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상여금 등 영향으로 9월엔 1.9%↑…7개월 만의 반등
| ▲추운 날씨가 이어지는 28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차림을 한 채 걸어가고 있다. 실질임금의 하락으로 많은 근로자들의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임금이 오르면 뭐합니까. 장바구니 물가, 공공요금 등 체감물가가 워낙 많이 올라서 그런지, 실제로 체감하는 임금은 작년보다 오히려 줄어든 것 같아요."
"고물가가 오랜기간 지속된 탓에 실질임금이 줄어든 데다가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이 훨씬 커져 요즘은 마트에서 장보기가 겁납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해 실질임금이 감소한 데다 실생활과 밀접한 체감물가가 크게 올라 최근 서민들이 좀처럼 지갑 열기가 겁이난다며 이구동성으로 하는 얘기다.
정부가 경제성장률 제고를 위해 소비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토해내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마당에 실질임금마저 줄어들어 소비가 위축될 수 밖에 없는 게 아니냐"며 볼멘소리다.
◇실질임금, 2012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첫 감소
장기간 계속되고 있는 고물가 탓에 임금상승에도 올 들어 3분기까지의 근로자 월평균 실질임금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수준을 반영한 실질임금에 대해 고용노동부가 2011년 조사 대상을 ‘상근 노동자 1인 이상 사업체’로 확대하고 2012년부터 이 기준에 따른 통계를 발표한 이후 사상 첫 감소다.
| ▲외식물가 등 체감물가의 고공비행으로 소비자심리지수 넉달째 내리막세를 보였다. 사진은 지난달 서울의 한 음식점 거리. <사진=연합뉴스 제공> |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10월 사업체노동력조사’를 보면 올해 1~9월 노동자 1인당 월 평균 임금총액은 396만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9만6000원) 늘어났다.
그러나 1~9월 물가수준(3.7%)을 반영한 노동자 1인당 월평균 실질임금은 356만3000원으로 전년 동기(360만5000원) 대비 1.2%(4만2000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명목임금이 올라도 물가 인상 때문에 실질임금은 되레 줄어든 것인데, 노동자들 사이에서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내년 최저임금(9860원)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2.5% 상승룰에 그쳐 물가하락이 없이는 실질임금의 유의미한 상승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9월만 놓고보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임금총액이 431만6000원으로, 작년 9월보다 5.7% 올랐다. 실질임금 역시 382만원으로 작년보다 1.9% 올랐다. 7개월 만에 전년 대비 하락세를 멈춘 것이다.
◇추석상여금 지급 탓 9월 실질임금은 상승 반전
3분기들어 물가상승률이 둔화된 영향이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작년 3월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노동부는 이에 대해 "작년엔 명절 상여금이 8, 9월에 분산 지급됐으나 올해에는 대부분 9월에 지급된 데다, 일부 산업에서 임금협상 타결금 지급 등으로 특별급여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올 들어 대다수 육아용품 물가상승세가 전체 소비자물가 평균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 육아가정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유아용품 판매코너. <사진=연합뉴스 제공> |
근로자들의 1∼9월 누계 월평균 임금총액은 작년 동기 대비 2.5% 오른 396만1000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작년보다 1.2% 쪼그라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는 3분기까지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3.7%로 명목임금 상승률(2.5%)보다 높은 결과로 풀이된다.
10월 말 기준 사업체 종사자 수는 1996만9000명으로, 작년 9월 대비 30만3000명(1.5%) 증가했다. 근로자수는 꾸준한 증가세 속에 200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나, 증가폭은 계속 줄어들고 있다. 상용 근로자가 21만명(1.3%), 임시 일용근로자가 8만3000명(4.2%) 늘었다.
산업별로는 돌봄·의료서비스가 수요 증가 속에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 종사자가 9만9000명(4.5%) 늘며 24개월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근로자수 비중이 가장 큰 제조업의 경우 29개월 연속 증가하고 있으나 증가폭(2만명)은 둔화 추세다. 지난달 신규 채용자를 포함한 입직자는 92만2000명, 이직자는 86만7000명으로 작년 대비 각각 1만5000명, 2만6000명 증가했다.
노동부가 매월 시행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는 농업 등을 제외하고 고정 사업장을 가진 사업체 표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고정 사업장이 없는 가사 서비스업 종사자 등은 제외된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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