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尹정부 '경제정책방향' 공개...文정부와 뭐가 다른가?

체크Focus / 장학진 기자 / 2022-06-17 12:15:24
실천강령과 핵심 어젠다 등 여러면에서 차별화...전략산업의 무게중심도 달라
▲ 추경호 경제부총리(왼쪽)가 16일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브리핑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방향이 16일 공개됐다. 지난 5월3일 발표한 국정목표와 110대 국정과제를 근간으로 경제부문에 대한 총론과 각론을 집대성했다. 시기적으로는 2017년 7월25일 발표된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방향 발표시점보다 약 40일 정도 앞당겨 내놓았다. 그만큼 지금은 이제껏 겪어보지 못했던 복합위기 상황이란 점에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는 다급한 정부의 경제인식을 엿볼수 있다.


진보에서 보수로의 정권교체가 많은 변화를 수반하듯,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전 문재인정부의 그것과 여러면에서 차별화된다. 신산업을 육성하고, 경제혁신을 통해 체질을 개선하자는 등 상당부분에서 근간이 같지만, 두 정권의 경제정책의 방향이 정면으로 배치되는 부분이 적지않다. 

 

과연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의 방향은 5년 전 문재인정부 당시와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토요경제신문이 2017년7월25일 문재인정부가 내놓은 경제정책방향과 16일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의 몇가지 핵심 내용을 비교, 분석했다.

"분배가 먼저" VS "성장이 우선"

문재인정부의 경제정책을 상징하는 단어는 소득 주도의 성장, 소위 '소주성'이다. 5년전 당시 문재인 정부 경제팀은 경제정책방향에 소주성을 고스란히 담아 내보였다. 과거 정부처럼 성장 중심으로 경제를 이끌기 보다는 소득과 분배를 우선시하는 경제로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게 근본 목표였다. 즉, 성장의 과실이 일부 기업이 독식하지 않고 경제 전반으로 골고루 확산되도록 유도, 공정경제를 실현하겠다는 게 근본 취지였다.

 

문재인정부는 분배-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저 성장과 양극화를 동시에 극복하자는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당시 야당과 재계 일각에서 소주성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았지만, 문재인정부는 소주성을 경제정책의 핵심 어젠다로 강하게 밀어붙였다.


이후 문재인정부 경제팀은 소주성이란 대전제 아래 집권 5년 동안 최저임금 대폭인상, 주52시간근무제, 중대재해처벌 등 일일히 다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후속 조치를 단행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같은 정책들은 산업계의 부담을 가중해 성장의 동력을 떨어트리는 부작용과 빈곤의 악순환을 야기하며 결론적으로 정책실패였다는 평가에 여론의 무게가 실려있는 것이 사실이다.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이런 '소주성'의 전면 부인에서 시작한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성장이 중심이 되어야한다는 게 기본 인식이다. 경제성장률이 둔화되고 민생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현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려면 산업·기업의 역동성이 살아나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경제정책의 기본 방향이 성장에 방점이 찍혀야하는 게 맞다는 것이다. 

 

전 정부 집권 5년간 경제·사회의 체질 개선이 지연돼 기업의 생선성과 성장 잠재력이 떨어졌다는 게 자체 평가다. 이에 따라 윤석열정부의 경제운영의 기본 목표는 저성장의 극복과 성정-복지의 선순환이다. 

 

분배가 우선이 아니라 성장이 우선이라 것으로 소주성과는 뿌리부터 다른 방향이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위해 자유, 공정, 혁신, 연대를 경제운용의 4대 기조로 제시했다. 산업·기업에 자유를 최대한 보장하되, 공정의 질서를 확립하고 과학기술과 혁신이 선도하는 성장과 미래에 대비한 기반을 확충하는 게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공공부문 주도" VS "민간부문 주도"

문재인정부는 또 경제정책의 기본 목표로 '사람 중심 경제'를 역설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 시절부터 강조해온 '사람이 먼저다'라는 캐치프레이즈와 일맥 상통한다. 그러나, 사람을, 국민을 중시한다는 기본 취지에 대부분 공감하지만 결국 모든 경제 정책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정부와 공공 부문이다.


문재인정부가 사람 중심 경제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내놓은 주요 정책방향은 일자리 중심경제, 소득 주도 성장, 공정 경제 등이다. 이는 모두 정부의 간섭과 개입을 수반할 수 밖에 없는 과제다. 자연히 산업이나 기업의 규제가 늘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노동 시장의 제도·관행을 개선하는 등 적극적인 노동시장 정책을 펼치기 위해 정부의 입김이 과도하게 쎄진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특히 공정경제 확립이란 명분 아래 불공정 거래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의 파워가 강해지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한다는 목표 아래 불가피하게 대기업들에 대한 각종 제재를 강화, 재계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와 달리 윤석열정부는 민간 중심의, 민간 주도의 역동 경제를 강조한다. 이전 정부가 공공부문의 개입이 지나쳐 기업 활동을 저해했다는 윤 대통령의 평소 소신이 작용한 정책방향이다. 다시말해 민간·기업·시장 중심으로 경제를 운용, 침체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음으로써 저성장 기조를 극복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게 핵심 목표다. 

 

대신에 정부는 한발 물러서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얘기다. 역대 대통령 중에선 유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의 기업 프렌들리 성향의 정부다. 재계에선 이를 두고, 과거 기업가 출신인 이명박 정부도 하지 못했던 일을 법조인 출신인 윤 대통령이 강하게 밀어붙이는 일은 그 자체가 대단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윤석열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규제들을 대거 철폐 내지는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규제 혁파를 통해 기업의 활력을 불어넣어야 산업이 발전하고 기업이 성장하며, 그래야 경제가 살아나고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강령으로 규제혁파·기업활력제고, 기업투자확대·일자리 창출, 중소·벤처기업 육성, 공정한 사회질서 확립 등을 4대 정책방향으로 선정했다. 앞으로 부처별 규제혁신TF를 만들어 산업계의 숙원인 법인세 인하를 필두로 규제비용 감축제 및 일몰제, 덩어리 규제 해결, 규제권한 지방정부 이양 등 다양한 규제혁신 정책을 적극 이행한다는 목표다.

4차 산업 VS 핵심 산업

전 문재인정부와 현 윤석열정부의 경제정책방향 중 기본적으로 차이를 보이는 또 하나의 화두는 정책적 지원의 무게중심을 어디에 두고 있느냐는 점이다. 우선 문재인정부는 4차산업과 신에너지 등 미래산업에 방점을 뒀다. '혁신 성장'이란 정책 방향 아래 재벌그룹보다는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동력화와 떠오르는 4차산업혁명에 대비한 신 산업을 적극 육성하는 것이 우리 경제의 앞날을 위해 필요하다는 것이다.


문재인정부는 1차적으로 협력·혁신의 생태계 구축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성장 동력화를 전면에 부각했다. 중기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한 것도 중소기업을 집중 육성함으로써 일자리를 대폭 늘리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특히 대통령 직속으로 '4차산업혁명위원회'를 신설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AI(인공지능)·AR(증강현실) ·IoT·드론·자율주행차 등 4차산업 기술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정책적 지원과 배려를 집중하겠다는 의지였다. 상생과 수익분배라는 미명 아래 대기업들은 정부지원의 중심에서 비껴나게 된 계기였다.


윤석열정부는 벤처기업과 4차산업·바이오 등 첨단산업의 육성에는 문재인정부와 대체로 궤를 같이한다.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일은 변함없는 경제정책의 과제란 의미이다. 다만, 정책적 지원의 핵심이 누구냐는 부분에서 두 정부 사이에는 간극이 넓다. 전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에 방점이 찍혀있는 반면, 현 정부는 대기업에 무게 중심이 실려있다. 글로벌 시장을 제패하며 우리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대기업의 핵심사업에 정부 역량을 보다 집중해 '글로벌 초격차' 상태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윤 대통령이 취임 초기부터 재계 수장들과 스킨십을 늘리는 등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주는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웅변한다. 교육개혁을 통한 반도체 인재 집중 육성, 초격차 확보를 위한 투자 인센티브 제공, 신속한 인허가 처리 지원 등 대기업에게 다소 유리해 보이는 정책들을 쏟아낸 것이 이를 방증한다. 이에 맞춰 대기업들이 1000조 이상의 중장기 투자 계획과 대규모 공개채용 계획을 내놓는 등 문재인정부 때와는 판이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재계의 한 경제 전문가는 "문재인정부나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어떻게든 침체의 한국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안정시킨다는 큰 틀에서 보면 선 조금도 다를게 없다"고 전제하며 "현 시점에서 결과가 이미 나온 전 정부와 계획만 내놓은 현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을 평가하는 게 다소 문제 있어 보인다. 그러나, 요즘 재계의 분위기는 규제 혁파와 민간 중심을 강조하는 윤석열정부에 대한 기대가 5년전 문재인정부 출범 당시의 기대치보다 훨씬 높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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