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월 CPI '인플레 정점론' 퇴조...연준 더 강력한 수단
인플레 통제 연준 책임론 거세...."모두 현금으로 도망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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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B등 기관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관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6월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는 것을 금융 시장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며 패닉(공황)에 빠져들고 있다.
연준의 금리 인상 행보에 바로미터인 지난주 발표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8.6% 올라 4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연준의 금리 인상(긴축)의 최대 목표인 인플레이션 억제가 지난달 0.50%P의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빅스텝보다 더욱 강력한 수단을 쓸 것이라는 추론이 대세가 된 것이다.
연준이 이미 6,7월 두 차례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두 차례 0.5% 포인트 연속 금리인상 계획을 시사한 만큼 이보다 더 강력한 0.75%의 금리 인상을 할 것이라는 것이 주요 투자은행(IB)들의 예상이다.
인플레 관련 조사에 영향력이 큰 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조사에서는 향후 5∼10년 기대인플레이션이 3.3%로 나와 연준이 다소 완화된 형태의 긴축을 취할 것이라는 ‘인플레이션 정점론’이 급속히 힘을 잃었다.
5월 CPI가 나오기 전만 해도 연준이 이달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였지만, 이제 시장에서는 0.75%포인트 인상을 뛰어넘어 1%포인트 인상까지 예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연준은 현지시간 15일 오후 2시(한국시간 16일 오전 3시) 6월 FOMC를 마치고 금리 인상 폭을 발표하고, 제롬 파월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경제 전망과 정책 방향에 대해 밝힌다.
5월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기는 아니었다. 0.5%포인트 인상은 22년 만에 최대 폭이었지만 시장은 당시 이를 예상치에 부합하는 것으로 받아들였고, 75bp(0.75%포인트) 인상은 적극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는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완화된 통화긴축) 입장으로 해석하고 안도했다.
하지만 이번 FOMC 회의를 앞두고 연이어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로 시장에서는 0.75%포인트 인상 전망이 급격히 힘을 얻는 상황이다.
JP모건체이스·골드만삭스·바클리스·노무라홀딩스 등 주요 투자은행(IB)들은 기대 인플레이션을 이유로 0.75%포인트 인상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반면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는 여전히 0.50%포인트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다.
투자은행들만큼 연준도 고민이다. 당장 5월 CPI 발표 후 다우와 나스닥, S&P지수 등 뉴욕 증시의 반응이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일컬을 만큼 격렬했던 데다 주말을 지나 월요일, 화요일 장에서도 반등 없이 낙폭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인 로버트 덴트는 "시장이 연준에 더 신속하게 움직일 기회를 주고 있다"며 사실상 자이언트 스텝이나 그보다 더욱 강력한 금리 인상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금리인상에 대해 시장 상황에 따라 "겸손하고 민첩하게"(humble and nimble) 움직이겠다는 기조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0.75%포인트 인상은 연준의 입장이 변한 것인 만큼 이에 따른 시장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2013년 연준의 자산매입 축소(테이퍼링) 예고에 세계 금융시장이 동요한 '테이퍼 텐트럼'(긴축 발작)이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다.
이런 가운데 인플레이션 통제 능력을 상실한 연준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워싱턴포스트(WP)는 연준이 인플레이션에 너무 오랫동안 대응하지 않는 실수를 범했다면서, 최근의 주가 하락과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연준의 오판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로 심해진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이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플레이션을 '일시적'이라 평가하는 등 오판한 이유와 관련,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노동시장 회복 둔화를 피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 초기 돈 풀기에 나서며 고용 시장 안정에 집중함에 따라 인플레이션에 신속히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었고, 미국 노동자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일자리로 복귀했지만 통계 지표에 반영되는 데 시간이 걸렸다는 것이다.
또 유가 상승 등 공급 측 충격에 대한 고려가 부족했다고 WP는 지적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22∼23일 의회 증언에 나설 예정이며, 이번 FOMC 이후에도 물가가 진정되지 않으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상승에 따른 지지율 하락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 의원들의 질문 공세에 대응해야 한다.
IB등 기관투자자들은 연준의 금리 인상 발표를 앞두고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고 관망하고 있다.
최근 수학·통계 기반 투자모델을 쓰는 퀀트 투자자들은 주식과 위험자산 비중을 줄이고 있고, 헤지펀드들도 신속히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
시장의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지는 가운데 한 투자자는 "인플레이션이 통제되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해 모두 현금으로 도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조은미 기자 ysce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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