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정 거친 샘표·몽고 ‘진간장’…양조vs혼합 인지 소비자 알권리 필요해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5-12 16:49:58
‘진간장’ 표기만으론 제조 방식 구분 어려워 알 권리 논란
업계 “발효 가치 지켜야” vs “국제 기준 맞춰 안전 관리”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국내 간장시장 1위 샘표식품과 몽고식품의 일부 ‘진간장’ 제품이 ‘화학적 공정’을 거친 혼합간장 형태로 유통되고 있지만 소비자 상당수는 이를 직관적으로 인지하기 어려워 오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시내의 간장 진열대/사진=연합뉴스

 

간장 시장 확대와 함께 제조 방식·원재료 비율 표시를 둘러싼 소비자 알 권리 논의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간장 시장에서는 양조간장과 산분해간장을 섞은 혼합간장 비중이 60%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소비자는 발효를 거친 ‘양조’ 간장으로 알지만 실제는 ‘혼합’ 간장


간장은 제조 방식에 따라 ▲한식간장 ▲양조간장 ▲산분해간장 ▲혼합간장 등으로 구분된다.

 

양조간장은 콩과 밀 등에 누룩균을 배양한 뒤 장기간 발효·숙성해 만든다. 통상 수개월 이상 숙성 과정을 거치며 깊은 풍미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반면 산분해간장은 대두 단백질 등에 염산을 넣고 고온에서 분해하는 화학적 공정을 거친다. 짧은 시간 안에 대량 생산이 가능해 가격 경쟁력이 높다.

 

혼합간장은 양조간장과 산분해간장을 섞어 만든 제품이다. 외식업체·급식시장·가공식품 등에 폭넓게 사용되며 국내 대형 식품기업들도 혼합간장을 주력 제품군으로 운영하고 있다.

 

실제 시중 제품에서도 이런 구조는 확인된다. 몽고간장 ‘진’ 제품 원재료명을 보면 양조간장 17%, 산분해간장 83%로 표기돼 있다. 샘표 ‘진간장 금F3’ 역시 혼합양조간장 30%, 산분해간장 70%로 구성돼 있다.

 

▲‘70년 발효명가’ 샘표 진간장 금F3 제품 전·후면. 간장 혼합비율(양조간장 30%, 산분해간장 70%)/사진=김은선기자

 

두 제품 모두 전면에는 ‘진간장’ 명칭이 크게 표시돼 있지만 구조 자체는 산분해간장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혼합간장인 것이다. 

 

업계에서는 소비자 상당수가 제품명을 보고도 제조 방식 차이를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양조간장 비중이 낮더라도 혼합간장으로 표기할 수 있어 실제 배합 비율을 소비자가 인지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 몽고간장의 간장 혼합비율 양조간장 17%, 산분해간장 83%/이미지=몽고간장

 

한 장류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기준이 모호해 양조간장 1%, 산분해간장 99%로 제조해도 혼합간장으로 표기할 수 있다”며 “소비자가 제조 방식과 함량 차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 기준을 보다 명확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 소비자 알 권리 논쟁으로 번진 혼합간장 갈등


전통 장류업계는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은 산분해간장을 ‘전통 장류’ 범주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부 단체들은 장류 유형 통합이나 식품공전 개정 논의 과정에서 산분해간장과 전통 발효 간장이 동일 범주로 인식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K푸드 경쟁력 핵심으로 꼽히는 ‘발효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지난해에는 산분해 방식으로 제조한 일부 제품에서 3-MCPD(3-모노클로로프로판-1,2-디올)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회수 조치에 나서기도 했다. 3-MCPD는 산분해 과정에서 생성될 수 있는 물질로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인체 발암 가능 물질(Group 2B)’로 분류하고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산분해간장에 대한 과도한 불안 조성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기준이 유럽 수준으로 강화된 데다 3-MCPD는 치즈·빵 등 고온 가공 식품에서도 검출되는 물질이라는 설명이다.

 

한 소비자는 “위해성 논란과 별개로 소비자들이 제조 방식 차이를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표시 체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제품명 중심이 아닌 제조 방식과 원재료 비율을 보다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표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는 분위기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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