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뻥튀기” VS “정부도 책임”...공정위 ‘5G과징금’ 논란

체크Focus / 최영준 기자 / 2023-05-24 15:56:22
공정위, 이통3사 ‘5G 과대광고’에 철퇴…과징금 336억 부과
업계 “사전에 충분히 설명, 억울하다”…추후 법적대응 시사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이 24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속도 부당 광고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실제 구현될 수 없는 5G 이동통신의 목표속도(LTE 대비 20배)를 실제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속도처럼 거짓 광고를 냈으니, 과징금 부과가 마땅하다.”(공정거래위원회)

“통신기술의 특성에 따라 이론상 속도임을 사전에 충실히 설명했고 정부도 5G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는데 실정법 위반으로 판단한 공정위 처사는 억울하다.”(이동통신3사)

공정위가 24일 SK텔레콤(SKT), KT, LG유플러스(LGU+) 등 이통3사의 5G 상용화 단계에서 ‘4G(LTE)보다 최대 20배 빠르다’는 광고가 거짓 과장 광고라며 300억원대의 과징금 폭탄을 결정, 논란이 일고 있다.

5G 통신 상용화 당시 공공연히 내놨던 광고들이 실제 품질과는 너무 동떨어진 허위 거짓광고였다는 공정위 결정에 이통3사는 대응 논리 개발을 통한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어 결과가 주목된다.

 

■ 목표속도 대비 25분의 1…“엄연한 거짓 과장광고”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열어 이통 3사가 5G 속도를 기만적으로 광고하고 각 사가 5G서비스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부당하게 비교 광고한 행위는 표시광고법상 기만혐의에 해당한다며 과징금 336억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24일 밝혔다.

이통사별 과징금은 SKT가 168억2900만원으로 가장 많고 KT가 139억3100만원, LGU+가 28억5천만원이다. 업체별 시장점유율과 5G가입자수를 감안, 차등 적용한 것이다. 공정위의 이번 5G과징금은 표시광고법 위반으로는 역대 2번째로 큰 규모이며 통신속도를 문제로 과징금이 부과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통3사는 2017년부터 각사 홈페이지, 유튜브 등에서 5G 서비스 속도가 20Gbps(초당 기가비트)로 LTE보다 20배 이상 빠르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광고했다. 그러나 5G 상용화 직후부터 실제 속도가 이에 크게 못미친다는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돼왔다.

결국 2020년 10월 시민단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이통3사가 2018년 ‘5G가 LTE 보다 20배 빠르다’고 한 광고가 허위과장 광고라며 공정위에 고발했고, 2년7개월만에 공정위가 제제조치를 내린 것이다.

공정위는 자체 조사 결과 2019년 5G 상용화 당시 이통3사가 서비스 속도를 20Gbps(1초당 200억비트)로 기존 4세대 LTE보다 20배 빠르다며 대대적으로 광고했지만 2021년 기준으로도 평균 0.8Gbps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나 명백한 거짓광고였다고 강조했다. 0.8Gbps는 이통3사의 5G 목표속도 대비 25분의 1에 불과한 것이며 LTE와 비교하면 3.8∼6.8배 수준이다.

공정위 측은 “이통3사가 실제로는 구현될 수 없는 5G 기술표준상의 목표 속도를 마치 실제 소비자가 이용할 수 있는 속도인양 LTE보다 20배 빨라 2GB 영화 한 편을 1초 안에 내려받는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 부풀려서 광고했다”고 지적했다.

■ 공정위, 이통3사간 ‘5G속도 비교광고’도 위법 간주

공정위는 이통3사가 소비자들이 오인할 소지를 상당히 줬다고 보고 공정거래저해성을 면밀하게 심사해 위법성을 인정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 관계자는 “거짓·과장성이 충분히 인정될 뿐만 아니라 실제 사용환경과 상당히 다른 환경에서 도출할 수 있는 결과라는 사실조차 은폐·누락했다”고 강조했다.

공정위는 또 이통3사가 각사별로 자사 직원이 측정하거나 자신에게 유리한 측정 결과를 근거로 다른 사업자의 속도와 비교한 점을 부각시킨 것도 문제삼았다. 이통3사가 객관적인 근거 없이 자사의 5G 서비스가 경쟁사보다 빠르다고 광고한 것도 위법행위라는 지적이다.

 

▲통신 3사의 5G 서비스 속도 관련 비교 광고. 공정위는 이 같은 비교 광고에 대해 객관성이 떨어지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광고로 지목했다.<사진=공정위제공>

 

통신 속도는 소비자의 구매 선택에 매우 중요한 요소란 점에서 정확하지 않고 각기 다른 환경과 조건에서 측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비교 광고한 것은 엄연히 소비자의 합리적인 선택을 방해하는 것이란 취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의 이통3사에 5G용으로 할당된 주파수(3.5GHz)로는 5G의 이론상 속도인 20Gbps의 구현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무선통신 주파수 대역이 넓을 수록 속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20Gbps의 속도를 내기 위해선 28GHz의 주파수가 필요하다.

그러나, 통신당국이 할당한 28GHz대역의 주파수 이용은 불가능해졌다. 각각 3분의1인 800MHz씩 할당받은 이통3사가 기술진화가 느리고, 추가 시설투자 부담이 크다며 발을 뺏기 때문이다. 이제 더이상 6G가 상용화되기 전까지 5G로 20Gbps의 속도를 내는게 어려워진 셈이다.

이처럼 공정위로부터 과징금 폭탄을 받게된 이통3사는 “의결서를 받는 대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 대응 여부 등을 검토하겠다”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향후 이 문제가 행정소송 등 법적다툼으로 비화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게 중론이다.

■ 이통3사, “당시 상황 고려 않은 부당한 처사” 볼멘소리

이통3사는 ‘LTE 대비 20배 빠른 5G’라는 광고는 이론적 차세대 이동통신의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서 ‘과대광고’가 아니라는게 일관된 입장이다. 특히 통신기술의 특성에 따라 이론상 속도임을 충실히 설명했는데, 공정위가 법 위반으로 판단한 것은 부당하며 매우 아쉽다고 항변한다.

실제 LTE와 5G의 이론상 최대 다운로드 속도는 각각 1Gbps(초당 기가비트)와 20Gbps다. 단순 계산하면 5G의 다운로드 속도가 LTE보다 20배 빠르다. 이를 토대로 이통3사는 5G 도입 초기 이론적 비전을 광고로 제시한 것일 뿐이며, 문제가 제기된 이후엔 광고 내용을 시정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앞서 유영상 SKT는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직후 “이론적으로 5G는 4G에 비해 20배 빠르고 6G 이동통신은 이론적으로 50배 빠르다고 얘기한다”면서 “마케팅을 시정했음에도 과장광고로 간주하는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황현식 LGU+ 대표도 지난 3월 정기주총 후 “공정위가 당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너무 엄격하게 보고 있다”라고 지적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공정위가 2020년 참여연대의 신고를 표시광고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판단을 내린 적이 있다”면서 “정부가 통신비 인하 등을 유도하기 위해 공정위를 통해 과징금폭탄 등으로 이통3사를 옥죄고 있는 것같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전문가들은 “문재인정부시절 5G이동통신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상용화한다는 정책목표에 따라 빠른 속도를 전면에 부각시키는데 이통3사와 통신당국이나 공조한 것이 사실”이라며 “공정위의 과징금부과로 이통3사의 법적 대응은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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