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청렴성 회복에 칼 빼들다...예산·보수·인사까지 전면 쇄신

경제·금융 / 김소연 기자 / 2025-11-19 15:47:22
‘범농협 인적 쇄신안’ 후속 조치 속속…조직 재정비 가속
예산 집행·보수체계·수의계약 등 경영 전반 투명성 강화
산청군농협 등 비위 조합장 특별감사 착수…중징계 예고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최근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지적을 받은 농협중앙회가 잇단 비위와 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추락한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초강도 혁신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강호동 회장의 금품수수 의혹, 지역 조합장 선거비리, 예산 오·남용 등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조직 전체의 청렴성이 흔들리자 전방위 쇄신 작업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 농협중앙회가 예산·보수·수의계약·인사 등 조직 전반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전면 쇄신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12일 열린 ‘범농협 혁신TF’ 회의 진행 모습/사진=농협중앙회 

 

◆ 예산·보수체계 전면 손질…투명성 강화 드라이브


19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농축협의 예산 오·남용을 차단하기 위한 ‘비용집행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최근 서울 모 농협의 부적정 예산 집행 사례가 공개되며 불거진 신뢰 추락을 회복하기 위한 조치다.

 

가이드라인에는 조합원을 대상으로 하는 모든 실익증진 비용은 교육지원사업비로 통일해 집행하고 사업 목적과 무관한 선심성 지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조사비·선물비 등 항목별 집행가액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예산 운영의 자의성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농협은 최근 5개년 업무추진비 전수조사를 통해 55개 농축협을 중점 점검 대상으로 추렸다. 이 중 부적정 집행이 의심되는 30개 농축협에 대해서는 농림축산식품부·농협중앙회 회원지원부, 조합감사위원회 사무처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특별감사와 시정명령 등 즉각적인 제재가 적용된다.

계열사 경영문화 개선을 위한 보수체계 개편도 추진된다. 농협은 모든 계열사 임원에게 성과·책임 중심의 보수체계를 적용하고 성과 미흡 시 보수를 감액하는 구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고의·중과실로 손실을 유발한 경우 보수를 환수하는 조항도 신설한다. 금융계열사에만 적용되던 이연성과급제는 전 계열사로 확대해 단기 실적 중심의 경영을 지양하는 방향으로 보상 체계를 재정비한다.

◆ 비위 근절·인적 쇄신…현장 감사부터 임원 전면 재편

수의계약 관행 개선 역시 핵심 개혁 과제로 제시됐다. 농협은 ‘수의계약 운영 개선 종합대책’을 통해 수의계약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모든 물품·용역 계약을 경쟁입찰로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이행하지 않거나 위반할 경우 중징계가 적용된다. 발주부터 품질검사까지 계약 전 과정의 내부통제도 강화된다.

비위 조합장에 대한 특별감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조합감사위원회는 산청군농협 조합장의 산불 구호품 사적 사용 의혹과 경업 위반 정황에 대한 현장조사를 마치고 지난 17일부터 특별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결과에 따라 조합장·직원 징계, 중앙회 자금지원 제한 등 강력한 제재가 뒤따를 예정이다.

이번 쇄신 조치는 지난 10일 발표한 ‘범농협 임원 인적 쇄신 방안’을 기반으로 한 후속 조치다. 쇄신안에는 중앙회 및 계열사 대표이사·전무·집행간부를 성과·전문성 중심으로 전면 재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영 부실·전문성 부족 임원은 대폭 교체하고 신규 임원은 내부 승진과 외부 전문가 영입을 병행해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농협은 ▲신뢰받는 중앙회 ▲청렴한 농축협 ▲국민에게 사랑받는 농협이라는 3대 목표 아래 지배구조 개선, 부정부패 제로화, 농업인 부채 탕감 등 핵심 과제를 제시했다. 대표·임원·집행간부의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대대적 인적 쇄신과 함께 퇴직자 재취업 제한, 수의계약 원칙적 금지, 비위 발생 시 대표이사 즉시 해임 규정도 포함된다.

농협 관계자는 “이번 개혁 조치는 과거 관행과 결별하고 조직의 투명성과 청렴성을 재정립하려는 강력한 의지”라며 “국민에게 신뢰받는 농협으로 재도약하는 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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