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300mm반도체 캐파 한국 독주, 2026년 끝난다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3-03-28 16:17:08
SEMI, "300mm팹 지속 확대 전망 속 3년후 중국이 한국 추월할 것"
미국 집중 견제 속에 중국 정부, 300mm팹 캐파 확장 지원 강화 덕
세계 시장 2026년까지 꾸준히 증가, 역대최고치인 월940만장 예상
▲중국정부의 강력한 지원에 힘입어 중국반도체업계의 300mm팹 케파가 2026년엔 대만은 물론 한국까지 추월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사진은 SEMI의 향후 300mm팹 증가 추이. <사진=SEMI제공>

 

미국의 강력한 견제와 수출규제에도 불구, 중국 반도체업계의 300mm 팹(반도체생산공장) 캐파(Capacity, 생산능력)가 향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오는 2026년경 한국을 추월, 세계 1위에 등극할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첨단기술에 대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시진핑 정권의 후광을 바탕으로 중국의 반도체업계가 급성장, 300mm 캐파의 한국 독주시대가 3년 내 끝날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이 300mm팹 캐파면에서 세계 1위에 오른다고 당장 반도체시장을 제패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300mm 팹이란 12인치의 크기의 웨이퍼에서 메모리, 시스템반도체 등 다양한 반도체를 한꺼번에 대량 생산하는 공정을 갖춘 공장을 말한다.


어떤 제품을 주로 생산하느냐, 혹은 생산 수율이 얼마나 높냐에 따라 매출과 부가가치가 확연히 달라진다. 때문에 300mm팹 캐파가 크다고해서 매출과 같은 관점에서 비교할 수는 없다.

■ 中 2025년 대만, 2026년 한국 제치고 세계 1위 예고

실제 삼성, SK하이닉스 등은 같은 300mm 팹이라도 부가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고가의 메모리를 높은 수율로 생산, 세계시장을 장악했다. 다만 중국정부가 최근 반도체 생산능력 확충과 반도체 질적 고도화를 위한 R&D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 한국과 대만을 맹추격 중이란 점에서 300mm 캐파면에서 1위에 오른다는 것은 결코 가볍게 볼 문제는 아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28일 전세계 300mm(12인치) 반도체 캐파가 올해 바닥을 찍고 반등, 오는 2026년 월 940만장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을 것이란 보고서를 발표했다. 반도체업계의 주력 웨이퍼인 300mm 기준 캐파가 3년 후 월 1천만장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다.


SEMI는 한국, 중국, 대만, 미국, 일본 등 세계 주요 반도체 제조업체들의 활발한 설비 투자로 300mm 캐파가 향후 3년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이 미국의 수출 규제 속에서도 레거시 공정 중심의 투자를 지속, 2025년 대만을 추월하고 이듬해인 2026년엔 한국마저 제치며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SEMI는 파운드리, 메모리, 전력 반도체 부문이 300mm 팹의 캐파 상승을 주도할 것"이라며 "올해부터 2026년까지 TSMC,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등 주요 업체들이 총 82개의 새로운 시설 및 라인 증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국가 별로는 중국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SEMI는 미국의 수출 규제 속에서 중국이 레거시 공정에 대한 정부 투자가 집중, 300mm 캐파 점유율이 작년 22%에서 2026년 25%로 3%p 가량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점유율 1위를 독주해온 한국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메모리 시장의 수요 부진 여패로 점유율이 2022년 25%에서 2026년 23%로 2%p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모리 세계 최강국으로서 메모리 비중이 높은 것이 메모리 혹한기와 맞물려 투자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 한국 반격에 중국 1위 올라도 오래 유지 어려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초강국인 대만의 점유율도 22%에서 21%로 하락할 것이라고 SEMI는 예측했다. 메모리 부문이 취약한 대만이 파운드리 캐파를 늘리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일본 역시 TSMC와의 합작 법인 설립 등 활발한 투자에도 점유율은 13%에서 12%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SEMI는 작년 하반기 보고서에서도 중국의 가파른 캐파 상승세를 주목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당시 SEMI는 중국의 12인치 반도체 캐파가 2021년 19%에서 25년 23%로 성장, 대만을 제치고 점유율 2위를 기록하고, 한국에는 1%p 뒤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즉 SEMI가 불과 몇달만에 중국이 3년 뒤 한국을 뛰어넘어 캐파 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본 것이다. 중국은 실제 최근 SMIC·화훙반도체·화웨이 등 반도체 관련 업체들이 더 원활히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미국의 규제 수위가 높아지는 현상황에 공격적인 대응 태세를 돌입, 주목된다.


그러나 중국이 설령 대만, 한국을 추월해 300mm 기준 팹 캐파면에서 세계 정상에 오른다해도 1위자리를 그리 오래 유지하기는 쉽지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극도로 위축,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투자가 다소 지연되고 있지만 반도체 시장상황에 따라 추가로 대규모 캐파 증설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용인 남사지구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산업밸트를 조성한다고 발표, 300mm팹 캐파가 급증할 여지가 충분한데다가 파운드리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삼성이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대규모 시설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EMI는 전 세계 300mm 팹 캐파 점유율이 2026년 기준으로 중국(25%), 한국(23%), 대만(21%), 일본(12%), 북미(9%), 유럽·중동(7%), 동남아시아(4%) 순으로 예상했다.

■ 전력 반도체와 파운드리가 캐파 증가세 견인

2026년까지 300mm 팹 캐파를 확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반도체업체는 글로벌파운드리, 후아홍, 인피니온, 인텔, 키옥시아, 마이크론, 삼성, 하이닉스, SMIC,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TI, TSMC, UMC 등이다. 글로벌 메모리 및 파운드리업체가 거의 대부분 설비확장에 나설 것이란 얘기다.


SEMI는 이처럼 동북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300mm팹 설비투자가 올해를 저점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전세계 12인치 반도체 캐파는 지난해 월 700만장을 돌파한 뒤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올해는 메모리 및 시스템 반도체 수요 약세로 6%의 비교적 낮은 성장세를 보이겠지만, 내년 이후 오는 2026년까지 다시 계단식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총 캐파가 월 940만장에 달할 것으로 봤다.


SEMI는 특히 아날로그·전력 반도체 부문의 경우 2022∼2026년 연평균 성장률이 30%로 다른 부문보다 월등한 성장세가 전망되며, 파운드리 12%, 광학 반도체 6%, 메모리 4% 순으로 뒤를 이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짓 마노차 SEMI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의 지속적인 수요에 응하기 위해 300mm 팹 캐파는 계속해서 성장할 것이며, 특히 파운드리와 메모리 및 전력 반도체 부문이 성장의 주요인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반도체업계 한 전문가는 "국가 차원의 전폭적인 지지와 후원을 받는 중국업체들을 캐패로 따라잡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전제하며, "중요한 것은 매출과 이익률인데, 중국이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낮은 제품을 주로 생산하고 수율 면에서 한국과는 여전히 거리가 멀어 크게 신경 쓸 대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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