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완 우리은행장 연임 가도 '이상신호'

금융 / 임종호 기자 / 2026-07-06 13:07:44
‘진짜 내부통제’ 내세운 첫 임기 말 금융사고·NFT 개인정보 유출 겹쳐…서울시금고 탈환 실패도 부담

▲ 정진완 우리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장의 연임 가도에 이상신호가 켜졌다. 정 행장은 취임 때부터 ‘진짜 내부통제’를 앞세웠다. 그러나 첫 임기 마지막 해에 실적 부진, 서울시금고 탈환 실패, 금융사고 공시,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 개인정보 유출이 겹쳤다. 올해 말 임기 종료를 앞둔 정 행장에게 내부통제와 성과 입증이 동시에 과제로 떠올랐다.


우리은행은 지난 3일 NFT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를 수행한 외부 개발업체가 임의로 보관하던 개인정보 1만7551건이 업체 직원 과실로 유출됐다고 고객에게 공지했다. 유출 항목은 닉네임과 CI(Connecting Information·연계정보)다. 주민등록번호, 전화번호, 주소, 로그인 비밀번호, 계좌 비밀번호, 금융거래 정보는 포함되지 않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정 행장은 고객 안내문을 통해 사과하고 피해 발생 시 즉시 보상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유출 규모보다 경로다. 사고는 은행 내부망이 아니라 외부 개발업체에서 발생했다. 금융회사의 개인정보 관리 책임은 내부 직원에 그치지 않는다. 수탁사 관리와 사후 점검까지 포함한다. 특히 CI는 여러 서비스에서 동일인을 연결할 수 있는 식별값이다. 단독으로 금융거래 피해가 발생한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다른 정보와 결합되면 피싱·스미싱 범죄에 활용될 수 있다.

이번 사고가 더 부담스러운 이유는 정 행장의 취임 메시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정 행장은 2024년 12월 31일 취임식에서 “형식적이 아닌 ‘진짜 내부통제’가 돼야 신뢰가 두터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잇단 금융사고 이후 신뢰 회복이 최대 과제였다. 정 행장의 첫 임기는 실적 개선뿐 아니라 내부통제 복원의 시험대였다.

실적도 연임에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 3조1413억원으로 전년보다 1.8% 증가했다. 그러나 핵심 계열사인 우리은행 순이익은 2조6066억원으로 14.2% 감소했다. 그룹은 비은행 부문 확대로 버텼지만 은행 본업은 뒷걸음쳤다.

올해 1분기 흐름도 좋지 않았다. 우리금융의 1분기 순이익은 603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09% 줄었다. 우리은행 순이익은 5312억원으로 16.23% 감소했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관련 충당금 1380억원 적립이 영향을 줬다.

영업 성과에서도 상징적 패배가 있었다. 우리은행은 서울시금고 탈환에 다시 실패했다. 서울시는 지난 5월 차기 서울시 1·2금고 운영 은행으로 신한은행을 선정했다. 신한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서울시 자금을 관리한다. 우리은행은 과거 100년 넘게 지켜온 서울시금고 지위를 되찾지 못했다.

내부통제 이슈도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16일 외부인의 허위 서류 제출에 따른 40억800만원 규모 금융사고를 공시했다. 사고 발생 기간은 2024년 8월 19일부터 30일까지다. 발생 시점은 정 행장 취임 전이다. 그러나 사고 인지와 공시는 정 행장 임기 중 이뤄졌다. 단순 과거 사고로만 넘기기 어렵다. 여신 사후관리와 이상징후 탐지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따져볼 사안이다.

물론 연임 불가를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 NFT 개인정보 유출은 현재까지 2차 피해가 확인되지 않았다. 금융거래 정보도 유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40억원 금융사고 역시 발생 시점은 전임 행장 재임 기간이다. 우리금융그룹 차원에서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자본비율 개선이라는 방어 논리도 있다.

하지만 연임 평가는 결국 결과로 이뤄진다. 정 행장은 신뢰 회복과 내부통제를 약속했다. 올해는 경쟁 은행과 격차를 좁혀야 하는 시기였다. 그런데 임기 말에 순이익 감소, 기관영업 실패, 금융사고, 개인정보 유출이 한꺼번에 쌓였다.

우리은행 NFT 유출은 대형 해킹 사고는 아니다. 그러나 시점이 뼈아프다. 정진완 행장이 내세운 ‘진짜 내부통제’가 외주업체 관리까지 작동했는지를 묻는 사건이기 때문이다. 올해 말 연임 심사에서 정 행장은 실적보다 먼저 신뢰를 설명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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