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일준 산업원부 2차관이 지난 9월8일 세계 최대 규모의 LNG기지인 한국가스공사 인천 LNG 인수기지를 방문해 생산·공급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정부가 28일 겨울철 난방용 가스에 붙는 관세를 한시적으로 0%까지 내리기로 한 것은 국제 천연가스 가격의 급등으로 올겨울 가스대란을 걱정한 조치로 해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기점으로 치솟기 시작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8월 메가와트시(MWh)당 330유로를 돌파, 우리 경제에 큰 부담으로 작용됐다.
잇따른 가스가격 인상에 가뜩이나 고물가 행진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서민들의 어깨를 더욱 짓누르는 효과를 불렀다.
북중미, 러시아, 중동 등으로 생산국이 분산돼있는 석유와 달리 가스는 유럽이 전세계 공급량의 상당한 부분을 소화하기에 유럽발 공급망 장애로 인해 국제 가스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것이다.
정부는 이에따라 국내 가스 소비량의 거의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는 현실을 감안, 본격적으로 가스 수요가 집중되는 동절기를 앞두고 가스대란과 물가상승 압박에 대비, 한시적으로 수입 관세를 면제해주기로 한 것이다.
난방용 가스에 한해서만 한시 적용
유럽의 가스가격은 지난 26일 기준 104.3유로까지 급락,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약 88유로)으로 좀 더 다가서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의 국제 정세와 글로벌 경제상황을 감안할 때 언제든 급반등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8일 난방용 액화천연가스(LNG)와 액화석유가스(LPG)에 한해 내년 3월말까지 할당관세 0%를 적용하는 골자로하는 할당관세 확대 시행 방안을 마련, 발표했다.
지난 7월 정부가 고물가를 잡기 위한 조치중 하나로 소고기·닭고기·분유 등 7개 품목에 대해 0% 관세를 적용, 도소매 가격을 안정시킨데 이어 3개월여만에 또다시 할당관세 카드를 꺼내든 셈이다.
할당관세란 일정 기간 일정량의 수입품에 대해 부과하는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낮추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특정 물품의 수입을 촉진시킬 필요가 있는 경우나 수입단가가 급등한 물품 또는 이를 원재료로 한 제품의 국내 가격 안정을 위해 필요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정부가 LNG와 LPG의 수입 관세에 대해 내년 3월까지 무관세율을 적용하기로 함에 따라 당분간 도시가스 요금의 추가 인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LNG와 LPG의 무관세 적용으로 가구당 월 1400원 정도의 도시가스 요금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정부의 이번 할당관세 확대 시행은 최근 LNG 수입단가가 치솟으며 난방비 부담이 올라간 데 따른 조치다. 실제 LNG가격은 작년 1분기 100만BTU(열량단위)당 10달러에서 올해 3분기 47달러로 급등했고, 도시가스 요금은 올해 들어서만 4차례 인상되면서 무려 40% 가량 치솟아 서민경제의 적지않은 부담으로 작용했다.
정부는 저소득층이나 영세 자영업자가 난방·취사 원료로 활용하는 LPG와 LPG제조용 원유도 현재 2%인 할당세율을 0%로 내리기로 했다.
동절기 소비 많은 식품류도 할당관세 적용키로
정부는 이와 함께 동절기에 소비가 많고 서민 먹거리용으로 주로 활용되는 식품류에 대해서도 한시적으로 관세를 없애거나 관세율을 낮춰 공급가격 인하를 유도, 물가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겨울철에 특히 소비가 많은 고등어는 수입 전량에 대해 할당관세를 연말까지 적용, 현재 10%인 관세율을 0%로 낮아진다. 바나나·망고·파인애플 등 열대 과일류도 연말까지 관세율을 현재 30%에서 0%로 조정한다.
국내 어류중에서 소비량이 가장 많고 겨울철에 수요가 몰리는 명태의 경우는 내년 2월까지 조정관세를 한시적으로 폐지해 관세율을 22%에서 10%로 하향조정하기로 했다.
조정관세는 수입시 기본 관세율보다 높은 관세율을 부과하는 제도인데, 명태의 경우 최근 가격이 두 자릿수로 오르고 조황이 좋지 않은 점을 반영, 일시적으로 관세를 낮추기로 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이미 할당관세 0%가 적용되는 제품에 대해 적용시기를 상반기까지 연장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AI)의 여파로 수급난이 우려되는 계란과 계란 가공품이 대표적이다. 이들 제품은 현재 적용 중인 할당관세 0%를 내년 상반기까지 연장 시행된다.
정부 측은 "이러한 10개 품목에 대해 할당관세를 확대 시행하면서 총 4820억원의 지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하며 "내달 초 시행을 목표로 정부 시행령을 서둘러 개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장학진 기자 wwrjan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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