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재무 “관세 환급 판결 나와도 재정 부담 없다”…현금 7,740억달러 보유 강조

경제·금융 / 이덕형 / 2026-01-10 10:50:45
대법원 상호관세 무효 가능성 부상…환급 추산 1,500억달러, 베선트 “기업들 소송은 헛수고”
▲2025년 12월 17일 미국 워싱턴DC의 재무부 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는 스콧 베선트 장관./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조치를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대규모 관세 환급이 발생하더라도 재정 운용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 재무부가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환급이 단기간에 일시에 집행되는 구조가 아니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베선트 장관은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8일 기준 재무부 현금 보유액은 약 7,740억달러에 달한다”며 “설령 대법원에서 환급 판결이 내려지더라도 자금이 하루 만에 빠져나가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 

 

수주에서 수개월, 길게는 1년 이상에 걸쳐 분산 집행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급 자금 부족 사태에 대한 시장 우려를 사실상 일축한 발언이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최종 패소할 경우 관세 환급 규모가 약 1,500억달러(약 22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당초 연방대법원의 판결 선고는 9일로 예상됐으나 연기됐고, 현재는 14일 전후로 선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판결이 늦어질수록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 측 논리를 받아들일 가능성이 커진다고 주장했다.

베선트 장관은 대법원이 상호관세를 무효로 판단할 가능성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을 보였다. 

 

그는 “설령 무효 판단이 내려져 환급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절차만 복잡할 뿐 실질적인 경제적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이를 ‘기업이 헛심 쓰는 일(a corporate boondoggle)’이라고 표현했다. 

 

단순한 ‘예스 또는 노’ 형태의 판결이 아니라 조건부 판단이 나올 경우 환급 절차는 더욱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만약 우리가 환급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운영상 문제는 없다.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설령 그렇게 되더라도 기업들 입장에서는 실익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코스트코가 관세 환급금을 소비자에게 되돌려줄지 의문이라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

관세 부담의 소비자 전가 여부에 대해서도 베선트 장관은 기존 시장 인식과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기업들은 대체로 관세 비용을 소비자 가격에 전가하지 않았다”며 “전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매우 제한적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이 물가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실제로 상품 물가 상승률은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연방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미국의 통상정책 신뢰도와 기업 불확실성, 글로벌 교역 질서에 미치는 파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환급 규모 자체는 재정적으로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우세하지만, 판결 이후 소송 확산 여부와 행정 절차 지연 가능성은 기업들의 비용 부담과 정책 리스크 요인으로 남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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