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개국 입맛 사로잡은 K라면… 글로벌 수출 2조 '승승장구'

체크Focus / 장연정 / 2023-11-20 15:01:22
1~10월 수출 7억8천만 달러 급성장…전년 대비 24% 늘어
9년 연속 최대 수출 행진…해외 생산 포함 시 2조 웃돌아
K팝·K드라마 등 K컬쳐 열풍 타고 'K푸드' 전성시대 견인
▲한국 라면 수출이 급증세를 타며 해외 공장을 통한 간접수출을 포함, 수출 2조시대를 활짝 열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알함브라 지역에 있는 코스트코에서 고객들이 신라면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농심 제공>

 

대한민국의 라면이 세계 시장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올 들어 라면 수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5년 이후 9년 연속 최대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초강세다. 라면의 인기에 편승, 다른 식음료와 주류까지 수출이 늘어나는 등 라면이 K푸드의 글로벌 인기를 견인하고 있는 모양새다.


K라면의 인기는 BTS, 블랙핑크, 스트레이키즈 등 K팝 월드스타들의 활약과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K콘텐츠의 인기 고조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저변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아시아, 북미, 유럽 등 동서양을 막론하고 K라면의 수출이 1천달러를 넘는 나라가 무려 128개국에 달한다. 

 

올해로 출시 60년을 맞은 '국민 간식' 라면이 전세계 128개국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수출효자'이자 K푸드 전성시대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 60년만 라면 역사상 수출 첫 1조 돌파...중국과 미국 1, 2위

올 들어 전반적인 수출 부진 속에서 라면 수출이 크게 늘어나며 순수 수출 1조원, 해외 생산 현지 판매분까지 포함하면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관세청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은 7억8525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7% 늘었다. 이에 따라 10개월 만에 작년 연간 수출액을 넘어섰다.


2015년부터 지속돼온 연속 사상 최대 수출 기록도 9년으로 늘어났다. 라면 수출은 2001년 1억 달러를 처음 돌파한 이래 11년 만인 2012년 2억 달러를 돌파하며 완만한 상승세를 보이다가 2015년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라면업계의 올해 실적이 고공 비행 중이다. 사진은 국내 대형마트의 라면 코너. <사진=연합뉴스 제공> 

 

물량 기준으로는 올 들어 10월까지 20만1363톤을 수출, 지난해 동기보다 13.9% 늘었다. 이는 지난해 수출량(21만5953톤)에는 못미치는 수준이지만 올해 남은 두 달 동안 역대 최대 기록 경신이 확실시된다.


10월까지 라면 수출액을 원화로 환산하면 약 1조130억 달러(원달러 환율 1290원 기준)이다. 라면 수출이 1조원을 돌파한 것은 한국 라면산업 60년 역사상 처음이다. 연말까지는 1조2000억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가 해외 공장에서 생산, 공급하는 간접 수출까지 고려하면 K라면의 총 수출액은 2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해외 공장에서 직접 생산해 판매하는 K라면의 총 글로벌 수출액은 2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국가별 수출액은 중국이 1억7445만 달러로 압도적인 1위다. 이어 미국(1억700만 달러), 일본(4866만 달러), 네덜란드(4864만 달러), 말레이시아(3967만 달러), 필리핀(3090만 달러), 호주(3016만 달러), 태국(3007만 달러), 영국(2980만 달러), 대만(2813만 달러) 순이다.


최근에는 한류 열풍이 불고 있는 중동 국가에서도 한국산 라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중동 국가 중 K라면 주요 수출국은 아랍에미리트(1224만 달러), 사우디아라비아(899만 달러)가 주도하고 있다.

◇ K콘텐츠 파워 힘입어 고공행진...업계 해외 생산 확대

이처럼 K라면이 전세계적인 인기를 모으며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팬데믹을 겪으며 한국산 라면이 간편한 한 끼 식사거리이자 비상식량으로 주목받은 데다, K콘텐츠의 파워에 편승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K팝 월드스타들의 라면을 즐기는 장면이 SNS 등을 통해 해외에 알려지며 상승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짜파구리'를 먹는 장면이 포함된 기생충이 2020년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 등 4관왕을 차지한 것이 K라면 인기상승의 기폭제가 됐다.


수출 호조로 라면업계의 실적도 올 들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선두 주자인 농심과 삼양식품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오뚜기도 87.6% 증가했다.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이 지난 9월14일 서울 종로구 익선동 누디트 익선에서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삼양라면 60주년 비전선포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라면 수출은 앞으로도 강한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한류 문화가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K팝, K콘텐츠, K뷰티 등에 이어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이에 따라 해외 생산을 강화하며, 늘어나는 수요에 탄력 대응에 나서고 있다. 농심은 이미 미국과 중국 공장에서 라면을 대량 생산 중이며, 팔도는 러시아에 공장을 두고 있다.


세계 각국 소비자들의 다양한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한 라면업체들의 새로운 맛경쟁과 신상품 개발 열기도 뜨겁다. 짜파구리, 불닭볶음면 시리즈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라면 자체가 간편하게 요리할 수 있는 있는 인스턴트식품인 데다, 한국 라면 특유의 감칠맛과 깊은맛의 조화 등 장점이 많다"며 "라면 종주국 일본이 따라오고 있지만, K콘텐츠 인기에 힘입어 앞으로도 계속 수출이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장연정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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