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애플페이' 한국 출시 공식화한 애플...연착륙 가능할까

체크Focus / 이중배 기자 / 2023-02-08 12:49:25
애플-현대카드, 출시 확정 발표...간편결제시장 경쟁구도 변화 불가피할듯
이르면 내달 중 출시될듯...부족한 가맹점과 삼성페이의 아성 등 난제많아

▲애플의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가 이르면 3월경 한국시장에 상륙, 이 시장의 경쟁구도가 어떻게 변화할 지 주목된다. <사진=애플제공>

 

애플이 마침내 자체 간편결제서비스인 '애플페이'의 한국시장 진출을 공식 선언했다. 오래전부터 애플과 파트너십을 맺고 애플페이 출시를 위한 물밑 작업을 해온 현대카드도 8일 출시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2015년부터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추진해오다 단말기보급, 수수료 문제 등에 발목이 잡혀 번번히 출시가 무산됐던 애플로서는 8년만에 숙원을 푸는 셈이다.


애플페이는 결제칩이 스마트폰에 내장해 실물카드 없이도 결제가 가능한 간편결제 서비스의 일종이다. 간편결제서비스는 스마트폰을 단말기로 사용하기에 '스마트페이'라고도 부른다.


애플페이는 이 시장 부동의 1위인 삼성페이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제로페이 등 잠재적 경쟁자다. 한국시장에선 후발업체지만 애플은 2014년 애플페이를 출시한 이후 미국,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해 전세계에서 약 6억명이 넘는 사용자층을 보유하고 있는 거대 사업자다. 글로벌 간편결제 시장에서 비자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애플페이 출시는 이달부터 공식화되기 시작했다. 금융위원회가 지난 3일 법률 검토 끝에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가 가능하다고 확인한 바 있다.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이달초 자신의 SNS에 애플의 로고인 '한 입 깨물린 사과' 사진을 업로드하며 애플페이의 출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아이폰 유저들 "대환영"...결제시장 대변화 예고

애플과 애플페이의 우선 사업자인 현대카드는 아직 구체적인 출시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사가 오랜 기간 준비를 해왔기에 출시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에선 신학기 시즌이 열리는 3월초가 유력할 것으로 본다. 다만,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사전 준비 차원에서 출시일이 다소 늦춰질 가능성은 있다.


애플이 자랑하는 비접촉식 간편결제서비스 애플페이가 한국에 전격 상륙함에 따라 향후 이 시장의 경쟁 구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자체가 전세계에 이용자가 6억명이 넘을 정도로 이미 검증된 서비스인데다가,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30% 안팎이 애플의 아이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 사용자들의 충성도(로열티)가 워낙 강하기로 유명하다. 만약 아이폰 사용자들이 애플페이로 일제히 쏠린다면, 현재의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의 경쟁체제에 심한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 

 

애플페이 출시 소식에 많은 아이폰 유저들은 "간편결제가 안되는 2%의 아쉬움을 달랠게 됐다"며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경쟁체제의 변화는 비단 간편결제 시장에만 국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카드업계의 시장점유율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 자명하다. 

 

특히 간편결제를 선호하는 MZ세대가 늘어나는 현 추세를 감안할 때 애플페이의 등장은 큰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카드가 이점에선 당분간 칼자루를 쥐게될 전망이다. 현대카드는 경쟁당국의 독과점 우려 속에 애플페이의 배타적 독점사업권을 잡는 데는 실패했다.

 

그러나, 애플과 오래전부터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착실히 사업 준비를 해왔기에 시장을 선점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현대카드가 6일 여의도 본사 로비에 임직원들에게 사과를 증정하는 깜짝 이벤트를 열며 애플페이의 공식 출시를 자축하고 있[었다. <사진=현대카드제공>

우선 사업자 현대카드, 시장 점유율 확대 기대

여신금융협회 신용카드 이용실적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로 개인의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할부·국세/지방세 등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의 순이다.


현대카드 입장에선 1, 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그리 크지 않아 애플페이가 아이폰 사용자들을 중심으로 새 바람을 일으킨다면, 1위 탈환도 욕심 낼 만하다.


애플페이의 등장이 국내 간편결제 서비스 시장의 의미 있는 변화를 예고하고 있지만, 애플페이가 조기엔 연착륙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애플과 현대카드측은 단기간에 시장진입에는 성공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지만, 한국의 간편결제 시장의 진입 장벽이 결코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먼저, 애플에겐 영원한 라이벌인 삼성전자의 간편결제서비스 삼성페이의 독보적인 아성을 무너트린다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삼성페이는 출시 후 7년 만에 사용자수 1600만 명을 넘어서며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후발기업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이다. 

 

방대한 갤럭시S 유저층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삼성페이 덕분에 삼성은 간편결제서비스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경쟁자인 카카오페이(237만명), 네이버페이(54만명)의 추격을 따돌리고 삼성은 이 시장은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삼성페이의 시장점유율은 70%를 넘나 든다는 게 업계의 추산이다.


제 아무리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을 견인하는 애플이라해도 한국시장에서만큼은 삼성의 아성을 넘지 못하고 있듯, 한국 간편결제시장에서 삼성페이의 높은 장벽은 몹시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결제 시장은 지배적 사업자 위치에 오르면 쉽게 점유율 하락이 일어나지 않는 특수성을 갖고 있다"면서 "애플페이가 비록 글로벌 시장에선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지만, 한국시장 만큼은 의미있는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해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NFC가맹점 10%에 불과한 낮은 범용성 해결이 숙제

애플페이가 결제서비스의 송수신 방식으로 채택한 NFC가 갖고 있는 한계점도 애플페이의 조기 연착륙에 다소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NFC는 Near Field Communication의 이니셜로 근거리 통신규격인데, 범용성이 떨어진다.


현재 국내 NFC 단말기가 있는 가맹점은 약 10%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술적으로 애플페이가 NFC가맹점을 다 장악한다 해도 점유율은 10%를 넘기 어렵다는 얘기다. 

 

보급이 지지부진한 NFC 단말기 보급을 대폭 확대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마련되지 않는 한 애플페이의 태생적 한계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에 반해 삼성은 마그네틱 신용카드를 긁어서 결제하는 MST(마그네틱보안전송)방식과 NFC를 동시에 지원하는 높은 범용성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잠식 중이다. 

 

2018년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가 MST가 아닌 QR코드와 바코드 결제 방식에 한정돼 삼성페이에 이렇다 할 경쟁자로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비록 애플페이가 한국시장에 연착륙하기 위해선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지만, 결코 평가절하하기 어려운 아이폰 유저층과 특유의 높은 충성도를 바탕으로 의외로 단기간에 의미있는 시장점유율을 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간편결제 문제가 풀림으로써 아이폰의 아킬레스건이 해결됐다는 점에서 잠재적으로 아이폰 고객을 더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애플페이가 간편결제나 스마트폰시장의 경쟁구도를 획기적으로 바꿀 게임체인저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제하며 "다만, 그간 2%의 부족했던 아이폰 생태계를 완성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아이폰과 애플페이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데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할 것이란 점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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