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세 뚜렷한 반도체와 삼성 실적 반등의 ‘쌍끌이’ 기대
|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이 17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센터를 무대로 열린 '갤럭시 언팩 2024'에서 S24시리즈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17일(현지시간) 공개한 ‘갤럭시S24 시리즈(이하 S24)’는 한마디로 인공지능(AI)으로 중무장한 사실상의 세계 첫 AI폰이다.
삼성은 ‘외관상 특별히 달라진 게 없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디자인의 혁신을 포기하는 대신에 삼성이 강점을 갖고 있는 온디바이스AI 기술과 노하우를 십분 활용했다.
챗GPT가 촉발시킨 AI열풍으로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사용 환경과 기능의 대변화에 대한 니즈에 주목, AI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고 할만하다.
삼성 입장에서는 그만큼 AI를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이슈몰이를 통해 S24를 반드시 빅히트시켜야 하는 절박하면서도 매우 중요한 몇 가지 이유가 있다.
◆AI폰 시장 선점… 애플과 격차 좁힐 절호의 찬스
우선 S24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시장 지배력 강화와 향후 대세로 떠오를 AI폰 시장의 헤게모니를 좌우할 결정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AI폰이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이 매우 높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생성형 AI열풍으로 전세계 이용자들은 AI문화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 최대 라이벌인 애플이나 최대 시장인 중국 1위 화웨이에 앞서 AI이슈를 선점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삼성 S24에게 엄청난 기회가 될 수 있다.
게다가 애플이 AI를 탑재한 아이폰을 내놓기 까지는 8개월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화웨이 역시 ‘메이트60’으로 중국 프리미엄시장에서 돌풍을 몰고 있지만, 온디바이스AI를 이용한 AI폰을 내놓을만한 기술력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S24가 만약 AI폰 바람을 태풍으로 바꾸며 전작(S23)을 크게 뛰어넘는 흥행에 성공한다면, 애플이 장악한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시장 트렌드 변화도 삼성에 유리해 보인다. 스마트폰 수요가 전반적으로 위축돼 있지만, 프리미엄 시장은 성장세가 뚜렷하다. 삼성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라이벌 애플과의 격차를 좁힐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는 얘기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지난해에 전체 스마트폰 시장은 줄었지만, 600달러 이상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규모는 전년 대미 6% 가량 성장했다. 워낙 고가이다보니 매출액 기준으로는 전체 시장의 60%를 차지한다.
| ▲갤럭시 언팩 2024(Galaxy Unpacked 2024) 행사장에 들어가기 위해 글로벌 미디어와 파트너 관계자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사진=삼성전자제공> |
◆중저가폰까지 AI확산, 출하량 재역전 가능성
삼성의 S24 공개로 또 한가지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은 삼성이 자체 개발한 온디바이스AI를 바탕으로 향후 독자적인 플랫폼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을 갖췄다는 부분이다.
온디바이스AI는 기기 자체에서 별도 인터넷 연결없이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가능한 일종의 서버 역할을 하는 기술이다.
삼성으로선 과거처럼 단말기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애플이나 구글처럼 온디바이스AI를 기반으로 서비스영역까지 넘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삼성은 특히 이번 S24에 최상급 울트라를 제외한 나머지 모델에 자체 개발, 자체 생산하는 차세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 2400’를 처음 탑재하며 갤럭시 독자 생태계 구축에 공을 들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핵심 반도체다.
삼성이 지난해 13년 만에 처음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세계 1위 자리를 애플에 빼앗긴 것을 되찾아오는 데도 S24의 흥행이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삼성은 그간 프리미엄 부문에서 강점을 보인 애플에 매출액 측면에서는 크게 밀렸지만, 출하량 기준으론 세계 1위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삼성이 경기침체 여파로 판매량이 줄어든 반면, 애플이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며 판매량이 소폭 늘어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은 2억3460만대를 출하하며 20.1%의 점유율로 사상 처음 세계 1위에 올랐다. 삼성은 2억2660만대를 출하하며 19.4% 점유율로 2위로 내려앉았다.
애플과 삼성의 출하량 격차는 800만대에 불과하다. 삼성으로선 S24가 선전한다면 충분히 역전 가능한 상황이다.
S24가 AI폰 시대를 활짝 연다면 삼성이 상대적으로 강점을 지닌 중저가폰 등 다른 모델까지 AI바람이 전이되며 판매량이 동반 상승할 것이 뻔하다.
|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갤럭시 S24 시리즈가 언박싱 행사장에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
◆S24, 1분기 이후 삼성 실적 반등의 중요한 키
관련 업계에서는 “삼성이 S24에 이어 갤럭시A시리즈를 비롯해 삼성의 중저가폰과 여름에 나올 폴더블폰 차기작에도 온디바이스AI가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AI열풍의 확산으로 삼성이 적어도 출하량만큼은 1위에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향후 AI폰 시장전망도 매우 밝은 게 이를 뒷받침한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AI폰 출하량은 2023년 4700만대에서 2027년 5억2200만대로 급증할 전망이다. AI폰의 점유율도 4%에서 40%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S24의 흥행여부는 삼성의 1분기 이후 실적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삼성은 4분기에 67조원의 매출에 영업이익 2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예상치에 다소 못미치는 성적표다. 특히 스마트폰을 포함한 MX사업부의 부진에 눈에 띄었다.
이런 점에서 세계 첫 AI폰이란 타이틀을 내건 S24의 출시는 올해 삼성의 실적 반등에 중요한 키 역할을 맡을 것이 자명하다.
본격적인 회복기에 접어든 반도체와 함께 S24를 필두로한 AI폰이 앞으로 삼성 실적의 급반등을 견인하는 ‘쌍끌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AI폰시장 주도권 장악과 자체 실적 반등이란 두마리 토끼를 노리는 S24는 오는 31일부터 국내를 포함,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이에 앞서 국내에서 19일부터 시작하는 사전 판매에서 S24 흥행성의 1차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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