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영업익 31% 감소에도 미국 하이브리드 판매 급증…주가는 급등 뒤 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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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현대자동차를 보는 해외의 시선은 단순하지 않다. 관세와 리콜, 전기차 수요 둔화는 분명한 악재다. 그러나 현대차가 하이브리드 판매 확대와 로봇 사업 강화로 대응하고 있다는 점도 동시에 주목받고 있다. 해외 언론의 최근 보도 흐름을 종합하면 현대차는 ‘관세 피해주’이면서 동시에 ‘전환 대응주’다.
로이터는 지난 4월 23일 현대차의 1분기 실적을 보도하며 영업이익이 31% 감소했다고 전했다. 로이터는 현대차가 중동 분쟁, 미국 관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압박을 받았다고 분석했다. 이승조 현대차 CFO는 당시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전쟁과 미국 관세, 거시경제 리스크 때문에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Uncertainty is rising higher than ever in the global automobile industry due to the war, U.S. tariffs and other macroeconomic risks”)고 말했다.
숫자만 보면 부담은 크다.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은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3조6000억원보다 줄었다. 미국 관세 15%, 중동 전쟁에 따른 물류 차질, 철강·니켈·리튬·백금 등 원자재 가격 상승이 이익을 눌렀다.
하지만 같은 보도에서 로이터가 주목한 방어막은 하이브리드였다. 로이터는 현대차의 1분기 판매가 하이브리드 수요에 힘입어 버텼고, 하이브리드가 전체 출하량의 약 18%, 미국 판매의 거의 4분의 1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국면에서 현대차가 하이브리드를 현실적 대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판매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현대차 미국법인은 지난 2일, 5월 판매 실적을 발표하며 전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3%, 소매 판매가 2% 늘었다고 밝혔다. 특히 전동화 차량이 성장을 이끌었고, 하이브리드 판매는 90%, 전기차 판매는 10% 증가했다. 투싼, 팰리세이드, 아이오닉5는 역대 5월 최고 실적을 냈다.
이 대목이 현대차 반전의 핵심이다. 시장은 순수 전기차만으로 가지 않고 있다. 충전 인프라, 가격, 보조금 축소, 관세 부담이 맞물리면서 소비자는 전기차 구매를 늦추고 있다. 현대차는 전기차를 버린 것이 아니라 하이브리드로 시간을 벌고 있다. 이것이 해외 보도가 현대차를 단순 부진 기업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전기차 전략 조정도 확인된다. 비즈니스인사이더(Business Insider)는 지난 21일 미국 전기차 시장의 모델 조정을 다루며 현대차가 미국에서 한국 생산 아이오닉6 스탠더드 판매를 중단한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한국 생산 아이오닉6 스탠더드 판매를 중단한다고 확인했다”(“Hyundai confirmed to Business Insider that it will stop selling the Korean-built, standard Ioniq 6 in the US”)고 전했다.
다만 이는 전기차 철수라기보다 라인업 조정에 가깝다. 같은 기사에서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런 라인업 변화가 전기차에서 전면 후퇴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The lineup changes aren’t a wholesale retreat from EVs”)라고 짚었다. 현대차도 미국 조립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 SUV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세단형 전기차보다 SUV와 현지 생산 모델에 힘을 싣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바꾸는 셈이다.
악재도 있다. 최근 미국 리콜은 현대차의 품질 관리 부담을 보여준다. 로이터는 지난 5월 20일 현대차가 미국에서 5만4337대의 엘란트라 하이브리드를 리콜한다고 보도했다. 리콜 사유는 하이브리드 전력제어장치 과열에 따른 화재 위험이다. 로이터는 “하이브리드 전력제어장치 과열과 관련된 화재 위험”(“a fire risk linked to the overheating of hybrid power control unit”)이라고 전했다.
이틀 뒤인 22일에는 더 큰 리콜도 나왔다. 로이터는 현대차가 미국에서 42만1078대를 리콜한다고 보도했다. 전방 카메라 소프트웨어 오류로 전방충돌방지장치가 조기에 작동해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내용이다. 로이터는 이 오류가 “브레이크가 예상치 않게 작동하게 할 수 있다”(“may cause an unexpected application of brakes”)고 전했다.
하이브리드가 현대차의 방어막이지만, 하이브리드 관련 리콜은 그만큼 민감하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판매를 키우는 상황에서 품질 이슈가 반복되면 성장 전략 자체의 신뢰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 보도가 최근 가장 크게 주목한 것은 로봇이다. 로이터는 지난 19일 현대차그룹이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보스턴다이내믹스 잔여 지분 9.65%를 3억2500만달러에 인수해 완전자회사로 만드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다이내믹스를 완전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소프트뱅크의 잔여 지분 9.65%를 3억2500만달러에 인수할 계획”(“plans to buy SoftBank Group’s remaining 9.65% stake in Boston Dynamics for $325 million to make the U.S. robotics firm a wholly owned subsidiary”)이라고 전했다.
이는 현대차를 자동차 회사로만 보기 어렵게 만드는 대목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니다. 현대차가 공장 자동화, 휴머노이드 로봇, 물류 자동화, 제조 AI로 확장하는 통로다. 자동차 판매가 경기와 관세에 흔들릴 때, 로봇은 현대차 밸류에이션의 다른 축이 될 수 있다.
주가도 이런 기대와 부담을 동시에 반영하고 있다. 마켓워치(MarketWatch)에 따르면 23일 현대차 주가는 장중 53만9000원에서 58만3000원 사이에서 움직였다. 최근 급등 이후 조정은 크지만, 1년 저점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가격대다. 시장이 현대차를 전통 자동차주가 아니라 하이브리드·전동화·로봇을 함께 가진 기업으로 다시 평가한 흔적이다.
결론은 분명하다. 현대차의 단기 실적은 관세와 비용에 눌렸다. 미국 리콜은 품질 관리 부담을 키웠다. 전기차 라인업도 조정 중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그 자리에서 멈추지 않았다. 전기차가 둔화하면 하이브리드로 버티고, 관세가 부담이면 미국 현지 생산과 라인업 조정으로 대응하고, 자동차 이후의 성장축은 로봇에서 찾고 있다.
현대차의 진짜 관전 포인트는 위기를 피했느냐가 아니다. 위기에 맞춰 얼마나 빠르게 회사를 바꾸고 있느냐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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