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투자 상위 1천대기업, 불황 속에서도 상반기 투자액 두 자릿수대 증가
| ▲한화파워시스템은 지난 17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R&D100어워드'에서 '통합기어형 초임계 CO2(supercritical CO2) 엔진'으로 상을 받고 있다. 사진 왼쪽에서 네번째가 양원혁 한화파워시스템 법인장. <사진=연합뉴스제공> |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최악의 불황 속에서도 국내 1천대 기업의 연구개발(R&D)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 고환율 등의 악재 속에서도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과 함께 R&D 투자 상위 1천대 기업을 대상으로 시행한 상반기 '기업 R&D 스코어 보드' 조사 결과 이들 1천대기업의 상반기 R&D 투자액이 22조7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했다고 22일 밝혔다.
산업부에 따르면 1천대 기업의 R&D투자규모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 작년(60조4천억원)에 사상 처음 60조원을 돌파했다. 전년 대비 R&D 투자액 증가율도 2020년 3.4%에서 지난해 8.9%로 올라 2013년(10.5%) 이후 가장 높았다.
올 상반기 증가율은 반기 기준으로 봐도 2020년(10.7%)과 지난해(2.5%)를 모두 넘어서는 의미있는 성장세이다. 이같은 추세라면 올해 1천대 R&D기업의 연간 투자액이 66조1천억원으로 증가율이 도 10%(9.4%)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2020년(3.4%)과 작년(8.9%)보다 높은 수치이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에 이은 글로벌 복합위기가 심화되는 와중에도 국내 주요기업들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만이 위기를 극복하는 확실한 돌파구'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 전자와 디스플레이만에 21조 이상 투자 '압도적 1위'
산업별로는 지난해 제조업의 상위 1천대 기업 R&D 투자액이 52조9천억원을 기록, 전체 R&D의 87.6%를 차지했다.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3조5천억원),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1조5천억원) 등의 뒤를 이었다.
투자 규모는 제조업이 월등이 앞서있지만, 투자 증가율은 상황이 다르다. 2020년 대비 지난해 투자액 증가율은 전문·과학·기술서비스업이 22.6%로 가장 높았다. 출판·영상·방송통신·정보서비스업(17.7%)과 제조업(7.1%)이 그 뒤를 이었다.
기업별로는 삼성, LG, 현대차, SK 등 4대 그룹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지난해 4대그룹 계열사중 연간 R&D투자 1조클럽에 가입한 8개 핵심 계열사의 R&D투자약은 35조9천억원이다. 이는 1천대 기업 전체 R&D 투자액(60조4천억)의 무려 59.4%에 달하는 압도적인 비중이다.
특히 삼성은 무려 19조원을 R&D에 쏟아부으며 국가 R&D를 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2조3천억원)를 합쳐 21조3천억원을 투자했다. 4대그룹 전체 R&D투자액의 59.3%가 삼성의 몫이었다는 얘기이다.
삼성은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외에도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삼성SDI 등 R&D투자규모가 큰 대형 제조업체들이 많아 그룹 전체의 R&D 투자규모는 나머지 3대그룹의 전체 R&D투자액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자산 기준 그룹 랭킹 4위권인 LG그룹에선 LG전자(3조2천억원)와 LG디스플레이(1조6천억원) 등 두개 계열사를 R&D 1조클럽에 진입시키며 4조8천억원을 투자하며 삼성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친환경 자동차와 차세대 모빌리티와 로봇 등으로 R&D투자를 대폭 강화하고 있는 현대차그룹은 현대차(2조9천억), 기아(1조9천억), 현대모비스(1조2천억) 등 1조클럽에 가입된 자동차 계열3사가 총 4조1천억원을 R&D에 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R&D투자 1천억 이상 기업은 51개 달해
이 외에 SK그룹은 핵심 반도체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비메모리 관련 원천기술 개발에 집중하며 3조9천원을 R&D에 투자하는 등 한화, 롯데, GS, 현대중공업 등 국내 주요 대그룹들의 R&D투자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는 R&D 투자규모가 1천억원을 넘는 기업은 지난해 기준 총 51곳이며 이들 기업의 투자액은 46조8천억원으로 전체 1천대 기업의 77.6%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황수성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대내외 기업 경영 불확실성 확대에도 기업의 R&D 투자 증가율이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은 우리 경제의 혁신 성장에 매우 긍정적 요소"라고 평가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글로벌 복합위기 상황이 점차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는 하나 언제쯤 완전히 해소될 지는 예측불허의 상황"이라고 전제하며, "이럴 수록 원천기술과 새로운 성장엔진 확보를 위한 R&D투자를 늘려 다가올 호황기에 대비해야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편, 한화그룹 계열 한화파워시스템의 '통합기어형 초임계 CO2(supercritical CO2) 엔진'이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R&D100 어워드(R&D 100 Awards)'를 수상하는 등 불황에도 R&D투자를 늘리고 있는 대기업들이 해외서도 서서히 인정을 받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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