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침대 해외에선 ‘난연’ 의무화, 내수는 ‘안전불감증’...소비자 안전 사각지대

유통·소비재 / 최은별 기자 / 2024-11-18 16:25:35
전문가들 "국내 시판 제품 난연처리 안되는 메트리스 판매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 한 목소리
▲ 전기장판이 매트리스와 이불에 덮여 탄 흔적.<사진=소방청>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본격적인 겨울시즌을 맞아 전기장판, 온수매트 등 각종 난방기구 사용이 늘면서 화재사고 또한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반 가정은 물론 숙박 업소조차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 매트리스’를 사용하지 않는 안전불감증은 여전한 상황이다. 이로 인해 화재 발생에 따른 대규모 인명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국, 캐나다, 영국 등 OECD 선진국에서는 난연 매트리스 유통을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난연 매트리스 관련 법 규제가 미비한 실정이다. 특히 최근 7명의 생명을 앗아간 부천 화재 사고에서 매트리스가 불쏘시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가정용은 물론 숙박업소에서 사용하는 매트리스의 경우 난연 의무화가 더욱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더 이상의 움직임은 없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시몬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야말로 뜨겁다. 이 회사만 자발적으로 가정용 매트리스 ‘전 제품’을 난연 매트리스로 생산하고 있기 때문. 시몬스는 올 초 공익을 위해 난연 매트리스 제조공법 관련 특허까지 공개해 어느 업체든 무료로 해당 기술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어떤 업체도 현재까지 난연 매트리스 생산에 나서질 않고 있다.

오히려 국내 일부 침대 업체들은 해외 제품에 대해서는 불이 잘 붙지 않거나, 연소를 어렵게 하는 ‘난연’ 처리를 강화하면서도, 국내 시판 제품에는 난연 처리가 되지 않는 저비용 생산 매트리스를 판매해 국내 소비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A업체는 미국의 매트리스 난연 처리 의무화로 모든 판매 매트리스에 난연 처리를 하고 있지만, 정작 국내서 판매하는 제품에는 난연 처리를 하고 있지 않다. 메모리폼 매트리스를 주로 생산하는 B 기업의 경우도 난연 처리를 하고 있지 않다. 두 회사는 미국에서는 하나의 회사로 운영되고 있고, 한국에서는 각각의 법인으로 운영한다.

미국에서는 열방출율 등 정량적 측정을 중심 평가항목으로 하는 매트리스 실물 규모 화재시험규정(CPSC 16 CFR Part 1633)에 의해 총 30분간의 시험 중 최대 열방출율이 200킬로와트(kW)를 초과하지 않는 제품만 판매를 허용하고 있지만, 국내서 판매되는 이들 회사는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침대업계 한 관계자는 “난연 매트리스 생산의 경우 소재 변경과 안전 인증 등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추가적으로 발생한다”면서 “침대를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소비자들의 안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영리 추구가 우선인 만큼 어쩔 수 없다”고 귀띔했다.

한편, 난연 매트리스와 비난연 매트리스의 경우 화재 발생 시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일반적으로 화재 발생 시 매트리스로 불이 옮겨붙을 경우 실내가 폭발적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가 발생하기도 한다.

플래시 오버란 인화성 물질이 연소하며 배출하는 유독가스가 모여 한 번에 폭발하면서 실내 전체를 화염에 휩싸이게 만드는 현상으로, 한번 발생하면 질식을 유발하고 시야를 가려 재실자는 물론 소방관의 안전과 목숨까지 위협한다. 특히 다가구 주택과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국내에서는 화재 발생 시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김형두 원광대학교 소방행정학과 교수는 “설마 불이 나겠냐는 생각을 하는데, 화재에 대한 방심은 절대 금물”이라고 지적하며 “가정 내 화재 안전 확보를 위해 매트리스 구매 시 반드시 난연 성능을 확인해야 긴급 상황에서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2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3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4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