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두산에너빌리티 주가 급락…올해 대거 교체된 한수원 경영진 판단 주목
![]() |
| ▲ 한수원이 신규원전 사업 계약을 한 체코 두코바니 전경 모습. [한수원] |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원전 건설 일정에 차질을 막겠다며 기존 시공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전격 종료했지만, 정작 갈등의 원인인 공사비와 위험 분담 문제는 해결하지 못했다.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더 긴 시간이 필요한 데다 기존 사업 준비체계까지 바꿔야 해 결정이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경영진 인선이 집중된 한수원의 의사결정 과정도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다.
29일 한국수력원자력(사장 김회천)은 대우건설(대표 이강석)·두산에너빌리티(대표 박지원·정연인·박상현) 컨소시엄과 진행해 온 체코 두코바니 원전 5·6호기 시공계약 협상을 종료하고 신규 시공사 선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체코 원전 사업은 전체 규모가 약 26조원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다. 한수원은 지난해 6월 체코 발주사와 주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건설을 담당할 컨소시엄과는 공사비와 계약조건을 놓고 합의하지 못했다.
이번 결정에서 가장 큰 의문은 시간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한수원이 지난 7일 변경된 계약조건을 제시한 뒤 충분한 검토기간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올해 말까지 협상을 연장해 달라는 요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컨소시엄은 이날 기존 공사 단가를 수용하고 일부 손실을 감내하는 수정안까지 제출했다고 밝혔다.
반면 한수원은 지난 15개월간 실무회의 78회와 이견조정위원회 11회 등을 거쳤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체코 발주사와 약속한 일정을 지키려면 더 이상의 협상 지연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수원이 제시한 새로운 시공계약 체결 목표는 내년 7월이다. 기존 컨소시엄의 두 달 협상 연장은 거부하면서 신규 업체 선정에는 약 9개월을 배정한 셈이다. 여기에 계약조건 확정과 기존 업무 인계까지 고려하면 실제 확보할 수 있는 공사 준비기간은 더욱 짧아질 수 있다.
더욱이 시공사를 바꾼다고 기존 갈등이 해소되는 것도 아니다.
양측이 충돌한 핵심은 설계변경으로 공사 물량이 늘어날 경우 추가 비용을 누가 부담하느냐다. 한수원은 기본설계 승인 시점을 기준으로 공사비 총액을 확정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컨소시엄은 상세설계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량 증가분도 정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시공사도 같은 위험을 부담해야 한다면 유사한 갈등이 되풀이될 수 있다. 반대로 한수원이 계약조건을 완화한다면 기존 컨소시엄과 협상을 중단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남는다. 결국 시공사 교체가 아니라 계약구조 자체가 해결해야 할 과제인 것이다.
기존 컨소시엄의 사업 수행 경험도 무시하기 어렵다. 대우건설과 두산에너빌리티는 2018년부터 팀코리아의 핵심 협력사로 체코 원전 수주에 참여해 현지 협력망 구축과 사업 준비를 지원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와 터빈발전기 공급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다.
한수원은 대우건설의 최근 원전 시공 경험 부족과 현지 하도급 관리 문제 등을 지적한다. 하지만 해당 업체를 시공협력사로 선정하고 수주 과정에 참여시킨 주체 역시 한수원이다. 이제 와서 시공 역량을 문제 삼는다면 최초 선정과 이후 사업관리의 적정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
시공사 교체에 따른 추가 부담도 만만치 않다. 기존 설계 성과물과 준비업무의 인계, 현지 협력업체와의 관계 재정비, 새로운 시공사의 사업 검토 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신규 업체 선정 전까지 일부 설계와 인허가 업무를 별도로 발주하고 공정관리도 직접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사업 수행체계를 다시 짜는 과정에서 발생할 비용과 책임을 어떻게 관리할지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시장은 이번 결정을 즉각 악재로 받아들였다. 이날 오전 11시 13분 기준 대우건설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1.93%, 두산에너빌리티는 12.38% 하락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기기 공급계약은 유지되지만 시공계약 협상 종료가 두 회사의 사업 기대와 투자심리를 동시에 흔든 것이다.
한수원의 경영진 구성 변화도 주목할 부분이다.
한수원 공식 임원현황에 따르면 현재 이사회 13명 가운데 12명의 임기가 올해 시작됐다. 임기 개시일만으로 모두 신규 선임됐다고 볼 수는 없지만, 주요 경영진의 인선이 올해 집중된 것은 사실이다.
김회천 사장은 지난 3월 취임했고 정용석 경영부사장과 최일경 사업총괄본부장 겸 수출사업본부장, 이광훈 품질기술본부장은 6월 말 임기를 시작했다.
강민구 상임감사위원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대구시당위원장,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지낸 정치권 출신이다. 김 사장은 한국전력 경영지원부사장과 한국남동발전 사장을 역임했다.
이 같은 인적 구성이 이번 협상 종료에 영향을 미쳤다는 직접적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사업을 장기간 추진해 온 기존 조직의 판단이 어떻게 승계됐고, 새 경영진이 협상 연장과 시공사 교체의 위험을 어떤 기준으로 평가했는지는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수원의 대형 계약에 대한 내부 의사결정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제기됐다.
당시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수원이 체코 원전 주계약을 체결하면서 이사회 보고와 의결을 거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수원은 해당 계약이 의무적인 이사회 의결 대상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협상 종료 역시 최종 결정 주체와 검토 과정이 중요하다. 기존 컨소시엄과 협상을 계속하는 방안과 신규 입찰을 추진하는 방안의 비용·일정 비교가 이뤄졌는지, 이사회가 관련 위험을 보고받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물론 한수원에도 공사비를 통제하고 체코 발주사와의 약속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 합의 가능성이 낮은 협상을 무기한 이어갈 수도 없다. 그러나 공기 지연을 막겠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기간 사업을 준비한 시공 컨소시엄과의 협상을 종료하는 결정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이번에 종료된 것은 체코 발주사와의 원전 건설 주계약이 아니라 국내 시공 컨소시엄과의 시공계약 협상이다. 주계약상 일정과 비용에 대한 책임은 여전히 한수원에 남아 있다.
이제 한수원이 입증해야 할 것은 시공사 교체의 명분이 아니라 그 결정이 실제로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다는 점이다. 수십조원 규모의 국가적 프로젝트에서 협상 실패의 원인 자체를 해결하지 않은 채 시공사부터 바꾸는 선택이 또 다른 지연과 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면 한수원은 그 책임에서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단독] 동아지질, 中 TBM 수출통제에도 대응 자신…자체모델 중국산 부품 10% 미만](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1021/p1065604129067395_135_h.png)
![[단독] SK그룹, 美 반도체 로비에 30만달러…발라드파트너스 첫 비용 공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1020/p1065596073353966_283_h.png)
![[단독] 코스맥스, 규정 검토 2년 새 52% 증가 전망…K뷰티 수출 확대 대응](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1020/p1065594928211181_711_h.png)
![[단독] 수협중앙회, 부당 수취 수수료·인지세 전액 환급](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1014/p1065595301080425_343_h.jpg)
![[단독] 하나카드 '12% 금리상한제' 첫 실적…월100억원 취급·금리 3.83%p↓](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1013/p1065577318811970_198_h.jpg)
![[단독] KB금융 인니 손자회사, 담보경매 피소…낙찰자 ‘은행 직원’ 주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921/p1065594889824347_818_h.jpg)




![[토요경제人] 유창수 유진증권 부회장, ‘자산 10조원·자본 1조원’ 동시 달성](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331/p1065609257520316_491_h.jpg)

![[토요경제人] ‘연중 최저가’의 굴욕을 딛다…정용진號 이마트, 고진감래 오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13/p1065625143194333_904_h.jpg)
![[토요경제人] 김성환 한투증권 사장, ‘경계 확장’으로 아시아 무대 겨냥](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60203/p1065597828625342_694_h.jpg)

![[토요경제人] ‘오너 3세’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금융부문 ‘글로벌 전략가’ 부상](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210/p1065603950795624_514_h.jpg)
![[토요경제人] 배성완 하나손보 대표의 ‘장기보험’ 전략…흑자 전환 가시화](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18/p1065604432549726_833_h.jpg)
![[토요경제人] 문화재 수장고 혁신 ‘K-스토리지’ 이끄는 대원모빌랙 ‘이종진 대표’](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121/p1065587223127645_833_h.gif)
![[토요경제人] '아트경영’ 윤영달 크라운해태 회장, 예술로 기업을 키우다](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5/p1065597154733467_413_h.jpg)
![[토요경제人] 하림 김홍국 회장, 생산에서 유통까지 ‘가치사슬 경영’의 설계자](https://sateconomy.co.kr/news/data/20251028/p1065602999871188_165_h.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