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넓히는 현대캐피탈, 美법인 제재 이력이 남긴 숙제

경제·금융 / 김연수 기자 / 2026-06-10 10:39:34
HCA, 신용정보 오류·군 복무자 차량 압류 문제로 美당국 제재·합의
현대캐피탈 “전문 컨설턴트 고용·IT 개선·전담팀 신설…글로벌 거버넌스 운영”
▲ 현대캐피탈 사옥. [현대캐피탈]

 

현대캐피탈이 글로벌 자동차금융 사업을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 거점인 현대캐피탈아메리카(Hyundai Capital America·HCA)의 과거 소비자보호 관련 제재·합의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쟁점은 과거 사건 자체보다 제재 이후 신용정보 관리, 차량 압류 절차, 해외법인 컴플라이언스 체계가 현재 어떻게 보완됐는지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기아·제네시스 고객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현대차그룹의 캡티브 금융사다. 회사는 공식 글로벌 사업 현황에서 한국 본사를 중심으로 미국, 영국, 중국, 독일 등 14개국 1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전 세계 임직원 5400명, 글로벌 자산 196조원 규모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소비자금융보호국(CFPB)은 2022년 7월 HCA에 대해 신용정보 보고 오류와 관련한 동의명령을 내렸다. CFPB는 HCA가 수년간 소비자 신용정보회사에 시스템 오류가 포함된 정보를 제공했고, 일부 부정확성을 인지하고도 장기간 충분히 수정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HCA는 소비자 구제금 1320만 달러와 민사벌금 600만 달러를 내도록 했다.

미국 법무부(DOJ)와의 합의 이력도 있다. DOJ는 2024년 5월 HCA가 군 복무자 보호법인 SCRA를 위반해 군 복무자 소유 또는 리스 차량 26대를 법원 명령 없이 압류했다는 혐의를 제기했다. HCA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총 33만3941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합의에는 피해 군 복무자 보상, 신용정보 복구, 직원 교육, SCRA 준수 정책·절차 마련 등이 포함됐다.

다만 두 사안 모두 현재 새로 발생한 사건은 아니다. CFPB 제재는 2022년, DOJ 합의는 2024년에 이뤄진 과거 건이다. 이에 따라 현재의 관전 포인트는 HCA와 현대캐피탈 본사가 제재 이후 어떤 개선조치를 취했는지, 해외사업 확대 과정에서 같은 유형의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맞춰진다.

현대캐피탈은 본지 질의에 대해 HCA가 CFPB 제재 이후 신용정보 보고 업무 개선을 위한 조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 측은 “2022년 이후 HCA는 신용정보 보고 업무 개선을 위해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하고 IT 시스템을 업데이트했으며, 신용정보제공(Credit Furnishing)팀을 신설해 새로운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보상 절차도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캐피탈 측은 “HCA는 전 고객을 대상으로 보상금 지급 절차를 진행했다”며 “현재 일부 고객이 보상금을 수령하지 않아 해당 고객들이 보상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추가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군 복무자 차량 압류 문제와 관련해서도 절차 개선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현대캐피탈 측은 “현재 HCA는 고객의 군복무 상태 여부를 정부 데이터베이스와 일 단위로 검증하는 자동화 절차 도입을 완료했다”며 “관련 직원들에 대한 교육 강화 등 개선 조치도 반영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본사 차원의 해외법인 관리체계도 강조했다. 현대캐피탈은 글로벌 사업 확대와 동시에 독자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 체계는 본사와 해외법인 간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구분하고, 전 세계 법인에서 동일한 경영 원칙과 의사결정 기준이 작동하도록 설계된 글로벌 거버넌스 운영 체계다.

현대캐피탈은 재무, 리스크, 영업, 인사, IT, 법무, 컴플라이언스 등 13개 핵심 업무에 대해 본사와 현지 법인의 역할과 권한을 세분화해 규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글로벌 차원의 일관된 경영체계를 유지하면서도 각 시장 특성에 맞춘 현지 경영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또 현대캐피탈은 각 해외법인의 자본 변동, 지분 구조, 이사회 구성, 주요 경영사항 등을 본사가 상시 점검하고 있으며, 현지 감독당국 신고와 공시 의무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가별 법률과 금융규제, 합작법인 구조가 다른 점을 고려해 글로벌 공통 원칙은 유지하되 세부 운영 방식은 현지 제도에 맞춰 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신규 해외법인 설립 때도 표준화된 거버넌스 패키지를 제공한다고 했다. 현대캐피탈 측은 신규 법인 설립 시 조직 구조, 위원회 체계, 권한 규정, 보고 프로세스 등을 담은 표준 체계를 제공해 현지 법인이 빠르게 안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사안의 핵심은 과거 미국 제재·합의 자체보다 해외법인 확대에 따른 소비자보호 관리체계의 실효성이다. 현대캐피탈은 과거 제재 이후 신용정보 보고와 군 복무자 보호 절차를 개선했고, 본사 차원의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동차금융 사업이 해외로 넓어질수록 신용정보, 압류·추심, 소비자보호 등 현지 규제 리스크도 함께 커지는 만큼, 해외법인 내부통제가 실제 영업 현장에서 일관되게 작동하는지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토요경제 / 김연수 기자 kys@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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