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롯데카드 계열사 아냐”…해킹 여파에 브랜드 신뢰 ‘직격탄’ (1부)

유통·소비재 / 최성호 / 2025-09-21 10:10:43
롯데카드 해킹 사태, 그룹 이미지까지 흔들다
▲롯데월드 타워 전경/사진=자료

 

[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롯데그룹이 최근 발생한 롯데카드 해킹 사고와 관련해 강력한 항의 입장을 밝혔다. 롯데그룹은 “롯데카드는 그룹 계열사가 아니지만, 이번 해킹으로 인해 그룹 전체의 브랜드 가치와 소비자 신뢰가 크게 훼손됐다”고 강조했다. 

 

사태의 당사자인 롯데카드는 이미 2019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매각돼 그룹과 직접적인 지배 관계가 없지만, 여전히 ‘롯데’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혼란과 오해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롯데 측 설명이다.


롯데그룹은 2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이번 해킹 사고는 롯데카드 개별 회사의 문제를 넘어 그룹 전체 이미지에 회복하기 어려운 상처를 남겼다”고 밝혔다. 

 

이어 “롯데카드 고객 이탈이 현실화될 경우 협력 관계에 있는 유통, 식품, 관광 계열사 매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무엇보다 롯데카드를 여전히 계열사로 인식하는 고객들이 느끼는 신뢰 하락이 뼈아프다”고 덧붙였다.

롯데카드는 2019년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는 2017년 롯데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금융 및 보험 계열사 지분을 보유할 수 없게 된 데 따른 조치였다. 

 

당시 롯데는 카드와 손해보험, 손해사정 등 금융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사업 구조 재편에 나섰고, 롯데카드는 사모펀드 소속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롯데라는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됐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롯데카드가 여전히 그룹 계열사처럼 보인다. 카드 디자인과 광고, 혜택 프로그램 곳곳에 ‘롯데’라는 이름이 남아 있고, 유통이나 관광 계열사에서 제공하는 멤버십 혜택과도 연동돼 있다. 

 

롯데 임직원 전용 카드 발급 업무까지 이어지고 있어 롯데그룹과의 관계는 일반 소비자들에게 사실상 한 몸처럼 인식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이번 해킹 사고는 단순히 금융사고를 넘어 그룹 전체의 신뢰 위기로 번졌다. 롯데가 더 이상 소유하지 않는 회사에서 발생한 보안 사고가 그룹 전체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롯데그룹의 항의와 롯데카드의 사과

롯데그룹은 이번 사태 직후 롯데카드 측에 브랜드 훼손과 신뢰 하락 문제를 제기하며 강력히 항의했다. 그룹 관계자는 “회복하기 어려운 유무형의 피해가 발생했다”며 “브랜드 가치 손상과 고객 불신은 단순한 금전적 피해를 넘어 그룹 전체 사업에 파급력을 미친다”고 말했다.

이에 롯데카드 조좌진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그룹과 임직원, 고객에게 사과문을 전달했다. 그는 ‘롯데카드 사이버 침해사고에 대한 대표이사 사과’라는 제목의 공문에서 “이번 사고로 불편과 혼란을 겪고 계신 롯데그룹, 임직원, 고객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사고로 인한 혼란이 종료될 때까지 대표이사로서 끝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사과가 늦었다는 비판도 나온다. 사고 초기 대응 과정에서 피해 규모와 원인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했고, 고객 안내도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도 “브랜드를 사용하면서 책임은 그룹에 전가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이번과 같은 리스크는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롯데그룹의 고민은 단순히 이미지 추락에 그치지 않는다. 롯데카드 고객이 이탈하면 연계 혜택을 제공해온 유통, 식품, 관광 계열사의 매출에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면세점, 롯데호텔과 같은 소비자 접점 계열사에서 신뢰 하락이 이어질 경우 충성 고객의 이탈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이번 사건은 그룹 내부 임직원까지 영향을 미쳤다. 롯데카드가 임직원 전용 카드를 발급해온 만큼 일부 직원의 개인정보도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입장에서는 단순한 협력사 문제가 아니라 내부 인력 관리와 보안 체계에도 파급력이 미친 셈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브랜드와 신뢰는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다. 이번 해킹 사태로 롯데그룹의 전반적인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경우, 향후 투자 유치와 해외 사업 확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소비자 혼란의 본질은 ‘브랜드 분리’ 실패

이번 사태의 본질은 롯데카드의 소유 구조와 브랜드 분리 실패에서 비롯된다. 지주사 전환으로 불가피하게 금융 계열사를 매각했지만, 브랜드 사용 계약을 통해 ‘롯데’ 이름은 그대로 남았다. 그룹은 소유하지 않으면서도 소비자들은 계열사로 인식하는 구조가 지속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브랜드를 공유하는 비계열사가 사고를 낼 경우 그룹 전체가 책임을 떠안는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났다”고 지적한다. 특히 금융과 같이 보안과 신뢰가 핵심인 업종에서 브랜드 공유가 계속된다면, 향후에도 유사한 리스크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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