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 ‘HD현대마린엔진’으로 새출발… HD현대 ‘조선업 수직계열' 완성

산업 / 양지욱 / 2024-07-16 13:24:31
3년간 한화오션 등 경쟁사에 STX중공업의 부품 공급을 막아선 안 돼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HD한국조선해양과 STX중공업 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STX중공업이 ‘HD현대마린엔진’으로 새출발한다.


16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STX중공업은 오는 3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정관 변경 및 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전날 공정거래위원회는 세계 선박용 엔진 1위 업체인 ‘HD한국조선해양’이 국내 3위 업체‘STX중공업’의 주식 35.05%를 취득하는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결정했다. 다만 앞으로 3년간 한화엔진 등 경쟁사가 STX중공업의 부품 공급에 차별받지 않도록 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선박-선박용 엔진-엔진 부품(CS) 등 조선업 전반에 걸쳐 수직계열화를 달성한 기업집단 HD현대가 선박용 엔진-엔진 부품(CS) 사업자 STX중공업 및 그 자회사를 인수하는 결합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엔진 부품(CS) 및 선박용 엔진 간 수직결합 ▲선박용 엔진 간 수평결합 ▲선박용 엔진 및 선박 간 수직결합 ▲엔진 부품(CS) 간 수평결합 등 다양한 결합유형에서 경쟁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검토했다.


공정위는 결합회사가 한화엔진과 STX엔진에 선박용 엔진의 핵심 부품인 크랭크샤프트를 공급하지 않아 엔진을 생산하지 못할 현실적인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STX중공업이 HD현대중공업의 계열회사로 편입되고, 한화엔진의 엔진 생산에 차질이 발생하면 그 수요는 100% 경쟁자인 결합회사 쪽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STX중공업이 100% 출자한 ‘한국해양크랭크샤프트(KMCS)’가 한화엔진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거절할 유인이 증가한다는 게 공정위 설명이다.


이 같은 공정위 판단에는 한화엔진이 다른 곳에서 크랭크샤프트를 조달하기 쉽지 않은 상황도 고려됐다. 

 

한화엔진의 주 공급처인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공장 가동률이 포화상태에 달했고 크랭크샤프트와 같은 공장에서 생산하는 원전 주기기의 수주 증가로 크랭크샤프트 생산을 증대시킬 여력이 충분하지 않았다. 

 

중국산 크랭크샤프트는 품질, 운송비 및 납기 안정성 등 측면에서 대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화엔진의 입장에서 KMCS가 유일한 대체 공급선인 셈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KMCS가 결합 후 한화엔진 등 경쟁 엔진사에 크랭크샤프트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하더라도 불리한 가격 또는 납기로 공급하게 될 경우, 경쟁 엔진사의 엔진생산에 차질이 발생해 결합회사의 시장지배적 지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특히 ‘한화그룹’은 지난 2023년 대우조선해양(현재 한화오션)을 인수하면서 조선업에 진출했다. 올해 HSD엔진(현재 한화엔진)을 인수해 선박용 엔진제조업을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조선 및 선박용 엔진 분야에서 HD현대중공업의 유력한 경쟁사업자로 등장한 상황이다. 

 

공정위는 이러한 경쟁 구도에서 한화가 미처 수직계열화하지 못한 크랭크샤프트 공급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선박용 엔진 시장, 나아가 조선업 시장에서 한화와 HD현대중공업이 공정한 경쟁을 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3년 동안 경쟁 엔진사의 안정적인 크랭크샤프트 수급이 가능하도록 공급 거절 금지, 최소 물량 보장, 가격 인상 제한, 납기 지연금지 등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향후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시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친환경 엔진 투자 등을 통한 전 세계 엔진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당초 결합회사의 목적은 유지하면서, 경쟁 엔진사에 대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업 및 관련 중간재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STX중공업 인수로 국내 선박엔진 시장에서는 70%, 글로벌 시장에서는 37%의 점유율을 확보하게 됐다. 국내 경쟁업체인 한화엔진의 점유율은 각각 30%, 1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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