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회계법인 ‘감사보수 덤핑’ 점검…감사시간 급감 땐 감리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15 15:41:15
상장사 평균 감사보수 3년 연속 하락
저가 수임 따른 부실감사 차단…품질 우수 법인 지정 확대
▲금융감독원[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회계법인의 과도한 감사보수 인하 경쟁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본다. 감사보수를 낮춰 계약을 따낸 뒤 투입 인력과 감사시간을 줄이는 사례가 확인되면 해당 회계법인과 기업에 대한 감리에 착수할 방침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달 10일 윤정숙 전문심의위원 주재로 상장회사 감사인으로 등록된 주요 회계법인 12곳의 감사부문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고 감사품질 관리와 향후 회계감독 방향을 논의했다.

금감원은 최근 회계법인 간 수임 경쟁이 심화하면서 상장기업의 감사보수가 지속해서 낮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상장사 평균 감사보수는 2023년 2억6500만원에서 2024년 2억5900만원, 지난해 2억5200만원으로 줄었다. 올해 12월 결산 상장법인의 평균 감사보수는 2억4600만원으로 집계돼 3년 사이 1900만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감사보수의 과도한 하락이 감사에 투입되는 인력과 시간 감소로 이어져 부실감사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사업 규모나 조직, 거래 구조 등에 특별한 변화가 없는데도 감사시간이 지나치게 줄어든 경우 저가 수임 여부와 실제 감사업무 수행 과정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감사시간이 급감한 사례에는 감사인 감리와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 심사·감리를 즉시 실시한다. 회계법인이 공시한 실제 감사시간은 표준감사시간제도를 비롯한 외부감사제도의 기초 자료인 만큼 감사시간 산정과 입력·관리 체계의 신뢰성도 점검 대상에 포함된다.

감사인 지정제도도 가격보다 품질 중심으로 손질한다. 금감원은 품질관리 수준이 우수한 회계법인에 지정감사 물량을 더 배정하는 방안을 추진해 회계법인들이 낮은 보수가 아닌 감사품질을 놓고 경쟁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회계법인들도 저가 수임 경쟁이 감사품질과 자본시장의 회계투명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데 공감하고 자정 노력을 이어가기로 했다.

인공지능을 감사업무에 활용할 때의 정보보안 문제도 점검한다. 금감원은 AI가 감사업무의 효율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며 활용을 장려하면서도 기업의 재무·감사정보가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회계법인에 보안체계를 강화해 달라고 주문했다.

금감원은 부실감사 위험이 높은 재무제표와 감사보고서에 대한 심사·감리를 강화하고, 오는 24일 심사·감리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는 연구 세미나를 열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상장기업 감리 주기를 코스피는 10년, 코스닥은 5년 수준으로 단축하기 위한 인력 확충과 감리수단 고도화도 금융위원회와 협의한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한국에너지공단, AI 감사·윤리 헌장 선포… 점검 체계 마련2026.04.02
한수원·한전 ‘팀코리아’ 아니었나…감사원 “원전 협상서 일관성 불일치 우려”2026.05.08
다올저축은행, PF 특별감사 했다…“정기 테마감사” 해명2026.07.07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동향] 카카오게임즈 '도깨비의세계' 매출 1위…쿠키런은 할리우드로

    게임업계에서 신작 흥행과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콘텐츠 다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MMORPG로 앱마켓 매출 1위에 올랐고 데브시스터즈·그라비티·네오위즈는 영화와 보드게임, 출판·공연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대표 한상우)가 퍼블리싱하고 슈퍼캣이 개발한 2.5D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

    5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