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여론악화에 파업기사들 업무복귀...새국면 맞은 화물연대 파업

산업1 / 장학진 기자 / 2022-12-07 15:34:26
정부 추가업무개시명령 등 이례적 초강경대응에 시멘트 중심 '파업이탈자' 증가세
연대파업 계획했던 대형사업장 줄줄이 이탈까지 겹쳐 화물연대 파업 동력도 상실
5대 업종 피해규모만 4조원대 육박, 여론 악화...이번주가 총파업 철회의 분수령될듯
▲화물연대 파업 12일째인 5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시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총파업 14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정부의 강력한 대응과 여론 악화에 밀려 화물차 기사들의 업무 복귀가 잇따르며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총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정부가 이례적으로 초강경 대응을 천명하며 파업에 참여한 화물연대 소속기사들의 업무개시명령 송달에 이어 면허취소 가능성 등 압박 수위를 높이자 화물차주들이 속속 업무에 복귀하고 있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6일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국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달라고 지시한 가운데, 대통령실은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포함한 여러 조치를 준비중이라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7일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 시멘트에 이어 철강·정유 관련 화물차량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발동 가능성을 시사했다. 원 장관은 “업무개시명령은 최후 수단이어서 산업 피해와 운송 복귀현황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며 상황에 따라 당장 내일이라도 국무회의를 열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강한 압박을 동반한 회유 속에 업무개시명령을 송달받은 시멘트부문을 중심으로 화물기사들의 업무복귀가 잇따르면서 이번 화물연대 파업의 분위기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차 업무개시명령을 송달받은 시멘트 업종에서 6일까지 33개 운송사 중 19개사, 차주 824명 중 492명이 운송을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 차주 중 48명도 복귀 의사를 내비쳤다.

시멘트화물기사 66% 이탈 등으로 파업 동력 잃어

파업에 가세한 시멘트 화물 기사의 약 65.5%가 총파업 대열에서 이탈하면서 화물연대측의 입지가 크게 좁아진 상태다. 화물연대에 이어 총파업을 선언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던 지하철·철도 노조가 조가 협상 타결로 파업 대오에서 빠진데 이어 자체 파업 참여기사들이 속속 빠져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화물연대 총파업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돈 민주노총측이 화물연대와의 연대 파업을 통해 세를 키우려던 계획이 물거품이 될 상황에 내몰렸다. 연대파업의 핵심중의 핵심인 대우조선, 현대제철, 현대중공업 등 대형 사업장들이 줄줄이 이탈하며 파업의 동력이 크게 위축된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부터 부분 파업중이던 대우조선 노조는 사측과 본교섭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노조 역시 총파업 참여 대신 사측과 임단협을 지속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도 현재 진행 중인 교섭 결과에 따라 파업을 하더라도 화물연대와 연대하지 안고 독자파업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포스코 양대 노조 중 하나인 포항지부 포스코지회는 지난달에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를 전격 탈퇴했다. 노동계에선 포스코지회의 탈퇴가 민주노총의 영향력이 내부에서부터 흔들리고 있다는 방증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압박과 소속 기사들의 대거 업무복귀에도 불구, 화물연대 집행부측은 법원에 정부의 업무개시명령령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한데 이어 7일 오후 충북 단양지역에서 전열을 재정비하기 위한 총력 투쟁을 예고, 경찰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화물연대는 총파업 결의를 다지기 위해 이날부터 사흘 동안 단양에서 총력 투쟁을 계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수세에 몰린 화물연대측이 단양 대규모 집회를 분위기 반전의 기회로 삼기 위해 시멘트 출하 저지를 포함한 투쟁강도를 한층 더 높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이에 대해 만약 화물연대측이 시멘트 출하 방해와 도로 점거 등에 나선다면 이를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집회 현장에서부터 강력히 대응할 것임을 천명해 결과가 주목된다.


화물연대측은 앞서 지난 6일 국내 최대의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총파업 동력을 되살리기 위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자리에서 “우리는 지금 자본과 정권의 총공세에 직면해 있다”며 “화물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정당한 요구에 정부는 왜곡과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체인력 투입과 업무복귀에 항만물류 정상화 가속

이처럼 화물연대측이 파업결의를 재차 다지며 정부를 상대로 한 강 대 강의 대치를 계속 이어갈 뜻을 강하게 내비침에 따라 정부의 고강도 압박과 이에 따른 소속 기사들의 이탈로 국면전환이 이루어진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는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화물연대 총파업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록 시멘트분야를 중심으로 화물기사들의 현업 복귀로 피해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피해규모는 눈덩어처럼 불어날 것이 자명하다.


중대본에 따르면 6일 기준으로 총 13일간의 파업으로 인한 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 주요 5대업종의 손실액이 무려 3조5천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시멘트와 래미콘기사들의 업무이탈로 인해 공기가 지연되고 있는 건설현장의 피해액까지 포함하면 실질적인 피해규모는 이 보다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이와관련, 7일 중대본 회의에서 “철강 분야의 출하량이 평소의 50%이며 석유화학의 수출 물량이 평소의 5%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피해가 막대하다"며 "민생과 국가경제를 볼모로 한 운송거부를 즉시 중단하고 조속히 업무에 복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산업계 피해규모는 계속 늘어나고 있지만, 화물기사들의 잇따른 업무 복귀와 정부의 긴급 대체인력 투입으로 항만 물류를 중심으로한 산업현장이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12개 주요 항만의 일일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7만2428TEU로 평시 대비 99% 수준까지 회복했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의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113%, 2위인 인천항은 108% 수준을 기록하며 정상단계에 진입했다.


한때 바닥(3%이하)까지 떨어졌던 광양항도 평상시 대비 21%까지 회복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광양항 물류난 해소를 위해 총 20대의 관용·군 위탁 컨테이너 화물차를 추가 투입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이다.


핵심 내륙물류기지인 의왕ICD는 이날 화물연대 집회 등으로 화물차 운송이 원활하지 않았지만, 시멘트는 이날 16만6천t 운송돼 평년 동월(18만8천t) 대비 88%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시멘트 운송량 증가는 레미콘 생산량 증가로 이어져 평상시의 61%인 30만8천㎥까지 늘어났다. 

▲ 전남 고흥 지역 주유소에서 주유하고 있는 화물운송차량<사진=양지욱 기자>

압박강도 높이는 정부, 이번주가 최대 고비될 듯

정유의 경우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기름이 동난 주유소가 전국 81곳으로 전날(96곳)보다는 15곳 줄어들었다. 석유화학 수출 물량은 출하가 재개됐지만, 평시의 5% 수준만 출하되고 있고, 그나마 내수 출하량은 평시의 50∼90% 수준을 회복했다.


철강은 전날 평시의 53% 수준에서 출하가 이뤄졌다. 하지만, 철강·석유화학은 출고가 차질을 빚은 탓에 재고가 늘어나 자체 적재 공간 부족으로 인해 당장 이번 주부터 감산을 검토해야할 상황이다.


정부의 긴급 대체인력 수혈과 파업 참여 기사들의 업무복귀로 산업현장이 점차 안정감을 찾아가면서 정부의 파업참여 기사들을 현업 복귀시키기 위한 화물연대에 대한 압박과 회유의 강도는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4일째를 넘긴 이번 화물연대 총파업 사태는 이번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화물연대측이 비록 정부의 고강도 압박에도 불구하고 전열을 재정비하며 파업의지를 높이고 있지만, 최악의 경기침체와 수출부진 상황에서 진행되고 있는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국민 여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여러 상황을 종합할 때 화물연대와 이들을 지지하는 민주노총측이 이번 총파업의 명분과 동력을 많이 상실한 게 주지의 사실이지만, 현 상황에서 순순히 파업을 거둘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제하며, "다만 정부가 초강경 대응 일변도에서 벗어나 파업 전면철회에 대한 명분을 주고 추후 책임 등 '출구'를 열어놓고 화물연대측과 대화와 교섭을 이어간다면 이번 사태가 조만간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하고 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장학진 기자
장학진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장학진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