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외산 검사장비 자체 개발…물류로봇 제작비 30% 절감

산업 / 이슬기 기자 / 2026-10-19 09:32:40
차량 외관검사 핵심 기술 내재화…내년 화성공장 적용
물류로봇 충전시간 2시간서 12분으로 단축
제조 AI·공정 자동화 확대…실제 생산성 개선 효과 주목
▲ 도어 가니시 자동 장착 기술 [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외산 장비에 의존하던 차량 검사기술을 자체 개발하고 물류로봇을 표준화하면서 제조 공정의 비용 절감과 기술 내재화에 나섰다.

1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대표 호세 무뇨스)와 기아(대표 송호성)는 이날부터 21일까지 경기 의왕연구소에서 열리는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6'에서 제조 신기술 200여건을 공개한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언론을 대상으로 주요 기술을 시연했다.

이번에 공개한 기술 가운데 주목할 부분은 차량 외관검사 장비의 자체 개발이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해외 전문업체가 공급하던 검사장비의 광학계와 알고리즘,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를 자체 개발했다.

'터널형 외관검사 비전'은 차량이 터널 형태의 장치를 통과하는 동안 약 5000장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하고, 3차원 데이터를 활용해 흠집 등 외관 결함의 위치와 크기를 분석하는 기술이다.

현대차·기아는 해당 장비를 2027년 7월 기아 화성 이보 플랜트 웨스트 공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외부 장비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공장별 검사 기준과 기술 운영체계를 통일하려는 것이다.

공장 내 부품 운반에 사용하는 물류로봇도 표준화했다. 로봇의 하드웨어와 주행 소프트웨어를 공통 플랫폼으로 설계해 제작비용을 약 30%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배터리 충전시간도 기존 약 2시간에서 최대 12분 수준으로 단축했다. 리튬티타네이트산화물(LTO) 배터리와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결과다.

현대차·기아는 여러 대의 물류로봇을 통합 관리하는 관제 시스템도 개발했다. 로봇별 예상 도착시간을 분석해 이동 경로를 배정하고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정체를 줄이는 방식이다.

차량 조립공정의 자동화도 확대한다. 작업자가 허리를 숙여 19개의 클립을 고정하던 도어 가니시 장착 작업을 로봇으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했으며, 2027년 12월 기아 광주1공장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제조 인공지능(AI)도 생산현장에 도입하고 있다.

현대차·기아는 지난 9월 울산 전기차 공장에서 제조 AI 시스템 '이포레스트 폴라리스'의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이 시스템은 생산설비의 가동 상태와 품질 데이터를 분석하고 작업자의 질문에 맞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들 기술의 공통점은 개별 공장의 자동화를 넘어 생산설비와 소프트웨어를 표준화한다는 데 있다. 한 공장에서 개발한 기술을 다른 공장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해 설비 개발과 유지관리의 중복을 줄이는 방식이다.

다만 기술 개발 성과가 실제 생산비 절감으로 이어지는지는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 회사가 제시한 물류로봇 제작비 절감률과 충전시간 개선은 개별 장비에 관한 수치다. 공장 전체 운영비 절감액이나 생산성 향상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현대차·기아는 국내외 공장에 자체 개발 기술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향후 제조 경쟁력은 기술 확보 자체보다 공장 적용 속도와 품질 개선, 운영비 절감 효과에 따라 평가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이슬기 기자 sgpres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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