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중소형 OLED 점유율 급상승...韓, 1위 수성 걱정 없나

체크Focus / 최영준 기자 / 2023-06-20 15:01:01
세계 1위 삼성 1Q 점유율 50%대 추락…중국 20% 육박
中 BOE 등 저가공세...삼성 등 K디스플레이 지배력 약화
가격으론 승산없어...'양보다 질' 프리미엄 전략이 대안
▲삼성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를 주력 공급중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폰. 최근 중국 BOE가 중소형 OLED부문에서 약진하며 1위 삼성을 긴장시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글로벌 TV시장 1위 삼성전자는 최근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유기발광다이오드)패널을 탑재키로해 전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TV는 물론 OLED 세계 최강인 삼성이 최대 라이벌인 LG산 OLED패널 구매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의 이같은 결단은 두가지 배경을 깔고 있다. 하나는 QLED에 이어 구색맞추기로 OLED TV를 출시, 전체적인 프리미엄TV 라인업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선 LG패널을 사용하는게 보다 효율적이라 판단한 것이다. LG디스플레이는 현재 대형 OLED패널 시장 부동의 세계 1위다.


다른 하나는 TV용 대형 OLED패널을 LG제품으로 충당하는 대신에 삼성이 독보적인 시장 지배력을 보유한 중소형 OLED에 남는 역량을 쏟아붓기 위해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중소형 OLED의 '초격차'를 더욱 공고히하겠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삼성은 특히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전장, MR 등 중소형 IT기기 전부문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하며 방대한 중소형 OLED 자체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형 OLED 부문에 대한 캐파(공급능력)와 연구개발(R&D)투자를 대폭 확대할 계획이다.

 

■ 삼성 중소형OLED 집중화 전략의 최대 걸림돌 中 BOE

이러한 삼성의 전략 변화에 중국이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이 독주하던 OLED시장에서 중국 BOE가 복병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과 LG를 밀어내고 LCD(액정디스플레이)시장을 장악한 중국 BOE는 최근 특유의 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시장에서도 선두 삼성을 맹추격하고 있다.


BOE는 자타가 공인하는 중국의 간판이자 세계적인 디스플레이 전문기업이다. 아이러니하게도 BOE의 뿌리는 한국이다. BOE는 2000년대초반 하이닉스의 자회사인 LCD전문기업 하이디스를 인수한 이후 파죽지세의 성장을 통해 세계 LCD 시장을 석권했다. BOE의 오늘을 만든 게 한국이란 얘기다.


BOE는 첨단기술 분야의 세계 패권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최근엔 디스플레이 분야의 마지막 남은 공략 대상인 OLED부문에 모든 역량을 쏟아붓고 있다. LCD에 비해선 기술적 난이도가 높은 OLED이지만, BOE의 최근 발전속도는 예상 외로 빠르다는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BOE가 특히 주목하는 시장은 중소형 분야다. TV에 한정된 대형 OLED에 비해 중소형제품은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재편되는 추세여서 BOE의 입장에선 삼성 추격과 회사의 미래 명운을 걸린 문제다.


중소형 OLED 분야에서 BOE의 성장세는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다. 강력한 중국 내수를 바탕으로 2021년 4분기에 세계시장 점유율 10%에 진입한 BOE는 이후 약 1년간의 횡보를 거듭하다 지난 1분기엔 20%에 근접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덕분에 BOE는 LG디스플레이를 따돌리고 2위에 안착하며, 선두 삼성과의 격차를 크게 줄이는데 성공했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 1분기 중소형 OLED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매출은 46억7685만달러(약 6조원)로 여전히 부동의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작년 4분기보다 35.5% 감소했고 작년 1분기 대비로 는 6.7% 줄어든 것이다.


삼성의 매출이 줄어든 만큼 시장 점유율도 눈에띄게 감소했다. 작년 4분기 61.2%에 달했던 삼성의 점유율은 1분기엔 60%벽이 무너지며 54.7%로 추락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최근 미국에서 열린 SID디스플레이위크2023에서 선보인 롤러블OLED. <사진=삼성디스플레이제공>

 

■ BOE, 저가 무기로 세계시장점유율 13→19%로 급성장

삼성은 2020년 1분기까지만해도 중소형 OLED 시장 점유율이 80%가 넘는 그야말로 '넘사벽'이었다. BOE와 LG디스플레이의 추격이 본격화한 2021년 이후에도 줄곧 60%를 웃도는 점유유을 나타냈다. 그러나, 지난 1분기엔 사상 처음 점유율이 50%대로 떨어진 것이다.


반면 LG디스플레이와 시장 점유율 2~3위를 두고 엎치락 뒤치락하던 BOE의 점유율은 작년 4분기 13.9%에서 올 1분기 19.2%로 치솟았다. 점유율 17.4%로 횡보한 LG디스플레이를 1.8%포인트 차이로 제치고 세계 2위에 복귀한 것이다. 삼성과 BOE의 점유율 격차도 작년 4분기 47.3%에서 지난 1분기엔 35.5%포인트 차이로 좁혀졌다.


디스플레이 강국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해온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중국 BOE의 추격이 빨라지고 있는 이유는 강력한 중국 수요와 특유의 가격경쟁력에 힘입은 바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BOE의 OLED 공급가격은 삼성 등 국산 제품에 비해 최대 50% 이상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약 10달러에 공급하고 있는 리지드(휘어지지 않는) OLED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10달러대 후반에서 20달러대 초반에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 과거 한국산과는 괴리가 크다고 평가받던 BOE의 품질력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중국산 OLED패널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국산이 여전히 품질력이 우수하지만, 세트업체 입장에선 자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부 고급 제품을 제외하곤 가격 경쟁력이 높은 중국산 패널을 선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BOE의 기술력이 상당 수준에 올라왔다는 것은 애플이 간접적으로 증명해주고 있다, BOE는 이미 2년전부터 애플 아이폰용 OLED를 공급중이다. 현재 아이폰 모델 4가지 중 상위 모델에는 삼성 OLED가 주로 탑재되고 있으나 하위 모델엔 BOE 패널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심지어 아이폰 뿐만 아니라 삼성의 갤럭시M 등 일부 스마트폰 하위 모델에도 BOE의 OLED 패널이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월4일 충남 아산 삼성디스플레이를 방문, OLED 패널에 방명록을 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삼성, BOE와 격차 계속 줄 것...양보다 질에 집중해야

문제는 BOE와 삼성의 점유율 격차는 앞으로도 계속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과는 별도의 두터운 수요층을 형성한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은 기능보다 가격이 구매의 우선 고려 사항이다. 이 때문에 저가의 중국산 OLED를 찾는 수요자가 점차 늘 것으로 보인다.


BOE 등 중국업체들의 OLED캐파가 급증한 것도 주목할만한 변수다. 업계 전문가들에 따르면 중소형 OLED캐파 기준 국내업체들의 점유율은 2016년 80%에서 지난해 50%대 중반으로 감소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10% 미만에서 40%대로 치솟았다. 

 

이미 캐파면에선 한국과 대등한 수준에 도달했다는 의미이다. 막강 캐파를 바탕으로 중국업체들이 저가공세를 더욱 강화할 개연성이 높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삼성과 LG가 상대적으로 수율이 높다고 해도 궁극적으로 높은 원가구조를 감안하면 가격으로 중국업체를 이기는 것은 쉽지않을 것"이라며 "국내업체들이 양보다는 질에 집중, 출하량이 줄더라도 매출과 수익을 늘리는 소위 프리미엄 전략으로 중장기적 포지션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정책 지원 방향도 이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재조정이 이루어져야한다는 지적이다. 윤석열정부는 현재 시스템반도체, 전고체배터리 등과 OLED를 미래 국가기반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이와관련, "정부가 대대적인 국가산업단지를 조성, OLED설비투자를 통한 캐파 확대를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플렉시블OLED, XR용 OLED 등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에 대한 R&D와 인프라 확중 등에 보다 두텁게 지원하는 등 전략전술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호텔에서 접이식OLED, 온실리콘디스플레이, 친환경OLED, 무기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계, 학계, 정부가 힘을 합쳐 민관협의체를 발족,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 협의체는 정부가 지난 4월 발표한 '디스플레이·반도체·이차전지 등 3대 주력 기술 초격차 확보를 위한 R&D전략' 후속 조치로 출범한 것이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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