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동빈의 ‘인적쇄신’…본부 총괄 해체·계열사 중심 전환 “독립 경영” 강화

산업 / 김은선 기자 / 2025-11-26 15:01:09
26일, 부회장 4명 전원 퇴진 및 CEO 20명 교체 등 고강도 인적쇄신 단행
HQ 폐지와 대규모 리더십 교체로 회장 거취 재정립 가능성 부상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비상 경영 상태인 ‘롯데그룹’이 고강도의 ‘2026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부회장 전원 및 CEO 20명이 교체되는 등 그룹 상층부를 중심으로 인적 쇄신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롯데가 26일 36개 계열사 이사회를 통해 기존 HQ(Headquarter·헤드쿼터) 체제를 전면 폐지하고, 계열사 중심의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대대적인 쇄신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롯데는 유통·식품·화학 등 사업군별로 HQ 조직을 두고 전략·투자·기획 기능을 묶어 일원화하는 중앙집중식 운영 체계를 유지해왔다. 

 

HQ 체제는 그룹 내에 하나의 ‘본부’를 세워 여러 계열사를 묶어 관리하는 구조로, 부회장이 각 사업군을 총괄하는 방식이 핵심이었다. 하지만 이번 조직개편에 따라 모든 HQ가 일괄 해체됨으로써 각 계열사 단위로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하게 됐다.

 

비상경영 기조 아래 실행력을 최우선 가치로 둔 인사·조직 개편이라는 점에서 신동빈 회장이 향후 어떤 중장기 리더십 방향을 제시할지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롯데지주(주) 대표이사 사장 노준형/사진=롯데지주

 

◆ 신동빈 리더십의 변곡점… 부회장단 용퇴로 드러난 흐름

이번 인사에서 부회장단 4명 전원이 물러나고 CEO 20명이 교체되는 등 그룹 상층부가 대대적으로 재편됐다.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신 회장이 기존 지배구조와 의사결정 체계 전반을 재점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회장의 역할 축소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이유는 ‘의사결정 권한 분산’이라는 방향성이 뚜렷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HQ 폐지는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이사회 중심 자율경영이 강화되면서 회장 직속 컨트롤타워 역할은 비중이 줄어든다. 이는 전략·대외 기능 중심의 슬림한 지배구조를 향한 신호로 평가된다. 화학군은 HQ를 PSO(Portfolio Strategy Office)로 전환해 최소 조정 기능만 유지하며, 이는 전체 그룹 구조가 중앙집중식에서 분산형 모델로 이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책임경영 체계가 강화될수록 회장이 직접 조정해야 할 사안이 줄어든다. 재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두고 “신 회장이 자신의 역할을 어떤 방식으로 재정립할지 본격적 고민에 들어갔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HQ 폐지는 상징성과 실질성을 동시에 가진 조치여서 향후 회장 직무의 범위가 전략 중심으로 축소될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 롯데지주(주) 대표이사 사장 고정욱/사진=롯데지주


◆ 주요 계열사 리더십 교체… 혁신 인재 전면 배치

이번 인사에서는 그룹 구조전환과 직결된 핵심 승진·보직 이동 인물들이 대거 부상했다. 우선 고정욱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과 노준형 경영혁신실장은 각각 재무와 경영관리 역량을 인정받아 롯데지주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최영준 롯데지주 재무2팀장은 재무혁신실장을 맡으며 지주 내 재무 체계를 재정비하는 중책을 맡았다. 황민재 롯데케미칼 첨단소재 대표는 경영혁신실장으로 이동해 그룹 포트폴리오 전환을 총괄하게 됐다.

박두환 롯데지주 HR혁신실장은 직무 기반 HR제도 안착과 생산성 제고 성과를 인정받아 사장으로 승진했다. 차우철 롯데GRS 대표는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개선 공로로 사장으로 승진하며 롯데마트·슈퍼 대표에 내정됐다. 정현석 롯데백화점 아울렛본부장은 부사장으로 발탁 승진하며 롯데백화점 대표에 오르게 됐고, 이는 백화점 역사상 최연소 대표 기록이다.

서정호 롯데웰푸드 혁신추진단장은 롯데웰푸드 대표로 선임돼 비즈니스 트랜스포메이션을 이어간다. 오일근 롯데건설 부사장은 부동산 개발 전문성과 재무 안정화 역량을 인정받아 롯데건설 대표로 승진했다. 추대식 롯데e커머스 전무는 조직 재정비와 턴어라운드 전략 성과를 기반으로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와 함께 오너 3세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바이오사업 공동대표와 전략컨트롤 조직의 핵심 역할을 겸하며 그룹 미래사업 전환을 이끄는 중심축으로 평가되고 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2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3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4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