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시행1년, 산재 사망자는 오히려 5.6% 증가

산업 / 박미숙 / 2023-03-02 14:04:30
건설업 · 49인 이하 사업장 · 50세 이상 일 경우…산재 위험 가장 높아
노동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TF팀 발족…종합적인 개선 방안 마련 예정
▲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4.16연대 강당에서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 및 생명ㆍ안전 위기에 대한 산재ㆍ재난 유가족 및 피해자, 종교ㆍ인권ㆍ시민사회단체 공동기자회견이 열린 모습. <연합뉴스 >

 

지난해 1월부터 중대재해 처벌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산업 재해 사고 사망자는 되레 늘었다는 통계가 나왔다.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된 중대재해처벌법이 사고 예방보다 형사적 처벌을 피하는데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부가 2일 발표한 '2022년 산업재해 유족급여 승인 기준 사고사망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산재 사고 사망자는 874명으로 2021년(828명)보다 4695.6%)명 늘었다.

특히 중대재해 처벌법을 적용받는 50억원 이상 건설업 사망자도 116명으로 전년 대비 3명 증가했다. 

 

근로복지공단이 1년간 유족급여 승인 건수를 집계한 결과 산재 사고 사망자는 2018년 971명, 2019년 855명, 2020년 882명, 2021년 828명 등 감소하다가 지난해 반등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눈앞에 둔 작년 1월 안경덕 당시 노동부 장관은 2021년 산재 사망자가 828명으로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을 계기로 올해 산업재해 사망자는 700명대 초반으로 줄지 않을까 전망한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노동 당국의 기대와는 달리 사망자가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다만 근로자 1만명 당 산재 사고 사망자 수를 뜻하는 사망 만인율은 지난해 0.43으로 전년과 같았다. 사망자 수가 늘었는데도 만인율이 동일한 것은 산재보험 적용 범위 확대로 모수에 해당하는 근로자 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874명을 업종별로 살펴보면 건설업이 402명으로 가장 많고 제조업 184명, 서비스업 150명, 운수·창고·통신업 104명이 뒤를 이었다. 

재해유형별로는 떨어짐 322명, 부딪힘 92명, 끼임 90명, 사업장 외 교통사고 77명, 물체에 맞음 57명 등이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근로자 5∼49인 사업장에서 365명이 사망해 가장 많았고, 5인 미만 342명, 50∼299인 120명, 300인 이상 47명이다.

사망자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60세 이상이 380명으로 가장 많고, 50∼59세 259명, 40∼49세 134명, 30∼39세 66명, 30세 미만 35명이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 사고 사망자는 63명으로 전년보다 27명 증가했다. 특고는 회사와 독립사업자로서 계약을 맺어 근로 제공 방법이나 시간 등을 본인이 결정할 수 있는 근로자로 택배기사, 배달종사자, 골프장 캐디, 보험설계사 등이 해당된다.

산재보험에 가입한 특고 종사자가 늘어남에 따라 통계에 잡히는 사망자도 증가했다.

이정식 노동부 장관은 "정체된 사고사망 만인율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려면 그간의 처벌과 규제 중심의 정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위험성 평가를 중심으로 노사가 함께 위험요인을 찾는 '자기규율 예방체계'가 모든 사업장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부는 작년 11월 산업재해를 줄이기 위한 정책 방향을 사후 규제·처벌 중심에서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통한 사전 예방 위주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4위(0.43)인 사망사고 만인율을 2026년까지 OECD 평균(0.29)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것이 정부 계획이다.

노동부는 올해 들어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태스크포스(TF)도 발족했다. TF는 오는 6월까지 중대재해처벌법 개선 방안을 논의한다. 이 법의 추진 현황과 한계·특성 등을 진단해 종합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토요경제 / 박미숙 기자 toy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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