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순익 3배 뛰었지만…본업 대출은 ‘제자리’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9-07 09:56:29
상위 20개사 상반기 순익 5746억원…여신은 1년 새 2285억원 증가 그쳐
▲ 저축은행.[연합뉴스]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새 3배 넘게 뛰었다. 유가증권 투자와 충당금 부담 완화 등이 실적을 끌어올렸다. 반면 본업인 대출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이어갔다.

7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자산 기준 상위 20개 저축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5746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806억원보다 3940억원(218%) 증가했다.

대형사를 중심으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OK저축은행이 2291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이 1530억원, 웰컴저축은행이 873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SBI저축은행과 DB저축은행은 각각 376억원, 13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자산 2·3위인 OK저축은행과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순이익이 전체 20개사의 66.4%를 차지했다. 대출 규제가 이어지는 가운데 대형사들이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수익원을 다각화한 점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유동성비율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높아졌던 수준에서 내려왔다. 상위 20개사의 2분기 평균 유동성비율은 129.18%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5.48%보다 36.30%포인트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규제 기준인 100%는 웃돌았다.

자산 상위 5개사의 유동성비율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이 140.83%로 가장 높았다. 이어 OK저축은행 124.63%, 웰컴저축은행 119%, SBI저축은행 111.91%, 애큐온저축은행 104.14% 순이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6월 말 240.75%에서 1년 만에 약 100%포인트 낮아졌다.

업계는 이를 유동성 악화보다는 정상화 과정으로 보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예·적금 만기 등에 대비해 쌓아뒀던 단기 유동성 자산을 각사가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완화되면서 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저축은행의 본업인 여신은 정체를 이어갔다. 상위 20개사의 2분기 여신 잔액은 68조212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7조9839억원보다 2285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증가율로는 약 0.3%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중금리대출을 통해 대출 공급을 유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부터 저축은행의 중금리대출 증가분을 가계대출 총량 관리에서 전액 제외했다. 기존에는 민간중금리대출 취급분의 80%까지 총량 관리 예외를 적용했다.

지난 6월 도입한 중금리 생활안전대출 취급 기관도 6곳에서 9곳으로 늘어난다. 다만 저축은행들은 연체율 등 건전성 부담 때문에 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중금리대출 수요는 충분하지만 찾아오는 차주 대부분이 이미 대출 한도를 채운 상태”라며 “공급을 무리하게 늘리면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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