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청, 국회 의견 외면한 KDDX 수의계약 논란(1부)

산업 / 최성호 / 2025-09-14 16:08:15
방위사업청, ‘수의계약 강행’ 입장 고수…국방위는 반발
1년 전 ‘동시 발주·건조’ 공언 뒤집으며 신뢰성 타격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석종건 방위사업청장이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방위사업청이 한국형 차기구축함(KDDX) 사업을 두고 국회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수의계약’ 방식을 추진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민간위원들 사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안건을 상정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방사청은 오는 18일 열리는 방위사업기획·관리분과위원회에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을 수의계약으로 추진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분과위에서 통과되면 30일 안규백 국방부 장관 주관의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된다.

언론 보도 이후 방사청은 기자단에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해명했지만, 같은 안내문에서 “9월 18일 분과위 논의를 거쳐 최종 결정하겠다”고 못박았다. 이는 사실상 ‘수의계약 강행’을 전제로 한 일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방사청은 국방위 소속 의원들에게 설명회를 열고 수의계약 추진 방안을 전달했으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회 예산결산심사소위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특정 방식에 동의하지 않고, “국익을 고려해 결정하라”는 원론적 의견만 제시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 보도에는 “국방위가 수의계약에 문제없다고 동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대해 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사실과 다른 보고”라고 비판하며 “방사청이 사업 지연의 책임을 국회에 떠넘기려 한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방사청이 수의계약을 선호하는 배경에는 사업 지연 최소화라는 논리가 자리 잡고 있다. KDDX는 차세대 이지스함급 전투함으로, 설계와 건조에만 최소 10년 이상이 소요된다. 이미 1년 이상 전략화가 늦어진 상황에서 경쟁입찰을 진행할 경우 사업 일정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하지만 문제는 일관성이다. 불과 1년 전인 2024년 9월, 방사청은 “공동개발, 동시 발주, 동시 건조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 추진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메시지를 냈다. 당시에는 업계의 협력 구조를 고려하고 조선사 간 경쟁·상생을 병행하는 방안을 열어뒀으나, 이번에는 돌연 수의계약으로 방향을 바꿔 신뢰성 논란을 자초했다.

국회는 방사청의 ‘정책 급선회’를 문제 삼고 있다. 특히 국방위는 최근 몇 년간 방산 대형 사업에서 투명성·공정성 확보를 반복적으로 주문해왔다. KDDX가 7조 원대 규모의 초대형 사업인 만큼, 경쟁 절차 생략은 국회 차원에서 쉽게 수용할 수 없는 대목이다.

방산업계의 반응도 엇갈린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회가 법률적 지원까지 검토하겠다고 했는데도 방사청이 수의계약 입장을 고수한다면 입법부를 무시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시 발주·건조 검토에서 수의계약으로 돌아서는 것은 ‘전략화 지연 책임’을 방사청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쟁점은 두 가지다. 첫째, 수의계약이 불가피한가라는 점이다. 방사청은 사업 지연 우려를 내세우지만, 국회와 업계는 “법적 근거와 기술적 이유가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고 반박한다. 둘째, 정치적 신뢰 문제다. 국회를 배제한 사업 추진은 향후 방산정책 전반의 정당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오는 18일 분과위와 30일 방추위 결정은 KDDX 사업의 향방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방사청이 독단적 추진이라는 비판을 넘어설 명분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사업 자체는 물론 향후 국회와의 관계에도 장기적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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