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는 CATL·비야디 쌍포 초강세...韓배터리3사 갈수록 위축
中 강력한 내수기반 앞세워 시장 장악...K배터리의 미래 불안
| ▲ 중국 비야디가 테슬라를 따돌리고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독주채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사진은 비야디의 중국 시안 신에너지차 생산공장. <사진=연합뉴스> |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2차전지)업체들이 미국의 집중 견제와 제재를 뚫고 쾌속질주를 거듭하며 세계시장을 완전 장악할 태세다. 중국의 위세에 눌려 K전기차와 K배터리는 시장지배력이 갈수록 약화되는 등 불안한 행보를 이어지고 있다.
올들어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들이 세계 시장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리며 독주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업체들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업체에 비해 저조한 성장률로 시장점유율이 낮아지는 추세다.
마치 한국이 보폭을 넓히며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지만, 뛰어가는 중국과의 거리는 갈수록 벌어지는 듯한 흐름이다. 반도체의 총체적 부진 속에서 새로운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한 K전기차와 K배터리의 미래에 '중국'이란 강력한 위협 요인과 맞닥뜨려진 듯한 양상이다.
글로벌 전기차와 배터리 수요 증가에 맞춰 광폭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중국의 전기차와 배터리업체들이 올 상반기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욱 끌어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기차 및 배터리 업체들도 성장세를 유지했지만, 늘어나는 수요를 중국업체들이 대부분 흡수한 탓에 오히려 세계 시장점유율은 뒷걸음질 친 것으로 집계됐다.
■ 비야디, 테슬라 따돌리고 전기차 세계 1위 질주
올해 상반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가 40%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중국 비야디(BYD)의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미국 전기차의 상징 테슬라를 따돌리고 독주체제를 공고히 했다.
4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상반기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B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포함)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1.7% 늘어난 616만1천 대로 집계됐다.
업체별로는 중국의 비야디가 독보적인 1위를 차지했다. 비야디는 총 128만7천 대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00.1% 성장했다. 시장 점유율도 처음으로 20%벽(20.9%)마저 허물었다.
테슬라는 공격적인 가격 인하 정책과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혜택에 힘입어 57.4% 늘어난 88만9천 대의 판매량으로 2위에 올랐다. 하지만 선두 비야디와는 39만8천 대의 차이를 보였다. 테슬라의 점유율은 지난해 13.0%에서 14.4%로 소폭 상승했지만, 비야디가 더 크게 성장, 양 사의 점유율 격차는 1.8%포인트에서 6.5%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비야디와 테슬라의 격차는 앞으로 더욱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지난달 비야디의 판매량이 테슬라의 무려 3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4일 중국 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7월 신에너지 승용차(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판매량은 64만7천 대로 작년 동월보다 33% 증가한 가운데 비야디가 26만2161대로 역대 최고 판매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비야디의 중국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 40%를 넘어선 것이다.
| ▲ 연간 누적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 <자료=SNE리서치> |
■ 현대차그룹, 소픅 판매 증가에도 7위로 두 계단 밀려나
반면 테슬라의 7월 중국 판매는 6만4285대로 작년 동월 대비 128% 급증했으나 전월대비로는 31.4% 감소했다. 이에 따라 비야디와 테슬라와 월간 판매 격차는 3배 이상으로 벌어져 세계 시장 점유율 격차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야디의 폭풍 성장으로 인해 대한민국 간판기업 현대차그룹의 점유율은 작년 상반기 5.8%에서 올 상반기엔 4.3%로 1.7%포인트 가량 축소됐다. 상반기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를 합친 판매량은 26만6천 대로 전년 동기(25만3천 대)에 비해 소폭 증가했지만, 경쟁업체들의 성장세를 따라가지 못해 점유율을 내준 것이다.
점유율의 하락은 곧 순위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 랭킹 5위였던 현대차그룹은 상반기엔 미국 스텔란티스 등에 역전을 허용하며 7위로 두계단 하락했다.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톱10 전기차업체 중 유일하게 한 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때문이다.
SNE리서치는 "올해 2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현대차그룹은 코나일렉트릭과 EV9의 판매 개시, 아이오닉6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전기차 시장에서 역대 최대 실적 경신 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업체들이 현대차 판매증가율을 압도하는 판매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현대차의 시장점유율 상승엔 한계가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도 그럴 것이 지역별 상반기 전기차 판매량을 봐도 중국이 357만1천대의 무려 58.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의 중국시장 점유율이 극히 미미하다. 중국에 이어 유럽(144만7천대·23.5%), 북미(75만8천대·12.3%) 등의 순이다. 다만 북미는 성장률 면에선 53.2%로 중국(42.7%), 유럽(26.4%)을 압도한다.
K전기차의 글로벌시장 지배력이 떨어진 것과 마찬가지로 전기차의 핵심 중의 핵심부품인 배터리의 상황도 비슷하다. 상반기 글로벌 전기차의 배터리 사용량은 크게 늘었지만,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 ▲ 2023년 1~6월 전세계 등록 전기차의 배터리 총사용량. <자료=SNE리서치> |
■ 中배터리업체 약진에 K배터리 3사 점유율 2.2%p 하락
중국 배터리업체의 약진이 두드러진 것도 전기차 시장 상황과 흡사하다. 나름대로 판매량이 적지않이 늘어났지만, 중국업체들이 더 크게 늘어난 탓에 점유율을 내준 것도 전기차와 비슷한 양상이다.
SNE리서치의 3일 발표자료에 따르면 올 1∼6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총사용량은 약 304.3기가와트시(GWh)다. 전년 동기 대비 50.1% 성장한 것이다.
업체별로는 중국 간판 배터리업체 CATL이 작년 동기 대비 56.2%의 높은 성장률을 재현하며 시장점유율을 36.8%로 끌어올렸다. CATL은 세계 배터리 공급사 중 유일하게 3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글로벌 1위를 확고히했다. CATL의 점유율은 2위와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보이고 있다.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을 모두 합쳐도 CATL에 13%포인트 가량 못미친다.
K배터리의 불안한 미래를 더욱 심화시키는 것은 비야디의 가파른 성장세다. 전기차 부문 세계1위로 우뚝선 비야디는 강력한 자체 수요를 바탕으로 배터리 부문에서도 초강세를 보이며 K배터리의 간판 LG에너지솔루션을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비야디는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무려 102.4%에 달한다. 글로벌 톱10 배터리업체중 세자릿수 성장률을 보인 업체는 비야디와 중국 EVE뿐이다. 광폭 성장에 힘입어 비야디의 시장점유율은 15.7%까지 수직 상승했다. 전년 동기대비 점유율 상승폭이 4.1%포인트에 달한다.
CATL과 비야디의 고성장에 밀려 K배터리 3사의 점유율은 소폭 하락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전년 동기 대비 50%가 넘는 성장률을 내며 14.5%의 점유율을 유지했지만, 순위는 3위로 미끄러졌고 SK온과 삼성SDI는 점유율이 각각 1.6%, 0.7% 떨어졌다. 순위도 SK온만 5위를 유지했을 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1계단 떨어졌다.이에 따라 국내 3사의 합산 점유율도 23.9%로 지난해 동기 대비 2.2%포인트 하락했다.
| ▲ 중국 전기차업체들의 대공세 속에 현대차그룹의 글로벌시장 점유율이 하락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달 13일(현지시간) 아이오닉5N 월드프리미어가 열리는 영국 굿우드페스티벌오브스피드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현대차그룹> |
■ 중국과 양적 경쟁 승산 없어...프리미엄 전략이 대안
이처럼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업체들이 독보적인 가격경쟁력을 근간으로 한 초강세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중국이 세계 최대의 내수 기반과 광물-소재-배터리-전기차로 이어지는 강력한 밸류체인을 바탕으로 전기차와 배터리산업의 강력한 글로벌 시장지배력이 흔들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집중 견제도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국가들이 미국의 자국중심의 정책에 대응, 중국 배터리업체에 러브콜을 보내는데다가 중국 전기차업계가 유럽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의 초고석 성장과 시장지배력 강화에 밀려 미래가 불투명한 K전기차와 K배터리의 글로벌 전략을 새롭게 짜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국내업체들이 IRA를 지나치게 의식, 미국 중심의 투자와 북미 위주의 시장 공략에 초점을 맞춘 전략의 수정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이런 점에서 중국 배터리업체들이 미국 IRA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한국업체들과 협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만한 일이다. SNE리서치는 이와관련, "중국의 우회 전략에 미국 정부가 규제 강화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한국 업체들의 유동적인 사업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적 경쟁에서 중국을 따라잡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만큼, 질적인 경쟁으로 전환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아이오닉5N과 같이 중국이 쉽게 따라올 수 없는 첨단 기술과 신소재 기술을 동원한 고성능과 품질력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전후방 산업 네트워크가 강력한 중국과 양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승산이 없다"며 "스마트폰, 가전, 조선 등 다른 업종과 마찬가지로 중국에 앞선 기술을 바탕으로한 고부가 품목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토요경제人] "지역 살리고, 소비 돕고"...NH농협카드 이민경 사장 전략 '결국' 통했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0722/p1065597998198081_664_h.p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