 사업 특성상 신청 이후 단계가 더 중요하다. 상가와 지식산업센터 등은 소유권이 여러 명에게 나뉜 경우가 적지 않고 주거용으로 바꾸기 위한 구조·채광·주차·설비 기준과 리모델링 비용도 따져야 한다.

직접매입 방식도 별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엄태영 의원실이 공개한 LH 자료를 보면 LH가 건물을 직접 사들여 리모델링하는 방식에는 당시 17건이 접수됐다. 그러나 검증 절차가 진행 중이어서 실제 매입이 확정된 건물은 없었다.

정부와 LH가 제시한 목표 숫자의 기준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4월 비주택 리모델링 임대주택 2000호를 올해 매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LH 직접매입과 민간 매입약정을 병행하는 '투트랙' 방식을 제시했다.

반면 LH가 지난 7월 낸 매입약정 방식 공고에서도 목표 물량을 2000호로 제시했다. 이번에 발표한 2125호 역시 이 약정방식 공고에 접수된 신청 물량이다.

따라서 정부가 처음 제시한 전체 사업목표 2000호와 이번 약정방식 신청 2125호를 단순 비교해 목표를 달성했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직접매입과 매입약정의 실제 계약 물량을 합쳐 봐야 올해 사업 집행 수준을 판단할 수 있다.

정부는 비주택 리모델링 공급을 앞으로 더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5월 발표 기준으로 2026~2027년 1만5000호, 2030년까지 3만3000호 이상을 공급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첫해 사업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청자가 몰리는 것과 실제 주거시설로 전환되는 것은 다른 문제다. 올해 심사·약정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전환율을 확보하느냐가 향후 공급계획의 현실성을 가늠할 첫 지표가 된다.

LH는 이번 접수 결과를 바탕으로 11월 매입심의를 거쳐 연말부터 약정을 체결한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숫자는 2125호라는 신청 규모보다 실제 약정 물량과 직접매입을 합친 최종 확보 물량이다.

토요경제 /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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