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투자증권 해외 증권 3사 흑자서 적자…싱가포르 101억 증자에도 손실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15 10:34:33
상반기 합산 손익 10억3700만원 악화…베트남 이익 감소·동남아 적자 확대
해외 금융법인 4곳 중 3곳 적자…미국·일본 진출 확대
회사 "흑자전환 시점 미정…중장기 사업 경쟁력 확보에 중점"
▲ 한화투자증권 [연합뉴스]

 

한화투자증권의 해외 증권사업이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베트남에서 확보한 수익 기반이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의 손실을 메우지 못한 결과다. 기존 해외법인의 수익성이 악화한 가운데 미국과 일본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추가 투자에 따른 성과를 입증해야 할 과제도 커지고 있다.

15일 토요경제가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의 2026년 반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베트남 파인트리증권, 싱가포르 파인트리증권,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 등 해외 증권법인 3곳의 상반기 순손익 합계는 5억6100만원 적자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4억7600만원 흑자에서 적자로 전환하면서 1년 사이 손익이 10억3700만원 악화했다.

해외 증권법인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낸 베트남 파인트리증권은 상반기 영업수익 120억5400만원, 순이익 12억8500만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감소했다.

반면 싱가포르 파인트리증권은 영업수익이 2억6800만원에 그친 가운데 11억7500만원의 순손실을 냈다.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증권도 6억71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이 확대됐다.

지난해 말 인수한 인도네시아 칩타다나자산운용의 실적까지 포함하면 해외사업의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

칩타다나자산운용은 상반기 5억46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해외 금융법인 4곳 중 3곳이 적자를 냈으며, 이들 법인의 손실 합계는 23억9200만원에 달했다. 베트남 법인의 순이익을 반영한 4개 법인 전체 순손익은 11억700만원 적자다.

다만 이는 각 법인의 순손익을 단순 합산한 수치로, 내부거래 등을 제거한 연결재무제표상 해외사업 손익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싱가포르 법인은 지속적인 자본 투입에도 수익성 개선이 지연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 2월 싱가포르 법인에 900만싱가포르달러, 약 101억원을 추가 출자했다. 2019년 설립한 이 법인은 2023년 약 15억원, 2024년 14억원, 지난해 1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이어왔다.

올해 추가 자본이 투입됐지만 상반기에도 흑자전환에는 실패했다. 증자금은 당기 비용이 아닌 자본 투자에 해당하지만, 적자가 지속되는 만큼 투입 자본을 수익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한화투자증권은 해외법인의 수익성 악화가 각국의 금융시장 환경과 현지 영업 여건에 영향을 받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베트남은 시장 변동성과 경쟁 심화, 싱가포르는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인도네시아는 현지 금융시장 및 영업환경 변화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단기적인 실적 변동이 아닌 중장기적인 사업 경쟁력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국가별 사업 전략도 차별화하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디지털 기반 리테일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싱가포르에서는 글로벌 금융상품과 기관투자자 대상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서는 기존 증권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수익원을 발굴할 방침이다.

그러나 구체적인 실적 회복 목표는 정하지 않았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각 해외법인의 시장 특성과 사업 환경을 고려해 수익구조 개선과 영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흑자전환 시점은 정해진 바 없으며,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베트남에서 확보한 수익모델을 다른 해외법인으로 확장하는 것도 과제다.

한화투자증권은 2019년 베트남 현지 증권사를 인수한 뒤 온라인 위탁매매와 신용공여 사업을 확대해 2021년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인수 약 2년 만에 수익 기반을 확보한 셈이다.

그러나 싱가포르는 기관투자자 대상 금융상품 사업, 인도네시아는 증권·자산운용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가마다 영업 대상과 수익구조가 달라 베트남의 성공 사례를 동일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도 한화투자증권은 신규 해외시장 진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8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사무소를 열고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실물연계자산(RWA) 등 금융 신사업 기회 발굴에 나섰다. 이어 이달 12일에는 일본 종합금융투자회사 GI캐피털매니지먼트(GI Capital Management)의 증권 부문 주식 취득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일본 사업은 현지 인허가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추진할 예정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일본 진출에 대해 기존 동남아 사업의 수익성 부진과는 별개로 아시아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중장기 성장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본 자본시장은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자본시장 활성화 등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시장"이라며 "현지 사업기반과 전문성을 활용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기존 해외 거점과의 연계 및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병호 대표이사도 일본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현지 전문 인력과 기관투자자 네트워크를 활용해 전통 금융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신사업 기회를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다만 기존 동남아 법인의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신규 시장 진출까지 병행하면서 투자 우선순위와 자본 운용의 효율성이 중요해졌다.

한화투자증권은 "기존 해외법인은 수익성 개선과 사업 내실화에 집중하는 한편, 신규 시장에서는 현지 금융환경과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사업 기회를 발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각 시장의 특성에 맞는 사업 전략을 추진하면서 안정적인 수익기반 확보와 중장기 성장동력 발굴을 균형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사업은 시장 진입 초기 영업망 구축과 인력 확보에 따른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처럼 설립 이후 적자가 이어지는 법인에 추가 자본이 투입되는 상황에서는 투자 규모뿐 아니라 수익성 개선 여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베트남에서 해외 증권사업의 수익 창출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다른 국가에서는 아직 안정적인 이익 기반을 확보하지 못했다. 장병호 대표 체제에서 확대하고 있는 글로벌 사업의 성과도 앞으로는 진출 국가 수보다 기존 법인의 손익 개선과 신규 투자의 수익 창출 여부에 따라 평가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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