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리부엉이 서식지 폐기물 매립 안 돼”… 지역민 200여명 SK본사 앞 시위

산업1 / 양지욱 기자 / 2024-03-15 10:50:56
▲ 전국에서 올라온 지역주민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그룹 앞에서 SK에코플랜트가 진행 중인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양지욱 기자>

 

SK그룹과 태영그룹의 ‘산업폐기물 매립지’ 건립을 규탄하는 시위가 지난 14일 오전 서울 도심에서 진행됐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종로구 서린동 SK그룹 본사 앞에는 시위를 주최한 공익법률센터 ‘농본’ 관계자와 이들 회사가 폐기물 처리 시설을 건립 중인 지역 주민 200여명이 모여 즉각적인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현재 SK그룹과 태영그룹 자회사들은 주문진, 화성, 서산, 사천, 경주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업폐기물 매립시설 및 소각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날 모인 지역 주민들은 폐기물처리장 건립 예정지 중 일부 지역이 습지나 바다, 혹은 천연기념물 서식지 등과 가까워 자칫 오염물질이 누출될 경우 자연이 훼손돼 본인들의 생존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21년 9월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사장에 취임한 박경일 대표는 건설업에서 환경·에너지 분야 친환경 기업으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2022년 말까지 약 3조원을 투입해 EMC홀딩스, 성주테크, 디디에스, 삼원이엔티 등의 폐기물 처리 및 에너지 기업들을 인수했다.

SK에코플랜트가 인수‧합병한 기업들은 현재 충남 5개 지역, 경남 사천, 경기 화성 등지에서 산업폐기물 처리장을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 중 성주테크가 화성시 전곡일반해양산업단지에 추진 중인 매립장은 애초 일반폐기물 처리시설로 세워질 예정이었지만, 최근 지정폐기물 매립장으로 변경됐다. 지정폐기물은 사업장폐기물 중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거나 인체에 해를 끼칠 수 있는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대통령령으로 정한 폐기물이다.

 

▲ 전국에서 올라온 지역주민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그룹 앞에서 SK에코플랜트가 진행 중인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양지욱 기자>

 

시위에 참여한 한 주민은 성주테크가 추진 중인 지정폐기물 매립지는 해안가에 인접해 있어 만약의 경우 해양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며 수리부엉이 서식지와도 가까워 인근 생태계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그는 “집중호우 등 자연재해로 폐기물 침출수가 유출되며 직경 200m 정도 거리에 있는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해양 생태계를 파괴해 어민들의 생존권도 위협받을 수 있다”며 “자연재해는 피해보상도 받을 수 없다. 왜 바다와 가까운 곳에 지정폐기물 매립장을 건설하는지 모르겠다”고 강조했다.

SK에코플랜트가 경남 사천 대진일반산업단지에 3000억원을 투자해 조성할 예정인 이차전지 리사이클링 복합단지(배터리 재활용단지+소각장+매립장)도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다.

시위에 참여한 사천 지역 주민은 “‘투자의향서’ 일부 조항을 보면 애초부터 종합 폐기물처리 단지 조성이 목적인 것을 알 수 있다”며 “인근에 습지보호지역인 ‘광포만’이 위치해 있어 지역 주민들은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복합단지 건립조차도 반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영그룹 역시 폐기물 처리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기업 중 하나다. 태영그룹의 자회사 태영동부환경은 강원도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리 산 560 인근에서 ‘강릉시 에코파크 조성사업’이라는 사업명의 지정폐기물 매립장을 건립 중이다.

이 매립장과 하천과의 거리는 500m에 불과하고, 주문진 해변과는 4㎞쯤 떨어져 있는데, 해당 사업의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자연생태, 생활환경 등을 토대로 환경적, 사회경제적, 사회비용 측면에서 ‘부적합’하며 사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 전국에서 올라온 지역주민들이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서린동에 위치한 SK그룹 앞에서 SK에코플랜트가 진행 중인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사진=양지욱 기자>

 

태영그룹은 ‘천안 에코파크’라는 업체를 100% 지분투자 방식으로 설립해 충남 천안 동면에서도 ‘천안 에코파크’라는 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주문진 지정폐기물 매립장 설치 반대 강릉·양양 공동대책위원회의 김성수 사무국장은 “산업단지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그 지역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다른 지역의 유독 폐기물을 왜 주문진에서 처리해야 하나. 주문진은 관광도시인데 왜 생계까지 위협받게 하느냐”고 비판했다.

규탄대회 주최 측인 공익법률센터 농본은 “정부가 전체 폐기물의 90%인 산업폐기물 관리를 민간에게 맡겨 놓고 있어, 일부기업들이 입지의 적절성은 따지지 않은 채 매립장, 소각장, SRF 소각시설과 유해 재활용 시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는 ▲예산 조곡 그린컴플렉스 반대대책위 ▲사천 대진산단 산업폐기물처리장 반대대책위 ▲강릉·양양 지정폐기물매립장 반대대책위 ▲천안, 평택, 연천 등지의 산업폐기물 매립장·소각장 주민대책위 ▲SRF 발전소 및 소각장 대책 전국연대 ▲산업·의료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경북지역 공동대책위원회, ▲환경운동연합 등이 참여했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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