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확정될 ‘세제 개편안’...가업상속공제 확대 등 지원 폭은

토요프리즘 / 이승섭 기자 / 2023-07-17 11:09:58
상속세율 등 가업상속공제 제도 혜택 낮아
정부 막바지 조율 세제 개편안 관심 쏠려
경제활력 제고 위해 기업인 요구 반영해야

정부가 올해 세법 개정안 막바지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세법 개정안은 이달 초 정부가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연장선 상에서 전반적으로 우리 경제의 활력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이달 말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경제활력 제고 차원에서 검토되고 있는 세제 개정 대상은 가업승계공제 확대를 비롯해 반도체 등 첨단전략산업 리쇼어링 지원, K-콘텐츠 세제지원 강화 등이 꼽인다.

이들 중 상속세 연부연납기간 연장과 낮은 세율의 과세 한도 확대,가업 승계 대상 업종변경 제한 완화 등 가업승계 공제 확대에 기업인들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나 지난달 추경호 경제 부총리가 중소·중견기업인들과 잇따라 간담회를 갖고 가업승계 부담 완화 요구에 대해 전향적 검토 방침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지금도 기업인들이 가업을 승계하거나 상속할 때 공제 혜택을 주고 있지만 체감도가 낮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과도한 세금 부담 탓에 가업 승계 작업이 차질을 빚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목소리도 높다.

하반기 경기 반등을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가업 승계와 상속 시 내야 하는 관련 세금 완화 확대가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이달 말 확정될 세제 개편안에서 가업상속공제 확대 수준이 어느 정도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주요국 비해 혜택 낮은 기업상속공제 제도


우리나라 상속·증여 최고세율(50%)은 미국(40%), 프랑스(45%), 독일(30%) 등 주요국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15%)와 견줘도 훨씬 높다. 명목상으로만 보면 일본이 55%로 한국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상속 재산을 공시가로 과세해 실제 세 부담은 한국보다 낮다. 오히려 한국은 상속 재산을 시가 수준으로 평가해 과세하는 데다 대기업 최대주주에게는 할증까지 이뤄져 실효 최고세율이 60%에 이른다.

물론 가업을 물려줄 때 상속세 혜택을 주는 가업상속공제가 지난해 말 상속세법의 국회 통과로 확대되긴 했다.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을 기존 매출 4000억 원 미만에서 5000억원 미만으로 넓혀졌다. 상속공제 한도도 최대 500억 원에서 600억 원으로 늘어났지만 가업을 고려하는 기업인들 입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하다고 볼멘 소리를 낸다.

중견기업인들이 지난달 추 부총리와의 간담회에서 가업상속공제 대상 기업 범위를 매출액 5000억 원에서 1조 원 미만으로 확대하고, 상속공제 한도를 6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늘려줄 것을 건의한 배경도 그래서다.

뿐만 아니다. 증여세가 상속세만큼 혜택이 주어지지 않은 것도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시 같은 달 중소기업인들이 추 부총리와 가진 간담회에서 재산가액 10억~60억 원에 10%, 60억~600억 원에 20% 증여세율을 각각 적용하는 특례세율을 10% 단일 세율로 해 줄 것을 요구하고 나선 것도 마찬가지다.

이에 더해 증여세 연부연납 기간이 5년에 불과한 것도 부담스럽다고 말한다. 또 가업공제 혜택을 원하는 상속인은 사후관리기간인 5년동안 표준산업분류상 중(中)분류 내에서만 업종 변경이 가능토록 한 것은 가업 승계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지목한다.

■ 가업승계·상속 혜택 확대가 필요한 이유

기업인의 가업 승계·상속과 관련한 세금은 일반인의 재산 승계나 상속과 같은 범주에서 취급할 수는 없다. 통상 일반인들의 재산은 대체로 투자적 수익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반해 기업인들의 수익은 주로 기업 경영 활동을 통해서 이뤄지기 때문이다.

기업 활동은 국가 경제와 직결된다. 특히 지금처럼 경제 성장이 둔화돼 경기 반등을 꾀하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절실하다, 기업인들이 투지를 늘릴 수 있도록 하려면 세금 부담을 낮춰줘야 한다.

하반기 들어 경기가 저점을 통과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지만 제조업 생산과 소비 등이 생각만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중국 경제 회복도 더디기만 하다. 향후 경기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따라서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경제 활성화를 이끄는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가 필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즉 가업상속 등을 포함한 기업인의 경영활동에 대한 세제 혜택은 경제 선순환 구조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일반 세금 감면과는 성질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기업의 역할이 절실하다. 정부는 세수 부족에도 건전 재정을 위해 확장 정책을 펼 수 있는 형편이 못 된다. 민간도 여전한 역대급 가계부채와 고금리로 소비 발목에 잡혀 있다. 결국 기업이 나설 수밖에 없다.

기획재정부가 이달 말 가업상속 공제 제도 등을 포함한 세제 개편안을 내놓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 세제 개편안, 기업인 의견 충분히 반영해야


국내 중소기업인들이 가업상속 공제 이용 실적이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 저조한 것은 현행 공제 혜택이 그리 충분하지 않다는 방증과 다름없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경영자 가운데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이 30%에 달한다. 그럼에도 중소기업 76만2000 개 중 가업상속공제 이용 실적은 110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업승계에 폭놃은 지원을 하는 일본이 2918건, 독일 2만8482건 등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는 장수기업 생존률를 봐도 알 수 있다. 100년 이상 업력을 가진 장수기업이 한국은 7곳에 불과한 데, 일본 3만3076곳, 독일 4947곳인 것에 턱없이 못 미친다.
 

한국의 상속·증여세율을 완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높은 세율 탓에 기업 경영권이 위협받을 수 있고, 나아가 국가 경쟁력마저 약화시킬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현재 5년에 불과한 증여세 연부연납 기간도 20년으로 늘려줄 것을 요청한 것도 마찬가지다. 가업주가 생존해 있을 때 사전 증여를 통해 계획적이고 안정적으로 가업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취지다.

아울러 기업 연구개발에 대한 세제 감면 혜택도 더높여야 한다. 기업 규모 별로 2~25%로 차등 적용하고 있는 기술개발 세제 혜택을 25%로 동일 하게 적용할 것을 중견기업연합회가 제안한 것도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

기재부가 가업상속·승계 세제 개편안을 통해 증여세 연부연납 기간을 현행 5년에서 20년으로 연장하고, 특례 저율(10%) 과세 구간을 현재 60억 원에서 300억 원으로 상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또 ‘업종 변경 제한’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가업공제 혜택을 원하는 상속인이 업종 변경을 할 경우 사후관리기간 5년간 표준산업분류상 중(中)분류 내에서만 가능한 것을 대大)분류로 넓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세제 개편안에 기업인들의 요구를 충분히 반영해 경제활력 제고에 기업이 앞장설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국회도 이번 세제 개편안이 확정되면 서둘러 처리해 힘을 보태야 함은 물론이다.

토요경제.이승섭 대기자 sslee7@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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