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내수 정체 넘는다…사내카페·해외법인·ESG로 새 성장축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6-30 10:00:43
현대그린푸드 사내카페 고도화, 한일 롯데는 싱가포르 합작법인…롯데웰푸드·오뚜기는 지속가능경영 체계화

식품업계가 내수 시장의 성장 둔화를 넘어설 새 성장축을 찾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단체급식 부가서비스였던 사내 카페를 별도 경쟁력으로 키우고 있고, 롯데는 한국과 일본 식품 계열사의 해외 사업을 하나로 묶는 합작법인을 출범시킨다. 롯데웰푸드와 오뚜기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탄소중립과 ESG 관리 체계를 전면에 내세웠다. 매출 확대, 해외 공략, ESG 대응이 식품기업의 핵심 경영 과제로 동시에 부상하는 모습이다.

 

▲ 현대그린푸드 사내카페 '카페 그리팅' 업그레이드 [현대그린푸드]

 

현대그린푸드는 다음 달부터 전국 사내 카페 140여 곳을 ‘카페 그리팅’으로 순차 리뉴얼한다. 카페 그리팅은 현대그린푸드의 케어푸드 브랜드 ‘그리팅’에서 이름을 따온 사내 카페 브랜드다. 기존 사내 카페의 가격 경쟁력은 유지하되, 메뉴 구성을 건강 콘셉트로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사내 카페 메뉴를 저당·저칼로리·저카페인 중심으로 재편하고, 단백질·식이섬유·유산균 등 기능성 성분을 넣은 메뉴를 확대한다. 음료에 들어가는 시럽은 알룰로스 등 대체당을 활용해 당 함량을 기존보다 약 60% 줄인다. 두유, 오트밀크, 아몬드밀크, 락토프리 우유 등 대체 선택지도 늘린다.

커피 원두도 자체 개발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아라비카 원두를 사용한 자체 원두 ‘그리팅빈’ 4종을 새로 선보인다. 커피찌꺼기를 활용한 재활용 가구 도입, 저탄소 농산물 사용, 청년농부 생산 과일 매입 등 ESG 요소도 일부 반영한다.

현대그린푸드가 사내 카페 사업을 키우는 이유는 단체급식 시장의 경쟁 구조가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대형 사업장 급식 운영권 입찰에서는 구내식당뿐 아니라 사내 카페 운영 역량까지 요구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최근 5년간 새로 수주한 단체급식 사업장의 35%는 사내 카페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사내 카페 사업장 수는 2021년보다 두 배가량 늘었고, 매출은 같은 기간 120%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현재 140여 곳인 사내 카페를 3년 내 180곳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 롯데는 7월 초 싱가포르에 한국과 일본 롯데 식품 계열사의 합작법인을 출범한다. 지난 5월 싱가포르 현지에서 진행한 합작법인 [롯데지주]

 

롯데는 해외 사업에서 한일 식품 계열사의 협업을 강화한다. 롯데웰푸드와 일본 롯데제과는 다음 달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출범시킨다. 양사는 이사회 의결과 관계국 기업결합심사를 마쳤다.

이번 합작법인은 한일 롯데 식품사의 아시아 사업을 총괄하는 거점 역할을 맡는다. 기존에 사업별로 나뉘어 있던 경영관리와 의사결정 체계를 통합하고, 생산·영업·물류 인프라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이다. 한국과 일본 내수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해외 시장을 공동 성장축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 롯데웰푸드, _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_ 표지 이미지 [롯데웰푸드]

 

롯데웰푸드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1조2047억원으로 2024년보다 14.4% 증가했다. 일본 롯데제과도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약 9000억원의 해외 매출을 올렸다. 양사가 글로벌 메가 브랜드로 키우는 빼빼로의 해외 매출도 지난해 24%, 올해 1분기 33% 늘었다. 신규 합작법인은 빼빼로 등 글로벌 브랜드 육성, 원재료 공동 구매, 물류·마케팅 효율화, 공동 연구개발, 신규 시장 진출을 맡게 된다.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은 합작법인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ESG 경영도 식품기업의 주요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25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하고 기후변화 대응, 건강한 식문화 확산, 지배구조 개선을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2025년 설비 개선과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온실가스 3779tCO₂-eq를 감축했다. 영업용 차량의 무공해차 전환 비율은 79%를 기록했고, 친환경 패키징 확대를 통해 누적 696톤의 포장재를 절감했다. 롯데웰푸드는 2030년 사업장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 50% 달성, 2040년 탄소중립 및 RE10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회 분야에서는 헬스&웰니스 제품군 확대를 내세웠다. 롯데웰푸드의 2025년 H&W 제품군 매출은 3645억원이다. 회사는 2027년까지 해당 제품군 비중을 전체 매출의 16.3%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ESG 평가에서는 한국ESG기준원 A등급, MSCI ESG 평가 BB, 탄소정보공개프로젝트 기후변화 B등급을 받았다.

▲ 오뚜기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 [오뚜기]

 

오뚜기도 ‘2026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2050 탄소중립 전략을 제시했다. 오뚜기는 생산사업장 탄소배출량 제로, 재생에너지 전환 100%, 배출량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100%를 3대 목표로 정했다. 이를 위해 에너지 효율화, 재생에너지 전환, 통합 관리 체계 구축, 탄소 상쇄 등을 추진한다.

오뚜기는 ESG 데이터 통합 관리 플랫폼도 구축했다. 담당자 입력 체계를 통해 공시 데이터의 정확성을 높이고, 대시보드로 ESG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구조다. 기후변화와 자연자본 관련 리스크 분석도 강화했다. 폭염, 폭우, 홍수, 가뭄 등 물리적 리스크와 온실가스 규제, 에너지 비용 상승 등 전환 리스크가 재무에 미칠 영향을 검토했다.

식품업계의 최근 움직임은 단순한 신사업 확대가 아니다. 단체급식 기업은 사내 카페를 수주 경쟁력으로 키우고, 제과기업은 해외 합작법인을 통해 내수 한계를 넘으려 한다. ESG 보고서는 더 이상 이미지 관리용 문서에 그치지 않고 탄소비용, 공급망, 투자자 대응과 연결되고 있다. 식품기업의 경쟁력은 제품 판매량만이 아니라 해외 확장력, B2B 운영 역량, 지속가능성 대응 능력까지 함께 평가받는 국면에 들어섰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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