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13일 사상 처음 0.50%P 금리인상·빅스텝 밟는다

산업 / 장학진 기자 / 2022-07-12 15:02:36
물가상승 대응, 韓美 금리 역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연준 자이언트 스텝 밟으면 한은 빅스텝은 '중립화' 정도
정부 한은 금리인상 불가피성 수용한 듯...대책 마련 부심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4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부총리 주재 금융기관장 조찬간담회에서 기념촬영 도중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은행이 13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0.50% 포인트의 금리를 인상하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 확실시된다.

빅스텝의 금리인상을 할 경우 수반되는 경기 위축을 우려하는 정부도 사실상 금리 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실업 증가 등 관련 파장 마련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은이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는 것은 통상적인 0.25% 포인트의 베이비스텝 금리인상으로는 인플레이션 억제나 한미간의 금리역전을 막는데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 6월까지 이미 6%까지 치솟은 소비자물가 상승률(CPI)과 4%를 넘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에다 한은 결정 이후 예고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자이언트 스텝(0.75% 포인트) 금리인상에 제대로 대응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의 자이언트 스텝 금리인상에 대응하지 못하면 외국인투자자금 유출 뿐만 아니라 이미 1300원을 웃돌고 있는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더욱 가파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은이 빅스텝의 금리인상을 하더라도 이같은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 지는 미지수다. 미국 연준이 이미 5월과 6월 금리인상으로 1.25%포인트 금리인상을 했고 여기다 7월 자이언트 스텝 금리인상을 하면 불과 3개월 새 2%포인트라는 초유의 금리인상이 생기기 때문이다.

결국 한은이 7월 금통위에서 빅스텝금리인상을 단행 할 경우 금리에 관한 한 한미간의 금리차가 없는 정도 수준인 ‘중립화’(neutralization) 정도에 그치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지난 5월 26일 참석 위원 6명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연 1.50에서 1.75%로 높였다. 금리 인상은 4월(0.25%포인트)에 이어 두 달 연속 이어졌다.

만약 예상대로 오는 13일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또 오르면 사상 첫 '3회 연속 인상' 기록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이 이처럼 이례적 기준금리 줄인상에다 역대 최초 0.50%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두는 것은 무엇보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압력이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6.0% 뛰었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1월(6.8%) 이후 2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앞으로 1년의 물가 상승률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도 지난달 3.3%에서 3.9%로 올랐다. 2012년 4월(3.9%) 이후 10년 2개월 만에 가장 높고, 0.6%포인트 상승 폭은 2008년 통계 시작 이래 최대치다.

물가에 대한 심리적 눈높이가 높아질수록, 경제주체들이 그에 맞춰 상품·서비스 가격과 임금 인상에 나서면서 한 단계 높아진 물가 수준이 떨어지지 않고 굳어질 우려가 있다.

무엇보다 한은이 빅스텝 금리인상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것은 한미간의 ‘역전’ 가능성 때문이다.

현재 한국(1.75%)과 미국(1.50∼1.75%)의 기준금리 격차는 0.00∼0.25%포인트인데, 13일 금통위가 0.25%포인트의 베이비스텝 금리인상을 하면 미국 연준이 7월 26~27일 열리는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0.50%포인트의 빅스텝만 밟아도 0.00∼0.25%포인트의 역전을 피할 수 없다.

더구나 연준이 자이언트 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 미국의 기준금리는 우리나라보다 0.25∼0.50%포인트나 높아지게 된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환율 상승)이 있다.

원화가 약세가 되면 가뜩이나 어려운 인플레이션에 수입 물가 상승이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환율에는 (한은의)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전망이 이미 반영된 것 같은데, 실제 인상 폭이 0.25%포인트에 그치면 환율은 더 올라가고 수입 물가가 높아져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가능성은 한은의 또 다른 고민거리다.

물가와 환율 관리에 초점을 맞춰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리면, 이자 부담이 급증하고 체감 경기도 나빠져 소비 등 실물 경기가 뚜렷하게 가라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은의 금리 포지션에 민감한 정부조차도 한은의 빅스텝 금리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수용하는 분위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12일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지속적인 금리 인상은 금년 하반기, 어쩌면 내년까지도 노동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견 한 총리의 발언은 한은의 금리인상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이나 사실은 금리인상을 불가피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 총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전날 발표된 6월 노동시장 동향을 인용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장의 6월 고용동향이 부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금리 인상 등 경제환경의 변화가 생길 경우를 대비하자는 주문이다.

한 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지속 가능한 고용회복을 위해서는 고용시장의 근본적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와 기획재정부 등을 향해 "민간 주도로 일자리를 창출하는 환경 조성에 더욱 힘써 주길 바란다"며 "이와 함께 어려운 민생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달라"고 당부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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