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먹튀 맛집' 카카오… 김범수 사법 리스크 현실화

산업1 / 최영준 기자 / 2023-10-19 10:38:03
'SM 주가조작 의혹'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구속
류영준 이어 남궁훈 전 대표 '주식 먹튀' 논란 일파만파
카카오 주가 고점 대비 4분의 1토막…투자자들 '분노'
"김범수 구속 시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도 보장 못해"
▲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카카오가 지속적인 내부 악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판교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플랫폼 운영의 취약점을 드러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후, 최근에는 경영진의 탐욕적인 ‘도덕적 해이’ 행태가 잇따라 불거지면서 실적과 주가 하락에 이어 기업의 존폐 여부까지 언급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SM엔터테인먼트 시세 조종 의혹을 받고있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를 두고 관련업계에서는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카카오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 문제가 더 이상 ‘변수’가 아닌 ‘상수’로 정착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일단 내제돼 있던 카카오 그룹 내 CEO 리스크가 표면화 된 것은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 시절부터다.


'먹튀' 오명의 시초인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는 2021년 11월 말 카카오 신임 공동대표로 내정된 후 같은해 12월 카카오페이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주식 900억원 가량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더 나아가 개인적으로 약 469억원을 현금화 한 사실이 확인돼 투자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카카오페이가 상장한 후 약 한 달 만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류 전 대표는 지난해 1월 카카오페이 대표에서도 물러났다. 임기를 약 두 달 남긴 시점이었다.

류 전 대표의 ‘먹튀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지난해 1월 등판했던 남궁훈 전 카카오 대표 역시 카카오의 '먹튀' 오점을 이어갔다. 남궁 전 대표는 카톡 '먹통' 사태에 책임을 지고 지난달 19일 대표에서 물러나기까지 CEO직을 수행했다.

 

▲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18일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지난해 2월 대표 내정자 시절 카카오의 주가가(당시의 2배 수준인) 15만원이 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받을 것을 약속하는 등 카카오의 구원투수를 자처했다. 하지만 남궁 전 대표 역시 자리에서 물러나기 직전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94억3200원의 차익을 챙겨 '2연속 먹튀'의 기록을 남겼다.

지난달에는 카카오의 재무그룹장(부사장)이 법인카드로 현금 1억원 상당의 게임 아이템을 결제한 사실도 밝혀져 투자자들의 공분을 샀다. 그는 업무에서 배제된 뒤 회사로부터 정직 3개월의 징계를 받았지만 카카오 노동조합이 배임‧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발해 수사를 받고 있다.

카카오 경영진의 사법 리스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 시민단체는 지난달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과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정치권의 견제와 압박도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카카오의 모빌리티 자회사인 카카오모빌리티는 화물 중개 시장 진출을 앞두고 중소기업의 기술을 탈취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카카오 사내 독립기업(CIC)인 다음CIC가 운영하는 포털 '다음'은 아시안게임 한‧중 축구에서 일방적인 중국 응원 클릭이 나온 탓에 국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산 일도 발생했다.

이와 같은 정치적, 사회적 논란과는 별개로 카카오의 가장 큰 부담은 떨어진 실적과 주가 부진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과정에서 애초 예상보다 큰 자금이 투입되면서 신사업 추진이나 대규모 투자 관련 불확실성이 커졌다.

올해 1분기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71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절반도 채 되지 않았다. 2분기에도 33.7% 급감한 1135억원에 그쳤다. 다수의 증권사가 카카오의 3분기 실적 부진을 예상하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어 앞으로도 상황이 녹록지 않아 보인다.

 

▲ 사진=카카오

 

삼성증권은 3분기 카카오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16.8% 급감한 1223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며 목표 주가를 6만2000원에서 5만4000원으로 낮췄다. 목표주가를 8만원으로 높게 설정했던 현대차증권도 7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2021년 6월 장 중 최고 시점 17만3000원까지 올라갔던 카카오의 주가는 지난 6일 장중 4만600원까지 추락하며 신저가를 기록했다. 전날 종가 기준 주가는 4만1800원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미 구속된 임원들의 법원 판결 여부와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 리스크에 주목하고 있다. 최고 경영진이 법정구속될 경우 카카오뱅크 대주주의 지위까지 흔들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행 인터넷 은행 특례법상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 은행 지분의 10%를 초과 보유하기 위해서는 최근 5년간 조세범 처벌법,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공정거래법 등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임원 개인의 비위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불법이 이뤄졌다면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최악의 경우 금고형을 받으면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제기되고 지분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요경제 / 최영준 기자 cyj@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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