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SKIET, 합병 주가괴리 53%→0.6%…남은 변수 PRS

산업 / 임종호 기자 / 2026-09-16 10:07:32
합병 발표 직후 52.8% 프리미엄 사실상 소멸
매수청구가 현 주가보다 11.7% 낮아
PRS 전량 청구 가정 땐 약 1534억…3500억 기준의 44%
▲ [SK그룹]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합병을 둘러싼 시장가격의 괴리가 한 달도 안 돼 사실상 사라졌다. 합병 발표 직후 SKIET 주가가 교환가치보다 50% 넘게 높았지만 지난 15일 격차는 0.6%까지 좁혀졌다. 현재 주가만 놓고 보면 일반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유인은 낮아진 반면, SKIET 유상증자 과정에서 체결한 주가수익스와프(PRS)는 별도의 현금 부담 변수로 남아 있다.


16일 토요경제가 합병비율과 양사 주가를 분석한 결과 SKIET 1주를 합병 후 받게 되는 SK이노베이션 주식 가치로 환산하면 지난 15일 기준 약 1만6655원이다. SKIET 종가는 1만6550원으로 교환가치보다 105원, 0.63% 낮았다.

합병 발표 직후와는 상황이 크게 달라졌다.

지난달 26일 SKIET는 1만9960원까지 오른 반면 SK이노베이션은 11만1200원으로 하락했다. 합병비율 0.1174540을 적용한 당시 SKIET 교환가치는 약 1만3061원이었다. SKIET 시장가격이 이보다 52.8% 높았다.

합병비율 자체는 바뀌지 않았지만 SK이노베이션 주가가 회복되고 SKIET가 조정받으면서 시장가격의 괴리가 대부분 해소된 것이다.

주식매수청구권의 가격상 매력도 현재로서는 크지 않다. SKIET 주주의 매수청구 예정가격은 1만4620원으로 15일 종가보다 11.7% 낮다. 현 수준이 유지된다면 시장에서 주식을 매도하거나 합병 후 SK이노베이션 주식을 받는 것보다 매수청구권을 선택할 경제적 유인이 크지 않다.

다만 실제 매수청구 기간은 11월24일부터 12월14일까지다. 그 사이 SKIET 주가가 매수청구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계산은 달라진다.

여기에 일반 주주와 별도로 봐야 할 것이 PRS다.

PRS는 주가수익스와프(Price Return Swap)다. 투자자가 주식을 매입하고 계약 상대방과 미리 정한 기준에 따라 향후 주가 변동에서 발생한 손익을 정산하는 계약이다. 주가가 약정 기준보다 내려가면 계약 구조에 따라 상대방이 차액을 부담하고, 반대로 상승하면 이익을 정산하는 방식이다. 투자자가 주식을 보유하되 주가 변동 위험의 일부를 계약 상대방과 나누는 구조로 볼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SKIET 유상증자 과정에서 투자자들과 3000억원 규모의 PRS 계약을 체결했다. 관련 물량은 1048만9508주다. 회사는 최근 주주간담회에서 투자자들과 처리방안을 협의하고 있으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활용한 투자금 회수 가능성도 설명했다.

해당 물량이 전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매수대금은 약 1534억원이다. 합병계약에서 정한 SKIET 주식매수청구 관련 3500억원 기준의 약 44%다. 일반 주주의 청구 규모가 크지 않더라도 PRS 물량 자체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PRS에는 별도의 차액정산 문제도 남아 있다. 추정 정산 기준가격과 주식매수청구가격의 차이를 관련 물량에 적용하면 약 1466억원이다. 전량 매수청구와 현행 정산 조건을 단순 적용할 경우 매수대금과 차액정산을 합친 경제적 부담은 약 3000억원에 이를 수 있다.

다만 두 금액은 구분해야 한다. 3500억원은 SKIET 주주의 주식매수청구 규모와 관련한 합병계약상 기준이고, PRS 차액정산은 SK이노베이션과 투자자 사이의 별도 계약에서 발생한다. 이를 하나의 매수청구 비용으로 합산해서는 안 된다.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와 주주간담회를 거치면서 합병비율과 주주보호 문제가 부각됐지만 시장가격에서는 다른 변화가 나타났다. 발표 직후 52.8%까지 벌어졌던 가격 괴리가 0.6% 수준으로 좁혀지면서 합병비율을 둘러싼 시장가격의 불균형은 상당 부분 해소됐다.

이제 재무적으로 볼 숫자는 합병비율 자체보다 실제 현금 유출 규모다. 일반 주주의 매수청구는 향후 주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PRS는 별도의 계약관계가 얽혀 있다. SK이노베이션과 SKIET 합병의 다음 변수는 11월 이후 실제 매수청구 규모와 PRS를 어떤 방식으로 정리하느냐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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