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천차만별 상황에… 법적 문제도”
투자자단체 “당국이 구체적 가이드 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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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19일 홍콩지수 ELS 투자자들이 금융감독원 앞에서 손실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사진=연합뉴스> |
금융감독원이 홍콩 항셍(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투자 손실과 관련 은행권에 자율배상을 압박하는 분위기다. 은행권은 투자자별 상황이 제각각인 데다 자본시장법 문제도 있어 자율배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투자자단체는 위법 행위에 감독 당국이 미적지근한 대응을 한다며 명확한 집행을 요구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5일 열린 업무계획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자발적으로 일부라도 어떻게 할 수 있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장 유동성이 생겨 좋은 것이 아니냐”며 판매사에 대해 압박성 발언을 했다.
이에 앞서 KBS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일부 자율적 배상 절차를 병행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언급하는 등 압박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감독 당국이 요구하는 자율배상은 과거 DLF(해외금리연계 파생 결합펀드) 사태에는 적용할 수 있겠지만 홍콩 ELS 손실 사안에 반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이 은행권의 중론이다.
지난 2020년 DLF 사태로 손실이 확정된 투자자는 2870명으로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이 최대1500억원 규모의 배상책임을 물었다.
반면 홍콩 ELS는 이달 2일 기준 만기도래 원금만 7061억원에 확정된 손실액은 3748억원이다. 현재 홍콩H지수가 고점(1만2000포인트)의 5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지수가 이대로 유지되면 올해 상반기 손실 예상 규모는 5조~6조원까지 추정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자율배상에 대해서는 모든 은행이 어려워하는 부분”이라며 “손실 발생 상황에서 모든 고객에게 불완전판매가 이뤄진 점을 구분하기 어렵고 투자자별 상황도 천차만별이다 보니 은행 스스로 자율적 판단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투자상품의 자기책임 원칙과 같은 자본시장법적 문제도 걸려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배상 기준을 정하더라도 투자자들과의 합의와 법적 판단도 기업이 일방적으로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투자자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방책이겠지만, 정작 투자자 단체는 모호한 대응에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투자자단체는 은행이 금소법, 자본시장법, 금융위 지침, 은행법 등에 반해 상품을 판매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홍콩 지수 ELS 피해자 모임은 6일 공식입장문에서 “금감원은 위법 상품 판매 손실에 대해 (은행권에) 배상 요구를 강제하지 않았다”며 “막대한 손실이 발생한 상황 해결의 의지가 결여된 수사”라고 지적했다.
단체는 이어 “은행이 관련 법을 준수하지 않아 발생한 손실에 대한 배상을 강력하게 요구한다”며 “금감원과 관계 당국이 이를 구체적으로 집행해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이 DLF 사태 당시 ELS의 은행 판매 중단이나 미스터리쇼핑 중 낙제점 등의 과정에서 충분히 사전에 상황을 막을 수 있었지만, 감독 역할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상임대표는 “과거 사모펀드 피해가 불거질 당시 은행에서 위험성 상품을 판매하지 않아야 한다고 했지만 당국은 ELS를 판매할 수 있도록 남겨뒀다”며 “당시 제시간 3가지 조건 소비자보호강화, 고객중심판매, 금융당국의 수시점검 등이 모두 지켜지지 않은사례”라고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 미스터리 쇼핑 당시 문제 평가를 보고 받았음에도 금감원은 이를 경시했고 이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토요경제 / 김자혜 기자 kjh@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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