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투톱 체제로 성장판 넓힌다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06 15:51:05
1분기 순익 4757억원 최대 실적…IMA·연금·외국인 통합계좌가 하반기 관전 포인트
▲NH투자증권 사옥[연합뉴스]

 

NH투자증권(대표이사 신재욱·배광수)이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하며 종합투자계좌(IMA·Investment Management Account), 퇴직연금, 외국인 통합계좌를 축으로 성장 전략을 재정렬하고 있다. 단순한 인사 교체보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나눠 책임경영을 강화한 성격이 짙다. 신재욱 대표는 기업금융(IB)·운용·법인영업과 전사 관리 부문을, 배광수 대표는 자산관리(WM)·디지털·채널·리서치 부문을 맡는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두 대표를 공식 선임하고 기존 단독대표 체제에서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이번 체제 개편의 명분은 실적에서 확인된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8조8976억원, 영업이익 6367억원, 당기순이익 4757억원을 기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1분기 순이익은 지난해 연간 순이익 1조315억원의 46%에 해당한다. 연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Return on Equity)도 19.6% 수준으로 집계됐다. 증시 활황에 따른 브로커리지 효과가 컸지만, 수익이 한 부문에만 쏠리지는 않았다.

1분기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지는 3495억원, 국내 주식 수수료 수익은 3097억원이었다. 국내 주식 시장점유율도 10.7%로 전 분기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수익은 491억원, IB 부문 수수료 수익은 972억원, 운용 투자 손익 및 관련 이자 수지도 4242억원을 기록했다. 거래대금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렸지만, IB와 운용 부문도 동시에 이익을 보탰다는 점이 핵심이다.

한국신용평가 분석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NH투자증권의 2026년 1분기 영업순수익은 9670억원으로 전년 동기 5151억원보다 크게 늘었다. 투자중개 부문 영업순수익은 45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했고, 자산관리 부문은 494억원으로 90% 늘었다. IB 부문은 2492억원으로 30%, 운용 부문은 2552억원으로 93% 증가했다. 실적 개선이 주식 거래대금 급증에만 기대지 않았다는 의미다.

성장 동력은 종합투자계좌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3월 18일 NH투자증권을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지정했다. 이로써 NH투자증권은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종합투자계좌 업무를 영위할 수 있게 됐다. 종합투자계좌는 고객 자금을 기업금융 자산 등에 운용하는 사업인 만큼 자본력, 운용 능력, 내부통제가 동시에 요구된다.

초기 수요도 확인됐다. NH투자증권의 두 번째 종합투자계좌 상품은 지난달 1일 모집 개시 약 3시간 만에 1200억원 전액이 소진됐다. 지난 4월 4000억원 규모 1호 상품 완판에 이은 결과다. 2호 상품 판매금액 중 649억원은 외부에서 유입된 신규자산으로 집계됐고, 법인 고객 비중도 66%로 확대됐다. 종합투자계좌가 단순 리테일 상품을 넘어 법인 자금과 고액자산가 자금을 함께 끌어들이는 통로로 작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자본 확충도 같은 맥락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일 최대주주인 NH농협금융지주를 대상으로 40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자금은 IB 기업대출, 인수금융, 종합투자계좌 사업, 리테일 신용공여 재원 등에 쓰일 예정이다. 올해 3월 말 별도 자기자본은 9조37억원이며 증자 완료 시 자기자본은 9조원 중반대로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1분기 영업용순자본비율은 159.3%로 주요 경쟁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지적됐다. 자본 확충은 성장 투자이면서 동시에 건전성 보강 성격을 갖는다.

퇴직연금도 안정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19일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을 합산한 연금자산이 20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최근 4년간 3배 이상 성장한 규모다. 확정기여형(DC·Defined Contribution)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Individual Retirement Pension)을 중심으로 자금 유입이 이어졌다.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둔화할 경우 브로커리지 수익은 흔들릴 수 있지만, 연금자산 증가는 자산관리 기반 수익을 넓히는 완충판이 된다.

최근 보도된 외국인 통합계좌 추진도 주목된다. 연합인포맥스는 지난 3일 NH투자증권이 미국 대형 개인투자자 플랫폼 A사를 포함한 다수의 증권사와 외국인 통합계좌 파트너십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국인 통합계좌는 해외 투자자가 별도 국내 계좌를 만들지 않고 현지 증권사를 통해 국내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금융위원회도 올해 1월 관련 규정 개정으로 해외 증권사들이 별도 제약 없이 국내 증권사에 외국인 통합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사안은 아직 제휴 확정 단계가 아니라 추진 단계로 보는 것이 맞다.

과제도 분명하다. 종합투자계좌와 기업금융 확대는 자본 효율을 높일 수 있지만 위험노출도 함께 키운다. 한국신용평가는 NH투자증권의 2026년 3월 말 위험익스포져가 약 26조원, 자기자본 대비 288.4%로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기업대출은 2022년 3조4488억원에서 올해 3월 말 8조386억원으로 늘었다. 다만 자기자본 대비 순요주의이하자산 비율은 1.8%로 우수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성장의 방향은 맞지만, 리스크 관리가 실적의 지속성을 좌우한다는 뜻이다.

NH투자증권의 새 체제는 ‘더 많이 파는 증권사’가 아니라 ‘자본을 더 효율적으로 쓰는 증권사’가 될 수 있는지를 시험받게 된다. 1분기 실적은 출발점으로 충분하다. 종합투자계좌는 새 수신 기반을 열었고, 퇴직연금은 반복 수익의 기반을 넓혔다. 외국인 통합계좌가 현실화되면 국내 주식 중개 시장의 외연도 커질 수 있다. 관건은 속도가 아니라 질이다. 신재욱·배광수 체제가 자본 배분, 고객자산 확대, 내부통제를 동시에 관리한다면 NH투자증권의 1분기 호실적은 일회성 장세 효과를 넘어 구조적 성장의 첫 장면으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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