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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연합뉴스] |
한국은행이 25년 넘게 매달 공개해온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를 별 다른 사전 설명 없이 보도자료에서 제외했다. 한은은 비판이 제기되자 뒤늦게 참고자료를 내고 국가별 단순 순위의 분석적 가치가 크지 않아 자료 형식을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3일 한은이 발표한 ‘8월 말 외환보유액’ 자료를 보면 그동안 말미에 실렸던 주요국 외환보유액과 우리나라의 세계 순위가 빠졌다. 한은이 월별 자료에서 우리나라 순위를 별도로 제시하지 않은 것은 2001년 2월 말 이후 25년6개월 만이다.
한은은 2001년 외환보유액 세계 1~10위 국가와 규모를 처음 수록한 뒤 지난달까지 전월 말 기준 주요국 현황과 우리나라 순위를 정례적으로 제공해왔다. 그러나 이번 자료 본문이나 별도 설명자료, 브리핑 등을 통해 변경 사실이나 배경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
외환보유액은 외환위기 이후 우리 경제의 대외 지급 능력을 가늠하는 주요 지표로 활용돼왔다. 그동안 한은 자료를 통해 주요국과 우리나라의 위치를 한눈에 비교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 같은 형식의 자료가 제공되지 않으면 국제통화기금(IMF)과 각국 중앙은행 통계 등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한은은 이날 관련 비판이 제기되자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외환보유액 순위는 이미 공개된 자료로 통계 이용자들이 자유롭게 조회해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대만의 외환보유액은 IMF 통계에 포함되지 않고 독일 등 일부 국가의 수치는 시차를 두고 반영돼 일반 이용자가 국가별 순위를 직접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는 큰 폭으로 움직였다. 지난해 말까지 9위를 유지하다 올해 1월 10위, 2월 12위로 내려갔고 5월 말에는 13위까지 밀렸다. 이후 6월 말 다시 10위로 세 계단 올라섰다.
한은은 환율과 금 가격 등에 따라 순위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이를 대외건전성 지표로 해석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한은 관계자는 “대외 건전성과 무관한 외환보유액 순위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려운 점 등을 고려해 자료 형식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보도참고자료에서도 “외환보유액 국제 순위는 국가별 경제 규모와 대외 포지션의 이질성 등을 전혀 통제하지 않은 단순 비교 통계”라며 “분석적 가치가 미미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환당국에 불리한 정보를 숨길 목적으로 외환보유액 순위를 삭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자료 형식 변경은 외환보유액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시점에 이뤄졌다. 8월 말 외환보유액은 4422억8000만달러로 7월 말 4279억5000만달러보다 143억3000만달러 늘었다. 종전 최대 증가 폭이었던 2009년 5월의 142억9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외환보유액은 지난 6월부터 석 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역대 최대였던 2021년 10월 4692억1000만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은은 금융기관 외화예수금이 크게 늘어난 데다 운용수익과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미 달러화 환산액이 증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 초부터 초과 지급준비금에 이자를 지급하면서 은행들이 여유 외화자금을 한은에 예치한 영향이 컸던 것으로 봤다.
자산별로 유가증권은 3870억7000만달러로 70억7000만달러, 예치금은 303억달러로 71억7000만달러 각각 증가했다. 특별인출권(SDR)은 157억7000만달러로 6000만달러, IMF 포지션도 3000만달러 늘었다.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았다.
한은은 최근 국내 생산업체의 수출용 실물 금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금 매입을 재개하겠다고 밝혔지만 8월에는 추가 매입하지 않았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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