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고’ 늪에 빠진 유업계…신사업 다각화 카드 통할까?

산업 / 이슬기 / 2023-09-12 11:21:29
▲ 다음달 1일부터 우유값이 인상된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나100%우유' 1000mℓ(1리터) 제품의 출고가 인상을 3% 수준으로 최소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이슬기 기자>

 

국내 유업계가 낮은 출산율에 따른 분유 등 유제품 소비 하락과 수입 멸균유 시장의 성장, 그리고 국내 정부의 우윳값 인상 억제라는 삼중고에 몸살을 앓고 있다. 유업계는 궁여지책으로 신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새로운 활로 개척까지는 상황이 그리 녹록지 않아 보인다.

12일 유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우유업체 3사가 최근 수요가 급감하는 전통적인 우유제품 시장을 대체하는 신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유 시장 확대와 성인 영양식 시장 개척, 그리고 프리미엄 디저트 제품군 생산 다각화 등이 대표적인 행보다.

유업계의 이 같은 노력은 레드오션으로 치닫는 국내 우유시장 현황과 맞물려 있다. 유업계는 원유 가격 연동제와 원유 쿼터제 등으로 책정된 가격에 일정량의 원유를 매입하지만, 소비가 크게 줄어 재고가 쌓여가는 상황이다. 지금까지는 남는 우유를 분유로 재가공해 수출해 왔지만, 이 역시 처리비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마진 하락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먹거리 물가 폭등을 우려한 정부의 강력한 가격제한 정책과 해외 멸균유의 저가 공세도 국내 유업계를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

유업계는 지난 7월 원유값 협상을 진행해 ℓ당 88원의 가격을 인상했지만, 이 결과 흰우유 1ℓ의 소비자 가격이 3000원대에 육박하게 됐다.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ℓ당 1000원대에 판매 중인 수입산 멸균우유를 더 찾게 하는 부작용만 키웠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소비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소비자 단체의 압박과 소비자 불만도 많지만, 실제 흰우유의 마진율은 1% 내외로 매우 적다”고 토로했다.  

 

▲ 서울의 한 편의점에 단백질유와 대체유가 진열돼 있다. <사진=이슬기 기자>

국내 우유업체들은 최근의 난국 돌파를 위해 신사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매일유업은 식물성 대체유 시장을 정조준 했다. 관련 시장의 선두주자인 매일유업은 지난 2015년 ‘아몬드브리즈’를 국내에 들여와 판매를 시작했다. 우유 소비량이 줄어들고 식물성 대체유 수요가 커지자 지난 2021년에는 귀리(오트)유인 ‘어메이징 오트’를 직접 제조해 판매 중이다.

2018년에는 단백질 성인 영양식 ‘셀렉스’을 시장에 선보였고, 소비자들의 높은 인기를 얻는데 성공해 누적 매출 31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예상외의 판매고를 기록하자 매일유업 측은 지난 2021년 셀렉스 사업부를 ‘매일헬스뉴트리션’이라는 별도 법인으로 분할해 본격적인 사업 확대에 나섰다.

남양유업도 단백질 제품과 대체유 시장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7월 테이크핏 맥스와 밸런스를 출시 5개월 만에 300만봉 이상의 판매고을 기록했다. 또 지난해 9월에는 아몬드를 이용한 대체유인 ‘아몬드데이’를 출시해 식물성 우유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외에도 아이스크림 전문점 ‘백미당’과 이탈리안 레스토랑 ‘오스테리아 쏘테오’ 등 프리미엄 외식사업 분야를 육성하며 제품 포트폴리오 다각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서울우유는 국산 우유를 활용한 디저트 사업 확대에 나섰다. 서울우유는 2021년 디저트개발부서를 조직해 아이스크림, 미니피자, 베이커리 등 우유를 활용한 다양한 제품군을 차례로 선보이고 판매처 확장에 전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유업계 관계자는 “물가 안정을 위해 정부 정책에 호응하고 있지만 우유 소비 감소와 원유쿼터제 등으로 업계 안밖으로 어려움이 크다”며 “유업계에 대한 정부 지원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lsg@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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