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전선, 37년 만 첫 쟁의 예고…7.8조 수주 호황에 '성과배분' 충돌

산업 / 최은별 기자 / 2026-09-16 10:48:53
상반기 영업익 44% 증가…별도 수주잔고 7조8336억
노조 성과연동 보상 요구…사측 정액 성과급 제시
16일 동해·구미서 경고성 쟁의 예정…노조 활동 갈등도 겹쳐
▲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LS전선 노조 조합원들이 지난 7월 21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서십자각터 인근에서 사측의 노조 탄압 중단을 요구하며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LS전선이 전력 인프라 호황 속에서 노조 설립 37년 만에 첫 쟁의 국면을 맞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44% 늘고 별도 수주잔고가 7조8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노사가 실적 성과를 보상에 어떻게 반영할지를 놓고 맞서고 있다. 노조 활동 보장을 둘러싼 갈등까지 겹치면서 장기간 이어진 무파업 기조가 갈림길에 섰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산하 LS전선 노조는 이날 강원 동해사업장과 경북 구미사업장에서 파업 출정식을 열 예정이다. 노조원들이 근무 교대 이후 근무 외 시간을 활용해 각각 약 1시간 진행하는 경고성 쟁의다. 실제로 진행되면 1989년 노조 설립 이후 첫 쟁의행위가 된다. 현 단계에서는 생산 차질을 전제로 보기는 어렵다.

노조는 지난달 11일 9차 임금교섭 결렬 이후 같은 달 24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고 이달 3일 조정중지 결정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임금협상의 쟁점 가운데 하나는 성과급 산정 방식이다. 노조는 교섭 초기 기본급 6.5% 인상과 영업이익 15%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측은 기본급 4% 인상과 정액 850만원의 성과급을 제시했다. 실적과 보상을 직접 연동하자는 노조와 정액 보상을 제시한 회사 사이에 간극이 있는 셈이다.

갈등이 주목되는 것은 LS전선의 실적이 빠르게 개선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4조5232억원, 영업이익은 238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각각 18%, 44% 증가했다. 초고압·해저케이블을 비롯한 고부가 제품과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인프라 수요가 성장을 이끌었다.

수주도 쌓였다. 6월 말 LS전선 본사 기준 수주잔고는 7조83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조6463억원보다 약 39% 늘었다. 국내외 종속기업을 합친 연결 기준 수주잔고는 9조5535억원이다. 지주사 ㈜LS가 집계한 주요 계열사 합산 수주잔고는 19조5554억원까지 증가했다.

다만 노사 갈등을 성과급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노조는 노조 활동 보장 문제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임단협 이후 일부 노조 간부를 둘러싼 사측 조치에 대해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부당노동행위 판정을 내렸고, 회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한 상태다.

사측은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LS전선은 노사 간 이견에 따른 쟁의 상황은 발생할 수 있다며 그동안의 상생 경험을 바탕으로 원만하게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이날 경고성 쟁의가 본파업으로 확대되느냐다. 구미는 전력·통신케이블, 동해는 해저·특수케이블을 생산하는 핵심 사업장이다. 다만 예정된 쟁의가 근무 외 시간에 진행되는 만큼 현재 단계에서 납기 차질을 거론하는 것은 이르다.

LS전선 노사 갈등은 실적 악화가 아니라 전력 슈퍼사이클에서 불거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다르다. 수주와 이익이 빠르게 늘어난 만큼 성과를 어떤 기준으로 배분할지가 새로운 노사 쟁점으로 떠올랐다. 37년 무파업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보상 기준과 노사 신뢰 회복에서 접점을 찾느냐에 달렸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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