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나무, KYC 공공정보 기반 확보…거래소 경쟁 '준법'으로

IT·플랫폼 / 김지영 기자 / 2026-09-08 13:36:57
업비트 운영사 첫 행정정보 공동이용 지정…고객확인 활용 준비
8월20일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심사 강화…트래블룰 확대는 6개월 뒤
▲ [두나무]

 

가상자산거래소의 경쟁 기준이 거래량과 수수료에서 고객확인과 내부통제 등 준법 인프라로 넓어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지난달부터 가상자산사업자의 대주주와 재무·사회적 신용에 대한 신고심사를 강화한 가운데 두나무는 업계 처음으로 정부 행정정보를 고객확인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규제 비용이 커지는 시장에서 기존 전산·준법 투자가 실제 운영 경쟁력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8일 금융위원회와 두나무 등에 따르면 개정 특정금융정보법에 따른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강화는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됐다. 신고심사 대상 대주주의 범위를 넓히고 사업자와 대표자·임원·대주주에 대한 재무건전성·사회적 신용 요건을 구체화했다. 가상자산사업자는 원칙적으로 부채비율 200% 이하 등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기존 사업자에게 모든 새 기준이 즉시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기존 가상자산사업자의 부채비율과 조직·인력, 전산설비, 내부통제체계 관련 요건에는 1년의 적용 유예기간을 뒀다. 업비트 등 기존 거래소에는 시스템을 보완할 시간이 남아 있다.

두나무는 이 과정에서 고객확인 인프라를 먼저 손보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달 중순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운영사 가운데 처음으로 행정안전부의 ‘행정정보 공동이용 대상기관’에 지정됐다. 행안부는 지난 5월 현장실사를 거쳐 적합성을 검토했다.

행정정보 공동이용은 이용자가 각종 증빙서류를 직접 제출하는 대신 승인된 기관이 필요한 정보를 정부 전산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두나무는 이를 업비트 고객확인(KYC)에 활용할 계획이다. 현재는 실제 전면 적용 단계가 아니라 관련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KYC는 거래소가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해 명의도용과 자금세탁 위험을 줄이는 절차다. 가상자산 규제가 금융권 수준의 자금세탁방지 체계를 요구하는 방향으로 강화될수록 정보의 정확성과 처리 효율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규제 범위는 더 넓어진다.

금융위는 신고 사업자 간 가상자산 이전에 적용하던 트래블룰의 100만원 기준을 없애 전체 거래로 확대하고, 해외 거래소와 개인지갑 거래에도 위험도에 따른 관리 의무를 부과하기로 했다. 고객의 특성과 거래 형태, 이용 상품의 위험도를 고려해 강화된 고객확인이 필요한지도 판단하도록 규정을 구체화했다.

이 부분은 아직 시행 전이다. 금융위는 신고제 강화와 퇴직자 제재 관련 규정은 8월20일부터 적용했지만 트래블룰 확대와 고객확인 관련 개정사항 등은 공포 후 6개월이 지난 뒤 시행한다고 밝혔다.

두나무의 행정정보 공동이용 지정은 이런 규제 변화와 맞물린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제출해야 할 서류를 줄일 수 있고, 사업자 입장에서는 승인된 공공정보를 활용해 고객정보를 확인하는 절차를 전산화할 여지가 생긴다.

다만 대상기관 지정만으로 규제 대응력이 자동으로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KYC에 어떤 정보를 어느 범위까지 적용할지, 개인정보 접근권한과 보안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별도의 준비가 필요하다. 두나무 역시 관련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밝히고 있다.

준법체계도 넓히고 있다. 두나무는 지난 3일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 강화 선포식을 열고 부당한 요구와 영향력 행사 금지, 경쟁사·사업자단체 접촉 때 공정거래법 준수 등을 포함한 실천지침을 제시했다. 지난 6월 준법경영 실천 서약에 이은 후속 조치다.

이런 움직임을 곧바로 ‘규제가 두나무에 유리하다’고 해석할 수는 없다. 규제가 강화되면 두나무도 보안·전산·모니터링과 전문인력에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관리 책임도 커진다.

다만 거래소 산업의 경쟁 조건이 달라지는 흐름은 분명하다. 금융위는 앞으로 사업자의 자본뿐 아니라 조직과 전문인력, 전산·보안설비, 이용자 보호를 위한 내부통제까지 신고요건으로 본다.

과거 거래 가능한 코인과 수수료, 거래량이 거래소 경쟁의 중심이었다면 제도권 편입이 진행될수록 고객을 정확히 확인하고 이상거래를 걸러내는 능력의 중요성이 커진다.

두나무가 거래소 가운데 처음 확보한 행정정보 공동이용 자격의 가치도 여기서 판가름날 전망이다. 업비트가 이를 실제 고객확인에 적용해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면서 검증 정확성과 보안을 함께 높인다면, 준법 인프라가 비용을 넘어 거래소 운영 경쟁력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될 수 있다.

 

토요경제 / 김지영 기자 jykim.medi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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