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도쿄증시 '터줏대감' 도시바, 자진 상폐...기업가치 높여 컴백?

기업분석 / 김태관 / 2023-10-12 15:51:00
4년만에 상폐 계획 확정...내달 임총 결의 후 12월 거래종료
인수펀드 JIP, 상장주식 공개매수...재상장 추진 만만찮을듯

일본 도쿄증시의 터줏대감 도시바가 74년만에 스스로 증시를 떠난다. 도쿄 증시의 대표 종목중 하나였던 도시바가 자진 상장 폐지 후 비상장기업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일본 제조업의 간판 중 하나이자 도쿄증시의 터줏대감 도시바가 자진 상폐를 단행한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일본의 대표적인 대기업중 하나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원자력, 에너지 등 다양한 첨단 사업을 영위해온 도시바의 상폐로 증시는 물론 관련업계에 적지않은 충격파를 던졌다.


도시바의 주식은 일본이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전한 뒤 폐허에서 벗어나던 1949년 5월 도쿄 증권거래소를 재개장할 당시에 거래를 시작했다. 사실상 일본증시의 살아있는 역사인 셈이다.


12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달 22일 도쿄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상폐를 의결한 뒤 12월중에 거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도시바는 지난 8월부터 투자펀드 일본산업파트너스(JIP)가 주도하는 인수컨소시엄의 상장 폐지를 전제로 진행한 주식 공개매수에 응했고, 이에 JIP가 전체 주식의 3분의 2가 넘는 78.65%를 확보하며 상장폐지가 예고됐다.


도시바의 이번 상장폐지 결정은 2015년 불거진 회계부정 사건과 미국 원자력발전소 자회사의 거액 손실에 따른 경영난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미국 원전 자회사(웨스팅하우스)의 7조원에 육박하는 거액 손실을 떠안으며 경영위기에 빠졌다.


도시바는 결국 경영 재편을 모색하다가 지난해 11월 인수를 제안한 JIP와 손잡고 재건을 추진해왔다. 자진 상폐 결정은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 풀이된다.


JIP컨소시엄은 이에 따라 지난 8월 주당 4620엔(약 4만1천466원)에 공개매수 절차를 진행, 80% 가까운 주식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공개매수 총액이 2조엔(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폐 후 증시에서 도시바 주식은 더 이상 볼 수 없지만, JIP측은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올려 재상장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 십조원의 막대한 자본을 들여 상장 주식을 매입, 상폐하는 만큼 향후 재상장은 가장 간편한 엑시트(투자회수) 수단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도시바측이 지난 10년 가까이 경영위기를 겪으며 메모리 반도체를 필두로 주력 사업의 상당 부분을 매각, 기업가치 제고와 재상장을 위한 성장동력 찾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시바 경영진과 JIP측이 풀기어려운 숙제를 부여받은 셈이다.


2차 대전 후 일본 경제의 회복과 첨단 산업의 발전을 주도하며 1985년 세계 최초로 노트북컴퓨터까지 개발했던 도시바가 자진 상폐의 아픔을 딛고 다시 증시로 돌아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한편 도시바의 시가총액은 1조9971억엔, 한화로 약 17조9209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일본 상장기업 중에서 시총 22위권이다.

 

토요경제 / 김태관 기자 8timem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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