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1조3808억원 재산분할’ 뒤집혔다

산업 / 최영준 기자 / 2025-10-16 10:47:40
대법 “노태우 비자금 기여로 못 본다”…2심 다시 판단
▲ 최태원 SK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조원이 넘는 재산분할을 인정받았던 2심 판결에서 반전을 맞았다. 대법원이 ‘노태우 비자금 300억원’을 재산분할 기여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제동을 걸면서 사건은 다시 고등법원으로 돌아가게 됐다.

대법원은 2심이 인정한 노태우 전 대통령의 300억원 금전 지원은 재산분할에 있어 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 소송은 서울고법에서 다시 판단을 받게 됐다. 2심의 위자료 액수에 관한 판결은 최 회장의 상고를 기각해 20억원 지급이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16일 최 회장과 노 관장 간 이혼소송 상고심 선고에서 “원고(최 회장)가 피고(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다만 위자료 액수 20억원에 관해서는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노 관장)의 부친 노태우가 원고(최 회장)의 부친 최종현에게 300억 원 정도의 금전을 지원했다고 보더라도, 이 돈의 출처는 노태우가 대통령으로 재직하는 동안 수령한 뇌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태우가 뇌물의 일부로서 거액의 돈을 사돈 혹은 자녀 부부에게 지원하고 이에 관해 함구함으로써 국가의 자금 추적과 추징을 불가능하게 한 행위는 선량한 풍속 그 밖의 사회질서에 반하고 반사회성·반윤리성·반도덕성이 현저해 법의 보호영역 밖에 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원심이 노태우의 금전 지원을 피고(노 관장)의 기여로 참작한 것은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원심판결 중 재산분할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1988년 9월 결혼해 슬하에 세 자녀를 뒀으나 파경을 맞았다. 2015년 최 회장은 언론을 통해 “노 관장과 10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면서 혼외 자녀의 존재를 알렸다.

2017년 7월에는 노 관장을 상대로 협의 이혼을 위한 이혼 조정을 신청했으나 2018년 2월 합의에 이르지 못해 정식 소송에 들어갔다. 노 관장은 2019년 12월 이혼에 응하겠다며 맞소송을 냈다.

2022년 12월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1억원과 재산분할로 현금 66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지난해 5월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 회장이 보유한 주식회사 SK 지분은 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어 분할액이 20배(665억원→1조3000억원)가 됐다.

2심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원이 선대회장 측으로 흘러 들어가 SK그룹의 자산 형성에 기여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최 회장 측은 300억원의 전달 시기나 방식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작년 7월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1년 3개월의 심리 끝에 2심 판단에 잘못이 있다고 보고 사건을 2심 법원에 돌려보냈다.

이번 판결로 초대형 재산분할 소송의 향방이 다시 서울고법으로 넘어가며, 재산 범위와 기여도 산정이 다시 쟁점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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