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도 가파른 하락세, 올해·내년 전망치 2%대로
노동·자본 생산성 향상과 노동·교육·연금 구조조정 시급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기대치가 갈수록 낮아져 걱정이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을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1%대 그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OECD가 한국의 성장 잠재력을 2%도 안 되게 전망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특히 내년에는 미국의 1.9%보다도 낮은 1,7%로 예상했다. 뿐만 아니다. 그동안 한국에 비해 뒤쳐졌던 영국, 이탈리아 등 주요국들의 잠재성장률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위기감을 갖게 한다.
가뜩이나 경제성장률도 뒷걸음치고 있는 상황에서 성장 잠재력 마저 위축될 경우 저성장의 늪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겨우 선진국 대열에 들어선 한국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해는 1.4%로 뒀지만 내년은 2.2%로 하향 조정했다.
잠재성장률 전망치 하락에는 고령화·저출산 등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지적되지만 구조적인 혁신 부재도 무시할 수 없는 배경으로 등장한다.
이런 데다 미국과 중국 간 공급망 패권 경쟁 심화로 자유무역체계 질서가 와해될 경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4% 가까이 감소할 것이라는 IMF 지적은 불안감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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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계속 위축되는 가운데 잠재성장률마저 하락 속도 가팔라 우려를 낳는다.<사진=연합뉴스> |
◆경제성장률 하락에 잠재 성장력마저 위축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코로나 19 사태가 본격화된 2020년(-0.7%)을 제외하고는 2011년 이후 작년까지 줄곳 2~3%대를 유지했다. 그러다 올해 1.4%에 이어 내년에도 1%대 저성장에 머물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행과 국내외 기관들의 공통된 견해다.
이런 와중에 잠재성장률 하락 속도가 더 가팔라져 걱정이다. 한은에 따르면 2001년 이후 연평균 잠재성장률(추정치)은 2001~2005년 5~5.2%이던 것이 2006~2010년에는 4.1~4.2%로 줄었다. 이어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로 연속 하락했다.
또 2019~2020년 2.5~2.6%에서 최근에는 2.2%로 낮춰졌고. 올해와 내년에는 2.0%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성장 잠재력 하락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대세로 잡리잡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봐야 한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 등 생산요소를 을 최대한 투입해 물가를 자극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의미한다.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을 보여주는 지표인데, 우리 경제 성장력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팔라지는 잠재성장률 하락 원인은
우리 경제의 잠재 성장력 하락은 무엇보다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인구감소 탓이 크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반면 고령화 진행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다.
저출산에 따른 생산가능인구가 빠르게 줄고 있는 가운데 청·장년층 고용률 하락은 성장 동력 힘을 잃게 한다. 올들어 9월까지 청년층 취업자는 11개월, 40대 취업자는 15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에 덧대 학교를 졸업하고 3년 이상 취업하지 않은 니트족 청년 수가 22만여명(5월 기준)에 이른다.
결국 경제 활력이 그만큼 둔화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난제를 고스란히 안고 있는 처지에 놓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그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낮은 것은 경기 침체기에 해당한다”며 “내년 성장률 전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인해 한국 경제 전망도 그만큼 어두워지고 있음을 말해 준다.
◆구조 개혁 없으면 저성장 고착화 불가피
성장 잠재력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구조적 혁신이 뒤따라야 한다. 이창용 총재가 얼마전 모로코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놓은 저성장 탈출 해법도 구조 개혁이다. “여성과 해외 노동자를 활용하는 등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하면 성장률을 2% 이상 올릴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런 맥락인 셈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여성 고용룰률은 이전보다 큰 폭 상승했지만, 남녀 격차는 여전히 크다. 이는 OECD 회원 38개국 중 8번째를 차지하고 있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제 나온 OECD 기준 고용률 통계를 보면 한국의 올해 2분기 고용률은 남성 76.92%, 여성 61.36%로 15.56%포인트 차이가 난다.
또 정부는 중소기업 현장의 인력난 해소를 위해 고용허가제 쿼터를 늘려 외국인 노동자들을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산업 현장에서는 여전히 숙련된 기능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특히 노동시장 경직성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어렵게 한다. 지금의 청년 실업 문제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산업 현장에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청년층 실업은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잠재 성장력 향상을 위한 또다른 방안은 노동력 외에 ·자본 생산성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투자를 늘리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전한 기업 활동의 발목을 잡는 규제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부진 늪에 놓인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노동·교육·연금 구조조정과 제도 개혁이 시급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물론 이들 구조개혁 문제는 이해당사자 간 갈등이 야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마냥 미뤄둘 수는 없는 절체절명의 과제다. 정치·사회적 합의를 통해 신속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한국 경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토요경제/ 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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