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라며 분석없이 홍콩 ELS 팔아”… 우리은행, ‘투체어스’ 불완전판매 의혹

산업 / 김자혜 / 2024-03-21 16:09:37
적금 가입하려다 우리은행 투체어스 직원 권유로 홍콩ELS 가입 사례 다수
투자자 “손실 항의차 방문시 수익 구조 원리 전혀 모른다는 말도 들어”
▲ 우리은행의 1대1 맞춤형 자산관리 PB브랜드 투체어스는 전문가의 관리를 표방한다. 향후 자산관리전문은행으로 특화점포와 자산관리를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대규모 손실사태를 빚은 홍콩ELS 가입자 중에서는 투체어스에서 상품을 가입했고 사후관리도 적절히 받지 못했다는 경험이 잇따른다. <사진=우리은행 유튜브 화면 갈무리> 

 

#A씨는 6년 전 우리은행 서울 소재 지점에서 H지수 ELS 상품에 가입했다. 가입 초반에는 직원의 말대로 조기상환이 되며 수익률이 6~8%에 달했지만 2021년도부터 이율이 반토막이 났다. 손실이 우려돼 상품을 해지해야 할지 투체어스 담당자와 지속해서 상담했지만, 은행은 ‘코로나 이후에 오른다’, ‘다음 평가일에는 꼭 상환된다’며 안심시켰다. 결국 지난 1월 A씨의 원금은 반토막이 났다.

우리은행이 PB전문 브랜드 자산관리 전문은행 VIP 특화 점포 투체어스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기존 투체어스 담당 직원이 H지수 ELS 상품을 판매하고도 사후관리는 미흡한 점이 확인됐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이사회에서 만기가 도래하는 홍콩 H지수 ELS 자율배상 내용을 안건에 올릴 예정이다. 이사회 판단에 따라 은행권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배상안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우리은행의 H지수 ELS 판매 잔액은 413억원으로 평균배상비율은 40%로 알려져 있다. 이를 기반으로 고려하면 배상 규모는 1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배상 비율은 판매사 요인이 최대 50%, 투자자 고려 요소는 40%포인트, 기타 요인은 10%포인트 가산하는 식이다. ELS 투자 경험이 있거나 수익 규모, 금융상품 이해 능력이 있다면 최대 45%포인트 차감된다. 

 

A씨는 30대로 고령의 취약계층이 아닌 데다 상품 재가입 과정에서 고위험 투자자로 책정됐다. 금융상품 이해 능력이 있다고 판단될 수 있다. 자칫 배상 비율이 0%가 될 수도 있다.
 

A씨는 “항셍지수가 2021년도 1월에 최고점을 찍고 2월, 3월로 넘어갈수록 하락세를 보였다”며 “전문가에게 믿고 맡기기만 하면 되는 1대1 자산관리라고 해놓고 (해당) 전문가가 분석도 없이 항셍지수를 편입한 ELS를 판매한 이유가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항의차 방문했을 때는 상품은 증권사가 운용해 은행에서는 수익구조가 나는 원리를 전혀 모른다는 말도 직접 들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만기 도래 시 원금 6000만원대의 절반 수준인 3000만원만 돌려받게 된다.

 

▲ 홍콩H지수 투자자모임 커뮤니티에서 투자자들이 특정 지점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사진=홍콩H지수 투자자모임>

 

투자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는 A씨와 같이 우리은행의 특정지점 투체어스 직원의 권유로 홍콩ELS를 가입했다는 투자자들도 잇따른다. 이들은 해당직원은 본점으로 옮겨 관련 문의도 할 수 없다며 하소연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기업금융 명가 재건을 내걸었고 올해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을 내세워 대면 영업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건다. 2026년까지 특화 채널 투체어스를 전국 20곳까지 확대하고 고액자산가 뿐만 아니라 A씨와 같은 일반 자산가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스타급 자산관리 전문가를 영입했고 불완전 판매 시 자격을 뺏는 제도를 도입한다고 했지만, 피해 고객의 배상과 관련한 설명은 없다. 투자자가 3영업일 후 최종결정하도록 자기 점검 프로세스도 운영했지만, 이 역시 A 씨가 콩ELS 상품에 가입할 때도 유사한 과정이 이뤄졌다.

 

A씨는 “배상기준안에 따르면 재가입자는 50% 배상을 받아 원금의 75% 찾기도 하늘의 별 따기”며 “고액자산가라면 감당할 수 있지만, 사회초년생부터 조금씩 모은 돈을 불리고 싶어 하는 청년에게 이러한 위험한 상품을 지식 없이 추천하는 일은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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